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외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1722663
813.34 -12-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1722664
813.34 -12-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나쓰메 소세키와 쌍벽을 이루는 일본 문학의 독보적인 거장, 모리 오가이 문학의 진수를 모은 단편선!
하루키 등 현대 작가로 시작된 일본 문학의 바람에 힘입어 근대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 되었지만 모리 오가이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1867~1916]와 더불어 일본 근대문학의 두 거봉으로 존경받는데도 우리나라에는 별로 소개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소세키가 전업작가로 나서서 많은 작품을 남긴 것에 비해 오가이는 군의관 생활을 하며 여가를 이용해 작품 활동을 했기 때문에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소설을 많이 남기지 못한 점을 들 수 있다. 오가이 사후에 발간된 그의 전집은 15권으로 방대하지만, 소설의 경우 일본 신조문고에서 발간된 권수로 비교하면 소세키는 17권, 오가이는 4권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오가이는 소설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동하여 일본 근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동인과 함께 낸 번역시집 《오모카게(於母影)》는 시단에 충격을 주며 근대시의 발전에 기여했고, 안데르센의 《즉흥시인》과 괴테의 《파우스트》 등 많은 작품을 번역하여 일본에 소개했다. 또 잡지 《시가라미조시(しがらみ草紙)》를 창간하여 활발한 비평 활동을 전개했고, 소설 외에 수필, 극작, 시가, 사전(史傳)에서도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렇듯 근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군인으로서도 최고직인 군의총감(중장)에 올라 후대 중산층 교양계급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책에 실린 <기러기>는 오가이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러브 스토리가 가진 장점 중 하나겠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을 지닌 한편,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은 작품에 무게까지 더해준다.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이 해학적인 필치로 드러나 은근한 미소를 짓게 하며, 특히 여주인공 오다마의 성적 심리 묘사는 가히 자극적일 만큼 놀랍다.
그 밖에 인간의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물으며, 안락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다카세부네>, 부모와 자식의 애정을 그린 <산쇼 대부>, 한 철학자의 입을 빌려 성욕에 대한 철학적 관조를 보여주는 작품 <성적 인생>이 실려 있다.
"오가이만큼 일본의 혼란스런 근대 그 자체를 예술적으로 포섭한 문체를 지닌 작가는 없었다. 물론 소설적 기교가 뛰어난 작가는 많이 나왔으며, 시적 집중도가 높은 작가도 있었다. 추상적 사고에 뛰어난 작가도 나왔으나 오가이와 같이 사물을 관통하는 뢴트겐적인 묘사력은 없었다. 그만큼 훌륭한 문체를 가진 오가이가 종합적인 대작을 쓸 여유가 없었던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기러기>는 그런 종합적인 천재의 작품이라는 이상적 형태에 상당히 근접한 작품이다." -미시마 유키오
■ 선정 내용 고려대 권장도서
책속에서
[P.119] 오늘도 오카다 씨가 집 앞을 지나가겠지. 왕복해서 두 번 지나가는 날도 있으니까 무슨 일이 생겨서 한 번은 못 봐도 두 번 다 못 볼 리는 없어. 오늘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말을 걸어야 해. 과감히 말을 걸면 그쪽도 걸음을 멈추겠지. 나는 비천한 첩의 몸이야. 게다가 사채업자의 첩이지. 그래도 처녀 때보다 더 예뻐졌지 못나지는 않았어.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남자의 호감을 살 수 있는지를 불행한 처지가 된 덕분에 점차 알게 되었어. 그러고 보면 설마 오카다 씨가 날 무조건 싫어할 리 없겠지.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혹시 싫은 여자라고 생각했다면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인사할 리가 없지. 언젠가 뱀을 잡아준 것도 그래. 그것도 내 집에서 생긴 일이니까 도와준 걸 거야. 우리 집 일이 아니었다면 모른 체하고 지나갔을지도 몰라. 게다가 내가 이렇게 깊이 생각하고 있으니 내 마음이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에게 전해졌을 거야. 그래, 생각보다 행동하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몰라. -<기러기>
[P. 149]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집에 돌아와 보니 동생은 이불 위에 엎드려 있고 주위는 피투성이였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손에 든 음식 꾸러미를 팽개치고 다가가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동생은 양쪽 볼과 턱에 피가 묻은 창백한 얼굴을 들고 저를 쳐다보았습니다만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턱밑의 상처 구멍에서 휴휴 하는 소리만 날 뿐이었습니다. - <다카세부네>
[P. 177~178] 사부로가 안주를 끌어당겨 부젓가락을 얼굴에 대려고 하였다. 즈시오는 사부로의 무릎에 달라붙었다. 사부로는 즈시오를 걷어차고 오른쪽 무릎으로 눌렀다. 이윽고 부젓가락을 안주의 이마에 십자로 댔다. 안주의 비명이 방 안의 침묵을 깨고 울려 퍼졌다. 사부로는 안주를 밀쳐내고 무릎 아래 즈시오를 일으켜, 그 이마에도 부젓가락을 십자로 댔다. 새로 울려 퍼지는 즈시오의 울음소리가 약간 가라앉은 안주의 울음소리와 섞였다. 사부로는 부젓가락을 팽개치고, 아까 둘을 이곳으로 데려왔을 때처럼 다시 둘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방 안을 둘러본 후에 넓은 본관을 돌아 둘을 3단 계단까지 끌고 가서 얼어붙은 땅 위에 팽개쳤다. 두 아이는 상처의 고통과 공포심에 기절할 듯한 것을 간신히 견디며, 어디를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모르게 제3문의 오두막으로 돌아갔다. 바닥에 쓰러진 둘은 한동안 시체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돌연 즈시오가 “누나, 빨리 지장보살님을” 하고 외쳤다. 안주는 곧 일어나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끈을 풀어 주머니에서 꺼낸 불상을 베갯머리에 놓았다. 둘은 불상의 양쪽에서 공손히 절을 했다. 그때, 이를 악물어도 참을 수 없었던 이마의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손으로 이마를 만져보니 상처가 흔적도 없었다. 오누이는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 - <산쇼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