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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죽로차 13
황태 14
가을 문학콘서트 15
삼성동 사람들 16
오천항 17
빈들교회 19
상사목相思木21
씨앗 22
오근장역 23
거미줄 25
겨울바다에게 고함 27
빗방울은 그리움 싣고 29
대금 30
10월 31
쉰 살, 여자의 가을은 흔들린다 32

2부
물집 37
새의 둥지 38
안면도·2 40
능소화꽃 41
전주, 승광재에 머물다 42
그 섬, 나문재로 가라 44
6월 46
누군가 초인종을 누릅니다 47
외돌개 49
과식 50
순천의 봄 51
수덕사, 빗속에 갇히다 52
박꽃 53
3월, 그리고 식장산 55
탈옥 56

3부
12월 59
우면산 61
대관령 고개에서 하늘을 만나다 62
햇살의 숙제 64
북한강은 흐른다 65
겨우 알았다 66
갑사의 뜰 67
서설瑞雪68
벚꽃이 핀다는 것은 70
바람의 길을 따라가다 71
슬픈 장례식 이후 ─외동딸·신영이 73
매화꽃이 필 무렵 74
바래길을 걷다 75
구조라 분교의 봄 76
모평헌에서 77

■ 해설
선연한 감각과 내밀한 성찰 / 유성호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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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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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연한 감각과 존재론적 생성의 시학!

이가희 시인이 첫 시집『나를 발효시킨다』(문학세계사, 2004) 이후 9년 만에 새 시집『또 다른 골목길에 서다』를 도서출판 모아드림에서 출간했다.

시인은 1962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고려대학교 대학원(문학석사)과 한남대학교대학원(문학박사수료)을 졸업했다. 200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으며, 시집 『나를 발효시킨다』와 저서『한국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 등이 있다.

3부로 나뉘어져 총 45편의 신작시가 수록된 이가희 신작시집의 음역音域은 선연하고도 구체적인 감각을 일차적으로 구축하면서, 동시에 그 안으로 자신의 내밀한 성찰을 개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성숙한 사유와 감각의 진경을 보여주는 그녀의 시편들은 민활하고도 역동적인 상상력을 통해 세계와 내면에서 일고 무너지는 감각들을 다양하게 재현하고 재구성하는 데 온몸의 공을 들인다. 또한 그 감각들을 삶의 경이로운 자각 과정으로 현상하는 데 매진한다. 이처럼 그녀의 시편들은 흘깃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사물들에게 그들만의 목숨과 체온과 색깔을 부여함으로써, 시인 고유의 명명命名특권을 아름답게 펼쳐내는 것이다.

그녀는 견고한 내면 탐구를 통해 자신의 시적 수심水深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인이다. 그녀의 내면 탐구 욕망은 새로운 존재론적 생성을 예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취적이요 자각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내면 탐구의 이면에 지나온 시간에 대한 절절한 회한과 그리움이 깊이 가로놓여 있다는 점을 놓칠 수는 없다. 따라서 깊은 존재론적 생성 안쪽으로 시인 자신의 깊은 회한과 그리움이 개입해 들어오는 과정 자체가 이가희 시편이 씌어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50년이라는 시간의 더께가 굳었으니 그 안에는 헤아릴 수 없는 적막과 거친 기억들이 내 몸에 촘촘히 박혀있으니 나날이 각질화가 심해졌을 것”(「시인의 말」)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시인이 지천명知天命에 이르러 가 닿은 곳은 삶의 안정성이 아니라 여전히 흔들릴 수밖에 없는 가파른 실존이다. 쉰 살의 나이를 빗댄 ‘늦가을’에 시인은 억새꽃의 흔들림을 바라보면서 그 흔들림을 따라 “쉰 살 여자의 가을”도 여지없이 흔들림을 느낀다. 그 위로 나타나는 ‘노을/빈 들녘/수척한 저녁’은 모두 소멸해가는 시간을 환유하고 있는데, 이때 시인은 흉터로 남은 시간들을 지나 흔들리는 몸일지라도 끝까지 길을 걸어보겠다는 긍정의 마음을 노래한다. 내면의 흔들림을 격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잔잔하고 투명하게 자연 사물에 의탁한 것이다. 이렇게 그녀는 “씨줄의 햇살과/날줄의 바람으로/허공에다 집을 지을 수 아는”「( 거미줄」) 사람이다.
시인이 선택하고 구성하는 기억이란, 바로 시인의 현재적 욕망과 닮아 있게 된다. 그녀의 시편들 역시 지난날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기억의 힘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욕망을 담고 있다. 그럼으로써 세상이 살 만한 곳임을 근원적 터치로 보여준다. 다시 말해 시간의 무게를 견디면서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기억들도 부조浮彫하게끔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 긍정의 미덕이 바로 이가희 시인의 현재적 욕망이 투사된 결과일 것이다. 또한 이는 베르그송H. Bergson이 말한 “지속의 내면적 느낌”이라고 부를 만한 시간이 시인 자신의 삶 속에 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결국 이가희 시인은 오랜 시간의 선택과 구성을 통해 내면 탐구와 존재론적 생성의 시학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녀의 가편佳篇들은 일상적 구체성에 즉하여 생의 비의에 다다르고 그럼으로써 구체성과 보편성을 아울러 결속하려는 시적 욕망을 꾸준히 보여준다. 그러므로 일견 무의미한 관성의 집적으로 보이는 ‘일상성’은 이가희 시편에서 커다란 역사나 현실보다 더욱 시인의 정서를 예리하고 투명하게 드러내는 데 기여한다. 이번 시집 『또 다른 골목길에 서다』는 그러한 시인의 욕망과 의지가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 성과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