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샘 : 미나가와 히로코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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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441846
813.35 -9-1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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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441847
813.35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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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997년도 1위 제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 수상작!
미나가와 히로코는 ‘나오키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시바타 렌자부로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등 일본의 대표적인 상들을 모두 거머쥔 일본의 대표 작가이다. 환상적인 색채의 전기소설부터 미스터리, 시대소설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특한 역사 감각과 요염하고 탐미적인 작품으로 일본의 많은 독자들을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였는데, 특히 『죽음의 샘』은 작가에게 ‘환상 미스터리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안겨준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70년대부터 구상, 완벽한 구성을 위해 10년이라는 세월을 투자했으며, 작품의 리얼리티 확보를 위해 독일에 직접 가서 취재를 했을 만큼 큰 공을 들였다. “이것이야말로 소설이다, 이것이야말로 이야기다”(기타무라 가오루, 소설가), “작가의 오랜 노력이 녹아난 만큼 현실성이 완벽하게 살아난 작품”(마이니치 신문), “이런 굉장한 소설을 쓴 작가는 도대체 누구인가”(요시노 진, 문예평론가)라는 기자, 평론가의 찬사는 물론, 출간 당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미 일본 유수의 문학상을 섭렵한 작가이지만 미나가와 히로코는 『죽음의 샘』으로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독자들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아름다움을 향한 비뚤어진 갈망, 금기를 넘어선 사랑! 탐미와 관능이 빚어낸 거부할 수 없는 슬픔들!
제2차 세계대전의 나치 독일을 무대로 한 작품이나, 전쟁 이후 나치의 공포를 다룬 작품은 이미 서양에서는 다수가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라 레빈의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윌리엄 골드먼의 『마라톤 맨』,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 등은 그중에서도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미나가와 히로코는 『죽음의 샘』을 통해 동양인 작가로서는 드물게 제2차 세계대전하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 나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동양인의 작품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중하고 탐미적인 분위기, 치밀한 고증이 돋보이는 작품이며, 신화, 인종, 가족, 예술에 대한 작가의 놀라운 식견과 폭 넓은 세계관이 매력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아름다움과 사랑, 그리고 악’을 녹여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지를 살려 사랑과 증오, 선과 악이라고 하는 두 가지 항목이 대립하지 않고, 오히려 상호 보완하는 것처럼 맞물려 있는 비장미가 돋보인다. 예를 들면 거세 남성가수를 만들어내려는 악의 화신 클라우스 베셀만이 실은 아름다운 예술을 사랑하는 미의 수호자라는 설정이 그것이다. 『죽음의 샘』의 또 다른 매력은 ‘책 속의 책’이라는 독특한 설정이다. 이 작품은 미나가와 히로코의 순수 창작품이지만 가상의 독일인 귄터 폰 퓌어스텐베르크라는 인물이 지어낸 것처럼 첫 장면을 시작해 ‘독일 문학의 일본 번역서’의 형태를 띠고 있는 점도 출간 당시 화제가 되었다. 작품 속의 작품이라는 묘한 형식은 단순한 구성이라기보다 또 하나의 ‘장치’적 요소로 작용하며 독자에게 놀라울 만한 반전을 가져다준다. 일본인이 그려낸 나치 독일의 이야기지만, 독일 문학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다분히 ‘착각’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작가의 능력일 것이다.
생명의 샘, 그 안에서 흐르는 죽음의 향기! 인간의 광기가 잉태한 비극이 처참한 복수의 서막을 울린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40년대 독일, 아이를 임신한 채 애인에게 버림받은 마르가레테는 생명의 샘이라는 뜻을 지닌 ‘레벤스보른’에 몸을 맡긴다. 이곳은 나치 독일이 순수한 아리아인종, 즉 금발과 푸른 눈을 가진 아이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곳에서 시설의 최고 책임자인 의사 클라우스 베셀만을 만나게 된다. 그는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 에리히와 그의 형 같은 존재 프란츠를 양자로 삼기 위해 두 사람이 유일하게 마음을 허락한 마르가레테에게 결혼을 제안한다. 그녀는 불로불사를 연구하며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클라우스의 기괴한 성격에 불안을 느끼면서도 아이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청혼을 받아들인다. 이 결혼을 계기로 기묘한 가짜 가족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지만 전쟁은 점점 더 악화된다. 그 와중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위한 훈련과 인륜에 어긋난 인체실험. 어느 날 연합군의 침공이 시작되고 마르가레테는 자신의 아이, 미하엘을 지키기 위해 프란츠와 에리히를 버리고 도망친다. 뿔뿔이 흩어진 클라우스 베셀만과 마르가레테, 그리고 버려진 아이들과의 재회가 마지막 결말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실로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야기의 흐름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20세기에 부활한 카스트라토(거세 남성가수)의 마력을 지닌 노래, 소름끼치는 인체실험에 의해 만들어진 성숙한 10세 소녀, 오래된 성의 지하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명화 등이 빚어내는 미美와 악,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 나치의 광기가 엄습해오는 세계에서 퇴폐적인 분위기가 장대한 복수의 이야기에 색을 입힌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 꿈과 현실이 교차하며, 역사적 고증과 함께 신화, 예술까지 아우르는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책속에서
[P.20] 이곳은 나치스가 설립한 ‘레벤스보른Lebensborn’에 속한 시설이다. ‘생명의 샘’이라는 뜻을 지닌 레벤스보른은 미혼모들이 마음 놓고 아기를 낳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SS 최고 지휘자인 하인리히 힘러 장관이 낸 아이디어였다. 이곳에서 태어난 아기는 어머니가 키울 수 없을 경우 부속 시설에서 키우다가 나중에 양자를 원하는 SS 대원 가정으로 보낸다. 독일 국내는 물론 폴란드나 프랑스 동부 지역 등, 독일 보호령, 제국위원 관할구역, 군정지역에도 수많은 레벤스보른이 생겨났다. …… 부총통 루돌프 헤스는 “여성의 첫째 의무는 건강하고 순수한 혈통을 지닌 아기를 국가에 제공하는 일이다”라며 결혼제도에 구속되지 말고 출산하기를 공공연히 권장하고 있다.
[P. 63] 그 여름에 우린 성에 갔어. 노래하는 성벽 전설을 지닌 성. 너는 그게 네 성이라고 말했지. 귄터 폰 퓌어스텐베르크. 그래, 성은 폰 퓌어스텐베르크 가문의 땅에 있었지. 옛날부터 폐허였어. 나는 여러 번 갔었어. 노래가 들렸어? 그냥 전설일 뿐이야. 너도밤나무와 가문비나무로 뒤덮인 험한 비탈을 여덟 살 난 귄터는 날렵한 걸음으로 올라갔다. 푸른 잎을 매단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귄터가 입은 흰 셔츠에 얼룩무늬를 그렸다. 곧게 편 등에 교차하는 빨간 멜빵, 짙푸른 반바지 자락 아래로 뻗은 정강이의 근육이 힘차게 움직였다. 경쾌한 걸음이기는 했지만 귄터는 구두 뒤축이 흙에 묻힐 정도로 걸음마다 힘차게 풀을 밟았다.
[P. 180] “너는 핏줄을 속이고 레벤스보른에 들어간 거야. 불결하고 도둑질이나 하는 집시 주제에. 몰랐다는 말로 그냥 넘어갈 것 같아? 내가 한마디만 해도 재조사야. 증언할 사람도 한두 명이 아니고. 네가 SS 장교 부인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굳이 고자질한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지만 앞으로 SS의 조사를 받게 되면 다 이야기할 거야. 위증하면 자기가 수용소에 끌려가니까. 집시는 증조부모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8분의 1이라도 피가 섞이면 배제한다는 사실은 너도 들어서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