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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중국의 저명한 희곡학자인 王季思가 1940년 『越風』에 수록한 「朝鮮少女吟」을 주목한 바, 조선 위안부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서사시이다.

「조선소녀음」은 62구 437자의 장편 칠언고시로, 중국군대가 新鄕을 습격하여 ‘慰勞班’으로 불리는 조선소녀를 포로로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며, 크게 도입부(조선소녀와의 만남)-핵심부(위안부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경)-결말부(위안부를 통한 경계와 메시지)로 구분된다.

「조선소녀음」에는 조선소녀의 솔직한 고백뿐 아니라 위안부를 바라보는 당대의 냉담한 시선이 포착된다. 또한 당시 조선의 남자는 전투병력으로 전장에 끌려가 죽고, 여자는 위안부가 되어 타국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비롯하여, 중국 각지를 전전하던 위안부의 기구하고 고단한 생황이 드러난다. 더욱이 민씨와 최씨의 사연은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과 폭력성의 참상을 보여준다. 한편 위안부를 통해서 중국인에 대한 경계와 메시지를 설파하려는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선소녀음」은 당시 역사적 사실과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지만, 조선에서 위안부 관련 유언비어가 널리 퍼져 사실처럼 받아들이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조선소녀음」은 사실과 픽션이 결합한 형태의 팩션(faction)으로, 위안부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장편 서사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