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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명/저자사항
맑고 아름다운 향기 : 법정 추모 산문집 / 임헌영, 박석무 외 14인 지음 인기도
발행사항
서울 : 스테디북, 2010
청구기호
811.88 -11-29
자료실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형태사항
256 p. : 삽화 ; 22 cm
표준번호/부호
ISBN: 9788989853350
제어번호
MONO1201126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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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01 법정의 사상과 정신
임헌영|제비꽃은 제비꽃다워야
-법정의 환경 생태 사상
장영우|정갈하고 무염한 이승에서의 삶
-무소유 사상의 전파와 그 교훈
이명숙|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무소유 사상과 그 실천

002 법정 스님과의 인연
박석무|다산초당과 불일암의 추억
-법정 스님 49재를 지내고
정찬주|삶과 죽음마저 무소유였던……
최정희|다시 가슴에 되새기는 ‘영혼의 모음’

003 법정 스님의 행장과 수행관
임연태|말과 글로 세간에 진리의 원음을 던진 수행자

004 법정 스님의 글들
이소리|산문집과 법문집 등 다양한 저서 남겨……

005 법정 수필의 위상과 가치
권대근|문학적 위상으로 승화시킨 무소유 정신
공광규|내 인생의 사유의 그림자

006 종교인이 바라 본 법정 스님
김의정|차향 같이 맑은 위대한 ‘차인茶人’
김정운|‘자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강희경|가톨릭 수도자보다 더 가톨릭적인……
이훈식|신행일치의 길을 가신 우리 시대의 구도자
서도명|우리 시대의 참된 스승
최자웅|젊은 날 내 영혼의 향기로운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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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1641903 811.88 -11-29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1641904 811.88 -11-29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 제공)

    삶과 죽음마저 몸소 무소유 사상을 실천했던 법정 스님!


    지난 2010년 3월 11일, 항상 맑고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주셨던 법정 스님이 입적入寂을 했다. 아니, 유명을 달리 하셨다. 유명幽明의 뜻처럼 한 생애가 밝음과 어둠, 이승과 저승으로 가려진 것이다.
    입적한 법정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그렇게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돼 온 49재가 2010년 4월 28일 오전 10시 순천 송광사에서 49재 막재終齋로 마지막 마무리를 했던 것이다. 35년 전, 자신이 직접 심고 평소에도 매우 아끼셨던 스님의 유언대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의 후박나무 아래 산골散骨을 함으로서 일단 지상의 삶과 법신法身의 흔적은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법정 스님은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떠나셨고, 다시 다른 세상의 밝음을 위해 그분의 생애를 다 하시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수필집『무소유』의 정신으로 상징되는 분, ‘무소유’의 생애를 살다 간 스님,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정신적인 지도자, 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를 이끌며 우리들의 마음에 들러붙은 세속의 때를 벗기고자 하셨던 어른, 그리고 강직한 초월의 눈빛을 가지신 선승…….
    불자이든 아니든 종교와 상관없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님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했는가? 그런 뜻에서 법정 스님은 우리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가 깃들어 있으며, 우리들의 가슴에 어떤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남아 계실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 싶었다.
    이 책『맑고 아름다운 향기』는 우리 곁을 떠난 법정 스님이 남긴 발자취와 그 향기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뜻을 모아 출간된 책이다.
    법정 스님은 불교의 선승이셨지만, 종교의 계파를 뛰어넘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와 파란만장한 사회 변혁 속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대중의 스승이었고 선승이었다.
    스님은 우리 시대가 정치ㆍ사회적으로 온갖 시련과 고난을 겪고 있을 때,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를 위로하고 이끌어 주셨던 종교계 정신적 지도자 중 한 분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저 ‘무소유’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알 수 없는 어떤 충만함이 넘치는 경험을 한다. 이 세속적인 삶 속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초월적인 가치는 우리가 짊어진 물질과 욕망의 짐을 잠시라도 내려놓게 하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은 우리들에게 삶의 지평을 열어준 구도자였다. 생태사상가로서 혹은 아름다운 글로 수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문학인으로서 이승의 삶을 살다가 가셨다.
    따라서 이『맑고 아름다운 향기』라는 책을 통하여, 우리가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가신 정신적 가치와 그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분의 사상과 가치와 그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자는 뜻에서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언론인, 종교인 등등…… 우리 사회각층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6명의 저자들이 법정 스님을 기록한 추모의 글이 이 책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제 법정 스님은 우리들에게 그 어떤 무거운 짐도 남기시지 않고 떠나가셨지만, 그분의 무소유 정신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분의 ‘맑고 아름다운 향기’는 영원히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맑고 아름다운 향기』라는 책이 나오까지……

    사실 인간의 출생이란 죽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도를 얻은 자는 죽음을 잘 알기에 죽고 사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세속에서 법정 스님의 탄생과 죽음은 일종의 큰 사건이었다.
    각 언론에서 법정 스님에 대한 예우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스님의 글을 관심 있게 찾아 읽던 독자로서, 그리고 편집자로서 스님을 추모하는 글을 펴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한 사람의 글이 아닌, 다양한 필진을 동원하여 스님을 집중 조명한 책이 한 권쯤 나오면 더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펴낸 것이 이 책 『맑고 아름다운 향기』이다.
    스님의 생태사상을 의미 있게 조명한 문학평론가 임헌영의 글과 다산연구의 당대 일인자인 박석무가 쓴 다산초당과 불일암의 추억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젊은 나이에 가슴으로 스님을 뵈었던 최정희의 글과 최근에 스님의 실명소설『무소유』를 출간한 소설가 정찬주의 글은 스님의 인간적 면모를 가까이서 보는 듯하다.
    문학평론가인 장영우의 무소유 사상에 대한 되새김과 그리고 보기 드물게 수필학을 전공한 문학평론가 권대근의 법정 수필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과 분석도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거기다가 법정의 무소유 사상괴 그 실천에 대한 글을 쓴 이명숙 수필가, 그리고 현대불교신문의 기자를 역임했던 임연태 시인이 쓴 법정의 행장과 수행관, 또한 스님의 저서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탁월한 시민기자인 이소리 시인의 정리와 평가도 의미가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종교인이 바라 본 스님에 대한 글들이 이 책의 호기심을 더 갖게 할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 김의정 회장의 스님과 차에 얽힌 글이 없었다면, 이 책은 매우 허전했을 것이다. 현대불교문인협회 김정운 부회장님이 늘 가슴 속에 품고 산 스님의 말씀 한마디, 소도경전을 번역한 강희경 수녀님과 시인인 이훈식 목사님, 원불교 서도명 교무님과 성공회 최자웅 신부님의 종교를 넘어선 글들이 있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우리에게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은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
    -『맑고 아름다운 향기』의 주요 주제와 필자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며 문학평론가인 임헌영은 법정 스님의 사상과 정신을 무소유적 생태주의라 명명하며 환경 생태사상을 아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장영우 문학평론가는 무소유 사상이 어떻게 생태사상과 서로 소통하는지를 돌아보면서 젊은 날 법정 스님의 강직함과 기개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따뜻하게 추억하는 소설가 정찬주의 글이 있고,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조계산 송광사에서 비를 맞으며 가졌던 법정 스님의 49재를 지켜보면서 34년 전, 불임암에서 고 김남주 시인과 김정길과 함께 만났던 법정을 떠올리고 있다.
    또한 대한 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김의정 회장은 이 글에서 법정 스님은 차茶를 좋아하는 ‘차인茶人’이었다고 회고를 하며, 법정 스님과 다도의 종가 명원 이미희 어머니와의 차에 대한 이야기와 송광사 불일암을 시주하셨던 어머니와의 일화 등등…… 그리고 지금도 차茶 문화에 대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법정 스님이 손수 써주신 글귀와 그림을 떠올리며 용기를 가진다는 대목에서는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한다.
    인터넷 매체에서 일하는 이소리 시인은 1972년 『영혼의 모음』에서 시작된 법정 스님의 무려 49권이나 되는 책을 법문집, 잠언집, 여행서, 번역서등으로 분류하여 그 내용의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소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된 스님의 책도 다루고 있다.
    또한 수필가이며 문학평론가인 권대근은 법정 스님의 글쓰기를 본격적인 수필문학의 차원에서 평가하고 문학사적인 위상을 재조명하였다. 시인 공광규는 한 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유의 그림자가 되어 자신의 삶에 녹아들어 온 스님의 깊은 성찰과 사유의 깊이를 되짚으며 자기 자신의 문학적인 인생에 있어서 스승이 되어준 법정 스님을 추억했다.
    법정 스님의 행장과 수행관에 대해서는 임연태 시인이 현대불교신문의 논설위원답게 쓴 논리적인 문체가 돋보였다. 종교인이 바라본 법정 스님에 대한 글은 대한불교문인협회 부회장인 김정운 시인, 가톨릭의 강희경 수녀. 기독교의 이훈식 목사, 원불교의 서도명 교무, 성공회 최자웅 신부가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 본 법정 스님의 뜻과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다.

    * 임헌영 - 자연주의인 생태 사상가로서의 법정

    법정 사상의 중심에 서 있는 ‘무소유’는 1971년 처음으로 거론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무소유의 철학은 “지구환경의 위기도 따지고 보면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이 원인”이라는 근원적인 접근과 연계가 된다는 것이다.
    서양의 생태주의인 에코소피가 1973년 무렵에 형성되었다고 보면, 법정 스님의 자연주의적 무소유 사상은 불교경전의 영향으로 그 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태개념을 이룬 것으로 보았다.
    이처럼 처음에는 불교적인 관점이었지만, 한 시대의 정신운동으로 격상시킨 공로는 역시 법정의 몫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법정의 무소유는 물질만이 대상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 모두가 텅 비기를 주장하는 사상이다. 이러한 무소유의 경지야말로 이상적인 에코소피의 세계이자 불교적인 인과응보에서의 탈피와 일치하는 경지를 뜻한다.
    무소유의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한 법정의 생태사상은 ‘생명’ 의 소중함에서 실천의 첫걸음을 시작한다. 생명사상은 (1) 개성적인 존재 가치와, (2)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생명 유지의 오묘한 세계, (3) 불교적인 연기설緣起說에 얽혀서 공생하는 존재, (4)다른 생명을 결코 죽여서는 안 되는 것으로 발전 전개된다.
    꽃이 철따라 피고 지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기온과 햇볕과 토양과 수분의 영향이라 하겠지만 “생명의 신비요, 자연현상”인 우주의 섭리가 아니고서는 그 해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법정이 말하는 자연의 생명력이라고 할 수가 있다.
    법정 스님은 저서 『텅 빈 충만』의 「수류화개실 여담」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꽃이 피어나는 것은 생명의 신비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특성과 잠재력이 꽃으로 피어남으로써 그 빛깔과 향기와 모양이 둘레를 환하게 비춘다. 그 꽃은 자신이 지닌 특성대로 피어나야 한다. 만약 모란이 장미꽃을 닮으려고 하거나 매화가 벚꽃을 흉내 내려고 한다면, 그것은 모란과 매화의 비극일 뿐 아니라 둘레에 꼴불견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태 철학적 상상력의 외연은 사회학적인 쟁점과 그 맥이 닿는다.
    환경생태 보호를 위한 가장 근사치의 정강政綱은 녹색당에서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개발논리에 입각한 생태계 붕괴의 주범이라는 논리는 이미 에코소피의 상식으로 굳어져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생태계 최대의 적은 전쟁이므로 평화사상이야말로 가장 친 에코소피적이며 이런 점에서 에코소피는 진보적 가치관에 입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정 스님은 권력과 부와 지식을 가진 자들이 그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차분하게 선禪의 자세를 취한 채 정치와 과학이 못하는 일을 종교가 담당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은 선승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문학평론가인 임헌영은 법정의 사상과 정신을 회고하고 있는 것이다.

    * 장영우 - 무소유의 기개가 있으셨던 스님

    70년대의 법정 스님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열혈한이었다. 함석헌 · 장준하 선생들과 ??씨?의 소리?? 편집회의를 하던 도중 그들을 감시하던 담당형사가 그 날의 모임에 누구누구가 참석했다고 전화로 상부에 보고를 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그때 그 장면을 목격하고는 홧김에 그 전화기를 빼앗아 그의 면전에서 돌에 박살을 낼 만큼 담대한 사내였다고 했다.
    ?무소유?로 필명을 날리기 시작한 스님은 1970년대의 강퍅한 비민주적 정권을 향해서도 예리한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1980년대 이후 스님의 글은 정권에 대한 비판이 점차 줄어들고, 사찰과 불자에 대한 쓴소리가 많아졌다. 그것은 1975년 인혁당 사건으로 생때 같은 청년들이 사형을 당한 사건을 접하면서 “명색 출가 수행자로서 마음에 적개심과 증오심을 품는다는 일에 자책”을 느끼고 자의로 불일암에 칩거했기 때문이었다. 외부로 향했던 그의 관심이 수행자인 자신과 절집 내부로 향한 것이다.
    그는 절마다 요란스레 벌이는 대형불사를 못마땅해 했고, 조계종 종정 추대를 놓고 분란이 일어났을 때 “중 벼슬, 닭 벼슬만도 못하다”란 승가의 속담을 들어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일부 사판승들에게 일갈一喝을 던지기도 했다.
    스님은 해인사 장경각의 팔만대장경을 ‘빨래판’으로 표현했던 한 아주머니에게서 큰 깨달음을 얻고 어떻게 하면 불교를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 결과가 바로 수십 권의 저작으로 탄생된 것이다. 스님은 돌아가시면서 육신과 함께 ‘말의 허물’도 거두길 원하셨다고 하지만, 욕망과 집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우리로서는 아쉽고 안타까운 심정뿐이다

    * 정찬주, - 스님과의 오래된 인연

    법정 스님께서는 소설가인 정찬주를 만날 때마다 그의 아내와 두 딸아이에게 유난히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아마도 출가 전 누이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빚 갚기와 같은 심리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회고하고 있다.
    법정 스님은 정찬주의 아내가 운전면허를 땄다는 얘기를 듣고는 만날 때마다 “무량광은 이제 운전을 잘하는가.”라고 물으며 혹시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으로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인가는 서울에 올라오셨을 때 교보문고에서 고급 일기장을 두 권 사서는 딸아이에게 주라고 선물을 했다. 그리고는 만날 때마다 딸아이가 무엇을 전공하는지, 진로는 정했는지를 늘 묻곤 했다는 것이다.
    또 어느 날 법정 스님은 겨울에 내복 한 벌을 정찬주 소설가에게 보내왔다. 아마도 신도 분 중에서 누군가가 스님께 보시한 내의인데, 한 벌 이상은 군더더기라고 생각하여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설가 정찬주는 너무나 황공하여 지금은 돌아가신 선친께 드렸는데, 선친께서도 ‘따습고 부드럽다’며 너무 좋아하셨던 표정을 소설가 정찬주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추억하고 있다.

    * 박석무 - 34년 전, 1976년 8월의 추억

    송광사 승보전에서 열린 49재인 막재(終齋)에 참석한 필자는 장대비 속에서도 꿈쩍도 않고 합장하며 절하는 불자들의 모습을 보며 34년 전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고故 김남주 시인과 옥우 김정길 등과 함께 불일암으로 스님을 직접 찾아뵈러 갔었던 기억을 아주 생생하게 떠올린다.
    무더위 속에 들고 간 수박을 쪼개 먹고 난 뒤, 스님은 일행이 뱉어놓은 수박씨를 하나하나 쓸어 담았다. “왜 그러시느냐?”고 물었더니, “수박 냄새를 맡으면 개미가 달려들고, 그러다보면 우리는 무의식중에 발로 밟아 살생을 하게 되니, 개미가 오기 전에 씨를 주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날 밤 스님과 일행은 밤을 새워가며 민주회복에 대한 소원과 스님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보니 필자가 평생의 업으로 여기는 다산 정약용에 이르렀고 법정 스님 역시 다산을 좋아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필자는 다산 선생이 타의에 의해 전라도 땅 끝의 강진 땅에 유배되어 외롭고 쓸쓸한 다산초당에서 학문의 대업을 이룩하였고, 법정 스님은 조계산 불일암이라는 고적한 암자에 칩거하면서 ‘무소유'의 불도를 깨쳤던 점에 대해서도 서로의 공통점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 필자는 반성과 회오의 느낌으로 쓸쓸하게 글을 맺는다.
    “버리거나 남에게 주워버릴수록 얽매임에서 풀려나고, 더 많이 지니고 쌓아 놓을수록 옥죄여 살아간다는 스님의 말씀이 왜 그렇게 절절히 내 가슴에 와 닿는지…….”

    * 권대근 - 문학인으로서의 법정

    법정 스님은 종교인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수필가였다는 점에서 법정 수필의 가치 체계를 정립하는 것은 후배 수필가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수필은 문학이요, 문학은 언어를 매개로 하는 예술이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 해도 예술성이 없으면 문학이 아니요, 문학성이 없으면 유명한 수필가가 쓴 글이라 해도 수필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먼저 법정 수필의 문학성은 ‘우회성’적인 기법에서 그 가치의 빛을 발한다고 했다. 법정 수필의 ‘우회성’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문학적 상상력의 고지에 올라와 있다고 진단한다. 모진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던 나무들이 사뿐사뿐 내리는 눈에 꺾이고 마는 자연 현상에 대한 형상화 과정은 ‘산은 한겨울이 지나면 앓고 난 얼굴처럼 수척하다’는 표현에서 초절정을 이룬다는 것이다.
    법정 수필의 문학적 우수성은 그의 수필이 '구체성과 보편성'에 기대어 창작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했다.
    가령「무소유」란 수필을 예로 들면서, 이 수필의 주제는 매우 형이상학적이고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에 필자는 주목한다. 바로 이러한 점이 법정 수필의 ‘구체성’과 보편성‘의 요소를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에 의해 분석되고 평가된 법정 스님의 수필은 ‘우회성’과 ‘구체성’ 그리고 ‘보편성’이라는 틀 속에서 문학성이 품어져 나온다는 결론이다. 좋은 수필이란 바로 이런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어우러졌을 때 좋은 작품이 나오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정이 가진 문학인으로서의 진솔성은 “무소유 정신과 더불어 대중적인 호소력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승회시킨 무소유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 공광규 - 시인으로 살게 하는 사유의 힘

    공광규 시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철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 인생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법정 스님의 글이 자연스럽게 마음속으로 들어왔다고 회고하고 있다.
    법정 스님의 수필은 시인의 젊은 시절 방황의 배경이 되었고, 사유방식에 영향을 끼치며, 인생의 기준을 가르쳐 주었다. 스님의 말씀처럼 살아 움직이는 곳에서 공부하고 시를 썼으며 사회를 걱정하고 비판하는 눈을 갖게 해주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인위적인 자연파괴를 반대하는 생태주의적 사고에도 영향을 받아 환경운동에도 적극적이 되었다.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이 땅의 무수한 생명체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파괴하려는 끔찍한 재앙이라는 스님의 생각처럼 시인 역시도 그러한 파괴를 막으려고 발을 벗고 나서서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고백한다.
    지금도 불교지식이 부족한 시인이 글을 쓸 때면, 자주 열어보는 책 가운데 하나가 1963년에 나온 『우리말 팔만대장경』이다. 당시에 젊었을 법정 스님이 해인사 한직으로 있으면서 청담 스님, 성철 스님과 함께 편찬위원으로 참여해서 만든 책이었다.
    이렇게 시인은 법정 스님을 십대 후반에 책으로 만나 이제는 오십의 나이에 이르렀다고 했다. 스님의 문장과 정신은 지금도 시인의 사유방식과 문학의 그림자로 평생을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 종교인이 바라 본 법정 스님

    가톨릭 수도자인 강희경 수녀는 수도생활 초반기에 『무소유』를 읽고 법정 스님을 수행자로서 마음의 도반으로 삼았다.
    가톨릭의 수도자는 수련기를 거친 후에 청빈, 청결, 순천명의 세 가지 서원을 한다. 이들 서원 가운데 청빈이 무엇인지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무소유」였다. 청빈, 즉 무소유에 대한 친절한 안내자인 그분은 진정 마지막까지 청빈이자 무소유를 실천하신 분이시라고 회고하고 있다.
    그분과 종교가 다른 개인적 관점으로 본다면, 법정 스님의 모습은 가톨릭 수도자인 나보다 더 가톨릭 적이라고 했다. 외람되지만 법정 스님을 크리스천이라 해도 아무도 반대할 사람이 없으리라 본다며 글을 맺는다.

    기독교회 이훈식 목사는 법정 스님은 부처님을 통해 세상을 보고자 했고, 부처님을 통하여 자신을 들여다보며 중생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 드리고자 했다고 믿고 있다. 참으로 혼탁하고 열악한 세상이 그래도 아직 살만하다는 것은, 스님 같은 분들이 우리의 삶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정 스님은 우리에게 오셨으나 처음부터 오지 않으신 분이었고 미래에 언제가 다시 오실 분이시지만 벌써 왔다 가신 분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다.
    원불교의 서도명 교무는 법정 스님의 입적을 이 시대의 존경하는 종교인이자 스승님을 잃어버려서 마치 자신이 고아가 된 것과 같다고 했다. 스님은 필자의 고향 미래사에서 효봉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행자생활을 하신 것을 떠올린 다음, 가끔씩 미래사를 찾아갈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지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향기로운 향기가 풍기는 사람을 가까이 하면 좋은 향기가 묻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꽃비가 내리는 4월에 먼 길을 떠난 법정 스님을 추모하며 아쉽고 쓸쓸한 그리움을 마음속으로 달래며 이 글을 마무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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