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초록보기

이 글은 1970년대 도시 모더니티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성 주체화의 미학적 형식들을 탐구하는 시론으로 김채원의 초기 소설에 주목한다. 이를 위하여 동경을 배경으로 한 등단작들과 서울을 배경으로 한 등단 초기 단편소설들을 대상으로 여성 산책자(flâneuse) 개념을 활용하여 1970년대 소설 속 여성 주체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대도시 동경에서의 산책은 여성 산책자로 하여금 자기를 응시하는 시선을 획득하게 하지만, 이국도시 동경에서 주변부 이방인의 위치에 있는 여성 인물들의 응시는 여성을 타자화하는 남성들의 시선에 가로막혀 여성을 시선의 주체로 서지 못하게 만든다. 한편, 서울을 배경으로 한 김채원 소설 속 여성 산책자는 자본의 논리에 포섭되어 상품에 매혹되는 소비자이기를 거부하면서 미적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 보인다. 시인을 지망하는 여성 산책자의 남장(男裝)은 확고하게 구성된 문학사의 전통과 질서의 남성중심성의 장벽에 가로막힌 여성 작가 됨의 불안을 드러내면서, 그것을 패러디로써 우회하기 위한 전략의 의미를 지닌다. 하위 주체로서 여성이 말하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모호하고 혼종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밖에 없는데, 시선 주체이자 미적 주체로서 여성의 주체화는 이처럼 여성이 구사하는 혼종적인 언어들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듣기의 윤리를 요청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여성 모더니스트라는 이중의 제약 조건 속에서 충분히 조명 받지 못했던 김채원 초기 소설은 대도시 서울과 동경의 경계를 가로지르면서 전개된 모더니스트의 미학적 실천을 통한 여성 예술가의 주체화 양상을 보여준 것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

권호기사

권호기사 목록 테이블로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기사목차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4·19문학과 혁명의 아카이브들 = 4·19 literature and revolution archives 고지혜 p. 9-50

지속되는 운동성, 해체 이후 원풍노조의 기록과 기억 = Continuing the movement, records and memories of the the Wonpung union after it was disbanded : centered on the Wonpunghoebo : 『원풍회보』를 중심으로 이종호 p. 51-99

프로문학의 윤리적—미학적 조건 = The ethical-aesthetic condition for proletarian literature : focusing on the 'content vs. form debate' : ‘내용 형식 논쟁’을 중심으로 조지혜 p. 103-147

혐오를 사랑으로 만드는 기술의 불가능성 = The impossibility of technology that turns hate into love : the case of Kim Su-young : 김수영의 경우 최서윤 p. 149-191

시선의 교차와 다른 목소리로 말하기 = The crossed gaze and speaking in a different voice : a study on the Flâneuse in Kim Chaewon's short stories : 김채원 소설에 나타난 여성 산책자 연구 노민혜 p. 193-226

제3의 이념과 여분의 소설 = Third ideology and extra novels : representation/(dis)representation of public opinion and social democracy, before and after the collapse of the Soviet Union : 소련 붕괴 전후, 민의의 대표/재현 (불)가능성과 사회민주주의 허민 p. 227-267

한국문학 프랑스어 번역출판 연구 = Research on the publication of Korean literature in French translation. 1, Focusing on "Lettres Coréennes" by Actes Sud. 1, 악트 쉬드(Actes Sud) ‘한국문학총서’를 중심으로 정우경, 이가은 p. 269-314

‘홍범도’ 트러블 = The 'Hong Beom-do' trouble : the narrative representation and plight of Hong Beom-do in Kazakhstan, North Korea, and South Korea : 카자흐스탄·북한·남한의 홍범도에 대한 서사적 재현과 곤경 공임순 p. 315-365

‘그림자’로 만든 길 = A road made of 'shadow' : supplementary note for annotation of Dance of Agony : 『『오뇌의 무도』주해』를 위한 보론 김준현 p. 397-447

일제말기 한국문학과 식민적 근대 비판 = Critique of colonial modernity in late colonial Korean literature : review of Seo Seung-hee's Critique of Colonial Modernity : Literary Criticism, System, and Narratives in Colonial Korea, 1930~40 (Seoul: Somyeong, 2023) : 서승희, 『식민지 근대의 크리틱—1930~40년대 한국문학비평, 제도, 서사』, 소명출판, 2023 최현희 p. 449-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