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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예악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음악은 중요한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이 즐겨 향유한 음악 중의 하나가 금가이다. 이 논문에서는 사대부 문집을 주 대상으로 삼아 여기서 추출되는 금가라는 용어의 용례들을 분석함으로써, 금가의 개념을 정립하고 그 연행 방식에 대해서도 좀더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했다.

오늘날 국어사전에는 금가를 “거문고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금가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된다. 우선, 금가에 동원된 악기에는 거문고뿐만 아니라 가야금, 비파, 양금, 해금 등 다양한 현악기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둘째, 금가는 노래 갈래가 아니라 연행 갈래에 속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금가는 말 그대로 ‘금+가’로 이루어진 대등적 합성어인 것이다. 금이라는 악기 연주를 뜻하는 ‘탄금(彈琴)’과, 노래를 부른다는 뜻의 ‘창가(唱歌)’, 이 두 가지 뜻이 금가라는 용어의 개념을 형성한다. 따라서 금가는 탄금과 창가라는 두 가지 연행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음악적 연행을 뜻하는 말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금가는 연행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탄금과 창가를 혼자서 맡아 하는 자탄자창형과, 두 사람 이상이 두 연행을 분담하는 탄창분담형이 그것이다. 사대부들은 주로 자탄자창형 금가 연행을 택했다. 이를 통해 탄금에 대한 음악적 소양을 쌓고 필요에 따라 여기에 창가를 곁들임으로써 거기서 촉발되는 음악적 흥취를 한껏 누리고자 했다. 그러나 사대부들이 탄창분담형 금가의 연행자로 직접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주로 수용자의 입장에서 금객과 가객, 혹은 기생 등의 전문음악인들이 제공하는 탄창분담형 금가를 들어서 향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유형의 금가는 사대부들에게서 취미의 영역이 아니라 예술적 감상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탄금과 창가의 결합 연행을 뜻하는 용어로는 금가 외에도 다양한 대용어들이 사용되었지만, 그 중에서 가금과 현가의 경우 금가와의 관계 속에서 미묘한 차이점을 보이기도 한다. 19세기 중인 가객 안민영은 자신의 가집 『금옥총부』에서 ‘금가’ 대신, 단어의 배열이 뒤바뀐 ‘가금’이라는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했다. 이는 탄금과 창가의 결합 연행에서 탄금보다는 창가의 가치를 더 우위에 두고자 하는 가객들의 집단 의식이 그렇게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19세기 사대부 유학자인 유중교는 『현가궤범』에서 당대에 유행하던 금가의 음악적 가치를 부정하고, 대신에 유교 경전과 역사서의 기록으로만 남아 전하는 공자 시대의 금가를 현가라는 이름으로 복원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쾌락과 흥취 고양을 목적으로 하는 금가에 반해, 현가는 수양과 교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내세워 두 용어의 개념을 명확히 구별했다. 19세기 후반으로 들면 사대부 음악으로서의 금가의 위상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이런 데에서 감지할 수 있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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