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1, 담장을 넘을까 봐
동박새가 바람났네
연장전을 즐기시라
담장을 넘을까 봐
짜릿한 감동, 벅찬 기쁨
저 바다의 은물결처럼
수필, 이 친구야!
낯선 산골에서
왜 그리 반했더냐
들썩이는 섬
그림자
2. 굴곡진 길
굴곡진 길
은혜로운 인연
사내녀석이 울기는
토끼의 행방
형제여, 잊었는가
따스한 손길
얘야, 인동꽃을 보아라
그 한마디
안개 속을 헤매다
울릉도야, 갈매기야!
3. 그 손짓에 마음이 머물고
산뜻한 출발
치자꽃 향기의 추억
그리스인의 고향, 델포이
그 손짓에 마음이 머물고
조각구름의 날갯짓
우두봉에 올랐어라
고향에 부는 바람
아, 이제야
들녘에 저무는 가을
12월에 받는 편지
4. 설한풍 불었는데
아찔했던 순간
설한풍 불었는데
우리 집 제비중지
토성 밖에 샘물 있었네
느림의 향기
어느 메밀국숫집 풍경
사랑의 자물쇠
소철이 끄떡없네
억새꽃 핀 들녘
털머위가 속삭이듯
5. 숲 속에서 길을 묻다
숲 속에서 길을 묻다
수루에 올라
족제비의 선물
오십견에 울고 웃고
이상한 하루
고추를 심었더니
공산성은 말이 없다
노르웨이, 나를 사로잡다
계곡에 옛 풍류 흐르고
이제 시작일 뿐인데
발문 우한용
<담장을 넘을까 봐>에 부치는 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