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시간만큼, 이별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을 확 뚫어주는 속 시원한 이별 대행이 시작된다!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순간 앞에 선 사람들, 가슴 먹먹해지는 형형색색의 이별 이야기
사람이 만 명이면 사랑도 만 가지다. 사랑이 만 가지면 이별 또한 만 가지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혹은 상처 주지 않기 위해서 이별을 택한 사람들……. 이별을 말하기가 두려운 이들을 대신해 영화감독이 꿈인 창수와 스타일리스트 보은이 나섰다. 이별의 순간부터 그 후에 닥쳐오는 온갖 문제들을 100% 깨끗하게 해결해주는 안전 이별 설계사! <이별통보단>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좌충우돌 이별 통보 이야기. 그리고 이별의 순간 드러나는 가슴 먹먹해지는 사랑의 흔적들…….
“여자 친구분이 이별의 상처를 오래 남기지 않기를 바라지 않았습니까? 상처를 남기지 않는 이별은 없어요. 특히 차이는 경우는 더욱더. 미련을 남기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실망하는 쪽이 상처도 빨리 아물죠. 어머니 때문이든 어쨌든 결국 당신이 여자 친구분을 차는 게 사실이죠. 착한 남자로 남고픈 생각은 당신 욕심입니다.” - 본문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색깔에 맞는 사랑을 한다. 그래서 아무리 완벽한 사랑의 정의라 하더라도 그것이 항상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사람이 만 명이면, 사랑도 만 가지다. 그렇다면 이별의 정의는 어떨까?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이 만 가지면 이별의 모습 또한 만 가지다. 어떠한 사랑을 했든 이별은 누구에게나 힘겹고 어려운 과정이다. 이별을 통보하는 사람도, 이별을 통보받는 사람도 상처 없이 이별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 이별 당사자들을 대신해 이별을 통보해주는 두 주인공이 있다. 이별의 순간부터, 그 이후 생겨나는 온갖 골치 아픈 문제들을 100% 깔끔하게 해결해주는 안전 이별 설계사! <이별통보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사랑이 끝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숨 쉬는 것조차 아픈,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고통. 그렇다면 상처 주지 않는, 상처 받지 않는 이별이 가능할까?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서로의 감정이 부딪히고 상처받지 않게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구질구질한 이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될 수 있다. ‘이별통보단’은 바로 그 일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이별의 모습들이 그려진다. 부모의 반대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사랑하는 사람의 더 큰 행복을 위해서 이별을 택한 연인, 가족처럼 함께해온 애완견과의 이별, 그리고 힘겹게 병마와 싸우다 죽음으로 가족과 이별할 수밖에 없는 한 소년의 이야기까지……. 이별의 순간이 되면 모든 사랑은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그 사랑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래서 어쩌면 이별은 단순한 헤어짐이 아니다. 이별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랑의 색깔과 모습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
홍인영 장편소설 《이별통보단》은 ‘이별’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별’이라는 무겁고 우울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이 소설은 밝고 쾌활한 성격을 지닌 두 주인공이 이별 대행을 하면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때문에 상처 깊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주인공 창수와 보은. 가슴에 담아두었던 여자 동창생의 시련을 목격한 이후 창수는 상처 없이 이별을 통보해주는 메신저가 된다. 그리고 오직 한 남자만을 짝사랑해온 보은이 합류하면서 이들의 좌충우돌 이별 대행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이별통보단’이라는 이름으로 이별 대행을 시작하면서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갖가지 이별의 모습과 만난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혹은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이별을 택한 사람들……. 이별의 순간 드러나는 의뢰인들의 사랑의 흔적들을 만나며 독자들은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며 가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치 그들의 이별이 우리의 이별인 것처럼.
책속에서
[P.60] 사랑이 끝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숨 쉬는 것조차 아픈,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고통. 하지만 사랑이 끝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신은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 심장에 생긴 상처는 아물고 지나간 사랑의 흔적도 옅어진다. “바보 같은 소리! 똥차 가면 벤츠 온다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새로운 사랑이 오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지나간 사랑을 놓을 줄 알아야 새로운 사랑도 시작돼요. 뒤에 오는 벤츠가 깜빡이를 켜고 들어오려 해도 수정 씨가 똥차만 보고 있으면 벤츠가 어떻게 들어올 수 있겠어요?”
[P. 79] 창수의 멱살을 쥐던 손이 스르륵 풀렸다. 가슴을 찌르는 뼈아픈 말에 뿔테 안경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창수는 먼지를 털어내듯 목의 옷깃을 툭툭 정리했다. “사랑할 때는 저돌적이던 남자들…… 이별 앞에서는 소심하게 주저하고 망설이죠. 남자들은 절대 ‘이별’을 먼저 입에 올리지 않아요. 왜냐고 물으면 여자가 상처받을까 봐, 라고 핑계를 대죠. 근데 그거 악어의 눈물 같은 거예요. 좋은 남자, 착한 남자인 척하면서 여자 친구 말을 건성으로 듣고, 데이트 약속도 뜸해지고, 전화 연락도 먼저 하는 법이 없죠. 행동으로는 온갖 이별 신호를 보내놓고 입으로 ‘이별’을 말하지 않았으니 상처 주지 않았다고 스스로 위안하는 겁니다. 하지만 남자가 이별 신호를 보낼 때마다 여자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내가 뭔가 잘못했나?’, ‘더 잘하면 괜찮아질까?’ 자책과 헛된 희망을 반복하면서 여자는 점점 지쳐가죠. 그리고 마침내 흐지부지 이별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애매모호한 결별 이유만큼 실연의 상처를 깊게 하는 것도 없어요. 그러니 착한 남자? 절대 될 생각 마세요. 상처 없는 이별? 그런 거 없습니다.”
[P. 205] “이별통보단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연인들이 계속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 “바로 사랑을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여겨서예요. 사랑하는데 왜 그걸 못 해 주지?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야? 하고, 연인의 모든 행동에 사랑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거죠. 그래서 그 사람을 내가 원하는 대로 깎고 바꾸려 드는 거 말예요. 근데 사랑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잖아요.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잣대로 깎으려고만 들지 말고 보태보세요.” “깎으려고만 하지 말고 보태라…….” 유선이 보은의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여자들, 흔히 남자 친구가 자기 기분을 이해하고 더 잘해 주길 바라며 ‘이별’을 언급하잖아요. 하지만 남자들은 단순해서 곧이곧대로 헤어지자는 얘기로 알아듣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헤어지려는 게 아니면 그런 말 입에 담으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