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초록보기

피터 싱어는 쾌・고 감수능력을 기준으로 인간뿐 아니라 동물의 이익도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이익 동등 고려 원리’를 제시한다. 이때 우리는 타자의 고통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으며 타자가 보이는 다양한 외적 징후들로부터 그가 고통을 느낀다고 추론할 수 있을 따름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이러한 구도 안에서는 나의 아버지와 현자가 불타는 건물에 갇혀 함께 죽어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고통은 동일한 값으로 측정될 수 있으며 공평한 입장에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 즉 현자를 우선 구해야 한다는 결론―비록 이론적일지라도―이 도출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은 효(孝)를 근간으로 하는 유가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퇴계는 『성학십도』 중 「서명도」와 「서명고증강의」 등에서 지각을 곧바로 인(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상하고 추론하여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으로는 인(仁)을 체득할 수 없다고 한다. 손으로 맥을 짚듯이 지각을 통하여 직접 체득해야지, 무턱대고 천지만물이 일체라고만 하면 ‘겸애’・‘인물위기지병(認物爲己之病)’에 빠질 것이라고 경계한다. 쟁점은 타자의 고통을 내가 ‘인식하는가?’ 아니면 ‘느끼는가?’이다. 그런데 거울 뉴런 이론은 타자의 고통을 내가 인식하거나 나를 타자 안으로 투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내 안으로 끌어들여 타자의 고통을 내 몸과 마음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이론은 타자가 나와 같이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추론을 통하여 타자를 나와 같은 존재로 ‘인식’하는 병, 즉 ‘인물위기지병’에 걸려서 무부(無父)의 지경에 빠져 있다고 진단될 수 있으며, 이러한 진단은 거울 뉴런 이론에 의해 검증될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권호기사

권호기사 목록 테이블로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기사목차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고려시대 유학자의 불교 인식 개관 = An overview of Buddhism awareness of Confucianism in the Goryeo Dynasty 정성식 p. 9-38

한재(寒齋) 이목(李穆) 연구 20년, 회고와 성찰 = Remembrance and introspection of the twenty years long study on Han-jae (寒齋) Yi Mok (李穆) 최영성 p. 39-74

『연평답문(延平答問)』의 지향점과 퇴계 이황의 철학 = The orientation of "Yan Ping Da Wen (延平答問)" and the philosophy of Toegye Yi Hwang 백민정 p. 75-114

조선후기 역학사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How should we view epidemiological thought in the late Joseon Dynasty(朝鮮後期)? : focusing on Noron(老論), Soron(少論), and Kihonamin(畿湖南人) of I-xue thought(易學思想) : 노론, 소론, 기호남인의 역학사상의 중심으로 서근식 p. 115-143

신채호의 국수보전론(國粹保全論)과 유학 인식에 관한 연구 = A study on Shin Chae-ho's theory of national conservation and awareness of Confucianism 박정심 p. 145-173

유학으로 인구문제 성찰하기 = Reflecting on population problems by Confucianism : focusing on application of Confucian interpretation of relational population : 관계인구 개념의 유학적 활용을 중심으로 안승우 p. 175-205

전통 의상론(意象論)과 영미 이미지즘의 생태 미학적 함의 비교 연구 = A comparative study on the ecological aesthetic implications of East-Asian traditional 'Yixiang(意象)' and English-American imagism 김현미 p. 207-234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과 퇴계의 ‘인물위기지병(認物爲己之病)’에 대한 뇌신경과학적 검증 = A neuroscientific verification of Peter Singer's "Animal Liberation" and Toegye's "In-mul-wi-gi-ji-byeong(認物爲己之病)" through mirror neuron theory based on the mechanism of understanding the pain of others : 타자(他者)의 고통을 이해하는 기제(機制)를 중심으로 오형근 p. 185-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