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주 오래된 수수께끼를 철학, 심리학, 문학 등 다양한 주제로 풀어낸 눈부신 탐구!
“바라보지만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오래된 문제다. 그것은 대체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의미이며, 우리 주변에 있는 어떤 것의 의미를 간파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나는 본다’는 말은 ‘나는 이해한다’를 의미할 수도 있다. 나는 바라보고 가끔 알아본다.” (본문 중에서)
《살다, 생각하다, 바라보다》는 독창적인 미술 에세이 《사각형의 신비》와 소설 《내가 사랑했던 것》, 《남자 없는 여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작가, 시리 허스트베트가 6년에 걸쳐 쓴 31편의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살다, 생각하다, 바라보다’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살다’는 저자가 컬럼비아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교수가 되는 대신 자유롭게 추구한 저자만의 학업방식, 즉 신경과학, 미학, 정신분석학, 의학의 역사, 철학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나름의 방식으로 저자의 삶에서 바로 끌어낸, 가장 개인적인 에세이들을 모았다. ‘생각하다’는 저자의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된 기억과 감정, 상상력에 대해 탐색한다. ‘바라보다’는 20여 년 동안 시각예술에 관해 다양한 글을 써온 저자가 독특한 관점으로 미술과 미술가들에 대해 다룬다. 언뜻 임의적인 구분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이 세 주제는 ‘우리는 어떻게 보고, 기억하고, 느끼는가?’라는 관점에서 제각기 풍부한 사유로 펼쳐진다.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가? 자고, 꿈꾸고, 말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기’라는 말을 사용할 때 우리는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일까? 시리 허스트베트가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지식의 독특한 종합은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에 무척이나 필요한 대화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며,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아주 오래된 수수께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출판사 서평]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아주 오래된 수수께끼에 대한 시리 허스트베트만의 깊은 울림의 성찰!
인문, 문학, 예술을 아우르는 수준 높은 독서를 지향하는 눈 밝은 독자들로부터 전폭적인 호평을 받고 있는 시리 허스트베트만의 매우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살다, 생각하다, 바라보다》는 시인으로 등단하여 소설 작가이면서 매우 독특한 관점으로 미술과 미술가에 관한 에세이를 써온 전방위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시리 허스트베트의 2012년 출간 작품이다. 시리 허스트베트의 네 번째 소설 《내가 사랑했던 것》을 우리말로 옮긴 김선형 선생은 시리 허스트베트를 “소설이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에 근거한 꾸며낸 이야기로서의 미덕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얼마나 멋지게 심리학적이고 미학적이며 철학적이고 의학적이며 사회학적인 사변을 담을 수 있는 양식인가를 기가 막히게 근사한 방식으로 입증하는, 그 누구도 감히 모방할 수 없는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는 작가”라고 표현했다. 시리 허스트베트가 소설 주인공에게 개성 있게 담아내는 그 특유의 특징을 바로 그녀만의 이런 독창적인 에세이에서 있는 그대로 읽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읽는 독자의 행운이다.
《살다, 생각하다, 바라보다》에 실린 에세이들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근간이 되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질문과 그에 관한 탐구다. 어떤 시대든 이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자처하는 다양한 종류의 의견과 신조들이 있었다. 우리 시대도 그리 다르지 않아서 그럴듯해 보이는 이론들과 해결책들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이나 과학에서도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 저자가 이 에세이를 쓴 출발점이다. 6년에 걸쳐 쓴 31편의 에세이에서 저자는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철학, 신경과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문학에서 얻은 성찰로 풀어낸다. 인간의 복잡한 현실을 두루 담아낼 수 있는 단일한 이론적 모델은 존재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여러 학문 분야 간의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별개의 담론들이 개념의 명쾌한 해명을 통해 통합될 수 있다고 믿는 이 자유로운 지적 방랑자 덕분에 우리는 이제 매우 참신한 정신적 여행에 동참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책속에서
[P.15] “욕망과 필요는 종종 겹치기도 하지만 그 의미는 서로 다르다. 나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지만 지금 내 앞에 놓여 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은 없을 수도 있다. 필요는 육체적인 편안함이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반면에 욕망은 경험의 다른 층위에서 존재한다.”
[P. 41] “형체 없는 유령에 가깝다는 그 느낌, 애매성이야말로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고, 내가 책 속에 집어넣고 싶은 것이며, 독자가 느꼈으면 하고 내가 바라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것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독자는 내가 쓴 것 속에서만이 아니라 내가 쓰지 않은 것 속에서도 그것을 찾아야 할 것이다.”
[P. 127] “지각과 마찬가지로 기억은 수동적인 검색이 아니라 상상력이 관여하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과거를 재창조하고 있지만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다. 착각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거짓과는 다르다. 우리가 거짓말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사실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