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知를 받쳐 주는 책, 출판, 문자에 대해 조선의 출판문화 ─후지모토 유키오 藤本幸夫 언어학자 출판도시에서 ‘책’을 생각하다 ─김언호 金彦鎬 출판인 지知와 한글에 부치는 서장序章 ─노마 히데키 野間秀樹 언어학자
후기 추천도서 목록
이용현황보기
한국의 知를 읽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1963339
028.1 -14-3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1963340
028.1 -14-3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1977602
028.1 -14-38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0001977603
028.1 -14-38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사상 최초, 한일 지식인 14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지知 프로젝트
2014년 2월, 일본의 쿠온 출판사에서 『한국·조선의 지를 읽다』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한국의 지식인 46명, 일본의 지식인 94명이 ‘한국의 지知란 무엇일까?’라는 뜻밖의 질문에 진지하고도 열정적인 답변을 남겼다. 이 책 『한국의 지知를 읽다』는 『한국·조선의 지를 읽다』의 한국어판이다. ‘한국의 지’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에는 어떠한 것이 포함될 수 있을까? 한국인인 우리들은 한국의 ‘지’와 함께 듣고 말하고 생각하며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감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인’, ‘전문인’은 익숙해도 그 모든 것의 총합인 ‘지知’라는 단어는 너무나 낯설기만 하다.
우리가 ‘한국의 지’라는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무심히 지내는 사이, 오랜 세월 한글을 사랑하고 공부해 온 한 정열적인 일본인 학자 한 사람이 ‘한국의 지’에 주목했다. 그의 이름은 노마 히데키, 세계문자사에서 ‘한글’의 혁명성을 말하는 책 『한글의 탄생』으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글학회 주관 제6회 주시경상을 받은 인물이다. 『한글의 탄생』은 한마디로 일본인 언어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보편적 ‘문자’로서의 한글의 모든 것이다. 일본인 학자이기 때문에 민족주의적 맥락을 배제한 객관적인 관점으로 한글의 구조를 통찰하며 ‘소리가 글자가 되는’ 한글의 혁명성을 철저한 이론적 근거와 탁월한 문체로 흥미진진하게 그려 낸다. 201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일본 지식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 주며 마이니치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제22회 아시아태평양상을 받았다. 『한글의 탄생』이 ‘지’의 관점에서 한글을 조명한 그의 첫 번째 ‘지’ 프로젝트라면, 『한국의 지를 읽다』는 ‘지’의 관점에서 한국의 지 전체를 조망한 그의 두 번째 ‘지’ 프로젝트다.
“심한 말일지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이라는 단어와 ‘지知’라는 단어가 붙어서 논의된 적이 기본적으로 없습니다. 물론 한국의 예술, 영화와 드라마, 노래, 배우, 가수 등 대중문화는 일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예술로서 감동하긴 했지만, ‘지’로서 함께하는 대상은 아닙니다.” (노마 히데키 인터뷰 중에서)
한국과 일본은 좋든 싫든 오랜 세월 서로의 역사를 공유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활발한 교류가 있어 왔다. 또한 한국인 입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오래전부터 일본에게 대륙의 문화를 전해 주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 한국은 ‘지’라는 단어와 함께 논의되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니. 우리가 ‘한국의 지’라는 존재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그저 어렴풋한 것으로만 남겨 놓을 때, 그동안 쌓아 온 모든 ‘지적 세계’의 결과물이 하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이 일본인 학자의 대답은 간단한 듯하면서도 실로 명쾌하다. ‘지’의 전달자 ‘지식인’들에게 한국의 지와 ‘스친’ 순간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여기서 ‘지식인’은 ‘한국의 지식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본어권의 학자가 기획자로 나선 만큼 한국과 일본의 대표 지식인들을 모두 아우르며 보편적 지로서의 ‘한국의 지’를 살펴본다. 한 희귀하고도 열정적인 학자의 비범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노력으로 한일 양국 140명의 지식인이 ‘한국의 지’를 논하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사상가, 언어학자, 소설가, 현대미술가 그리고 영화감독까지 한 나라의 ‘지知’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모이다
이 책의 편자 노마 히데키는 한일 양국의 지식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한국의 지를 알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한국의 ‘지’와 만나게 해 준 책을 1권에서 5권 정도 추천하고 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적어 주세요.” 한 사람의 지식인은 한 나라의 ‘지’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될까? 지식인과의 만남, 예술 작품을 통한 간접 경험 등 여러 경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한 가지다. 책! 그렇다. ‘지’는 책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 책은 책 안내서의 형태로 독자들에게 한국의 ‘지’를 소개한다. 사상가이자 문예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은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번역하여 일본에 러시아 문학 붐을 일으킨 가메야마 이쿠오는 김지하의 『불귀』를, 『화산도』라는 방대한 작품으로 제주 4·3사건을 고발한 재일한국인 작가 김석범은 문경수의 『한국현대사』를, 일본의 대표적 출판사 헤이본샤의 출판인 류사와 다케시는 김구의 『백범일지』를,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는 리영희의 『분단민족의 고뇌』를 추천했다. 『창작과 비평』의 창간인이자 한국 재야 원로의 좌장격인 백낙청은 김석철의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을,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한 건축가 승효상은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이제는 한국문학의 얼굴이 된 신경숙은 최인훈의 『광장』을, 한국영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영화감독 이명세는 고은의 『이중섭 평전』을,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이상남은 구보타 시게코의 『나의 사랑, 백남준』을 추천했다. 모든 책이 ‘한국의 지’라 부르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면서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다양하게 한국의 지를 조망한다.
이 쟁쟁한 필진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 위한 과정은 당연히 쉽지 않았다. 편자가 처음 필자들에게 편지를 보냈을 때 응답률은 고작 20% 정도였다고 한다. 편자의 편지를 받은 일본어권의 필자들은 자신은 한국의 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집필 자격이 없다고 했고, 한국어권 필진의 경우 이런 방대한 주제에 걸맞은 글을 쓸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렇듯 ‘한국의 지’는 우리 안에서도 타자 안에서도 머물 곳이 없었다. 필자들의 이런 반응에 노마 히데키는 편지를 다시 보냈다. “한국의 지 전체에 입각하여 책을 추천해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거꾸로 그런 일 자체가 지극히 곤란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식에 관여하고 계신 여러 분에게는 반드시 한국의 지와 스친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순간을 공유하고 싶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한국의 지에 다가가는 소중한 실마리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처음 기획된 2013년 3월경부터 일본어판이 출간된 2014년 2월까지, 노마 히데키와 140명의 필자들은 한국의 지를 규명하기 위해 1,000통이 넘는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140명이 ‘한국의 지’와 부딪힌 순간을 담은 이 책은 이런 길고도 치열한 시간을 통해 완성되었다. 일본에서 출간된 『한국·조선의 지를 읽다』는 출간과 동시에 일본 지식사회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예술신초』 등의 언론에 보도되었다. 또 일본어판은 2014년 10월 1일 제12회 파피루스상 수상작에 선정되었다. 파피루스상은 일본에서 ‘제도로의 아카데미즘의 이상으로 달성된 학문적 업적’이나 ‘과학 저널리스트에 의한 실적’을 이룬 출판물에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으로, 2003년 제1회에는 자연철학자이자 1960년 말엽의 반체제 학생운동인 전공투 운동의 대표적인 지도자인 야마모토 요시타카(山本義隆, 1941~)의 『과학의 탄생』(한국어판 제목)이 수상했다. 이 책은 마이니치출판문화상과 오사라기 지로(大佛次?)상까지 수상하여 독서계의 화제가 되었다.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이 책 『한국의 지를 읽다』의 일본어권 필자로도 참여했다.
일본어권과 한국어권의 지식인들은 바로 이 책들을 통해 한국의 ‘지知’를 만났다
그렇다면 한일 양국의 지식인은 ‘한국의 지’를 만나게 해 준 책들로 어떤 책들을 추천했을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압도적인 추천을 받은 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지’라는 것은 광대한 것이다. 어느 한 권의 책이 감히 한국의 ‘지’로 불릴 수 없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시대의 수많은 책이 날실과 씨실로 문양을 만들고 그 문양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가치를 인정받을 때, 그것은 비로소 인류의 ‘지’의 한 조각이 된다.
일본어권 필자들이 추천한 책은 총 265종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중에서 필자들의 누적 추천을 받은 책의 종수가 고작 26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대부분의 책이 단 2번의 추천을 받았고 가장 높은 추천을 받은 책이 6번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한국의 지를 대표하는 책이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지식인들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 산재되어 있는 지식의 총체가 ‘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무엇일까? 일본어권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이 책의 편자 노마 히데키의 『한글의 탄생―<문자>라는 기적』이다. 아마도 이 책의 편자의 저서라 쉽게 눈에 띄었다는 장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외에도 매우 많은 숫자의 한글 관련 책이 ‘한국의 지’를 만나게 해 준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것은 ‘한글’의 지적 성과가 ‘한국의 지’ 전체에서 그만큼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은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김중혁 단편집 『악기들의 도서관』이다. 일본과 한국 양국의 지식인들의 추천한 도서 중에는 의외로 문학작품(에세이 포함)이 눈에 많이 띄었다(일본어권 추천 도서의 경우 전체 도서의 27%). 이것 또한 뜻밖의 결과로, ‘지’라고 하면 으레 어려운 사회과학서나 연구서를 떠올리기 쉽지만, 지식인들은 한 나라의 문화적 수준을 보여 주고 정서를 드러내는 문학작품을 한 나라의 매우 중요한 ‘지’의 요소로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어권의 필자가 추천한 책은 총 135종이다. 한국어권 필자들의 경우 중복되는 책이 일본어권 필자들보다도 적어서 단 5권의 책만이 중복 추천을 받았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은 『김수영 전집』(전2권)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전7권)로 각 4번의 추천을 받았다. 이외 박경리의 『토지』(전20권)와 이상의 『정본 이상 문학전집』(전3권), 이우환의 『만남을 찾아서』가 각 2번의 추천을 받았다. 한국어권 필자들의 경우 역사적 가치와 함께 대중성을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고려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일본어권 필자들과 마찬가지로 문학을 한국의 ‘지’를 형성하는 주요 요소로 봤다(한국어권 필자들의 경우 전체 추천 도서의 31%가 문학작품).
한국어권과 일본어권 필자가 공동으로 추천한 책으로는 최인훈의 『광장』,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전7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박경리의 『토지』(전20권), 노마 히데키의 『한글의 탄생―<문자>라는 기적』이 있다. 학문적 가치와 작품성은 물론이고 대중성까지 확보한 이와 같은 책들을 한일 지식인들은 한국의 ‘지’로 꼽았다.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문화지성사적 교류를 해 왔다. 하지만 근대 이후 양국은 역사적 질곡으로 인해 그러한 밀접한 교류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더욱이 양국 모두가 서구 중심의 지적 전통과 흐름을 수용하고 따라잡는 데 주력해 온 점 또한 한일 양국의 역사 저변에 흐르는 지적, 문화적 교류사를 외면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근현대에 이루어진 ‘한국의 지’에 대한 이해를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이 앞으로 한국어권과 일본어권의 오랜 지적 교류를 연구하고 의미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는 작업에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속에서
최근에 새삼스레 그의 고찰이 매우 예견에 넘치는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일본인은 ‘축소할’ 때에는 독창적이고 훌륭하지만 ‘확장’하는 일은 적성에 맞지 않아 파탄을 맞이하고 만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메이지 이후의 일본 국가가 그 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일본은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저자는 말한다. 그의 짐작은 들어맞았다. (가라타니 고진,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에 대한 글 중에서)
뚜렷하게 봉오리를 피우는 기억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반체제 시인으로 알려진 김지하다. 박정희 정권에 반기를 들고 두 번이나 사형판결을 받은 김지하를 생각하면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던 것을 기억한다. 한국에는 이토록 강한 사람이 있구나! 학원분쟁의 폭풍이 가라앉고 나서 러시아 혁명시인 마야콥스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인 만큼, 김지하의 인상은 한층 더 타오르는 듯했다. (가메야마 이쿠오, 김지하의 『불귀』에 대한 글 중에서)
문경수의 『한국현대사』 머리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주변 자체에 내재하는 사람들의 삶이나 생각이 거꾸로 중심을 비추는 상호작용에 의해 한국현대사의 역동성은 형성되어 왔다.” 이렇듯 기존의 역사관에는 결여되어 있는 관점으로 서술한 이 책을 읽고 나는 몹시 감명을 받았다. (김석범, 문경수의 『한국현대사』에 대한 글 중에서)
조지 오웰은 내셔널리즘과 애국심을 구별했다. 내셔널리즘의 경우 현실을 무시한 체면 경쟁, 세력 확장이 일어나는 데 반하여 애국심은 “자신이 속한 특정한 지역과 특정한 생활양식에 대한 헌신”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김구는 오웰이 말한 애국심에 속할 것이다. 이웃나라의 ‘민족주의’에는 ‘백범적 애국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일본의 내셔널리즘을 반성하기 위한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류사와 다케시, 김구의 『백범일지』에 대한 글 중에서)
한국 지식인의 지적인 발자취를 알고 난 뒤 지적 흥분을 느낀 것은 1970년대였다. 한국의 군사독재정권과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한 나머지, 왜 이토록 오래도록 절망적인 투쟁을 지속해 왔는지 알고 싶었다. 리영희는 『분단민족의 고뇌』가 나온 해 일본을 방문하여 내 연구소에 들러 주었고, 그때부터 나와 리영희는 그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었다. 그가 쓰는 문장의 치밀함과 예리함은 놀라고도 남을 정도지만 인품은 실로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와다 하루키, 리영희의 『분단민족의 고뇌』에 대한 글 중에서)
김석철은 뛰어난 건축가이면서 도시설계가로서는 한국에서 ‘대가’의 이름에 값하는 거의 유일한 인물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을 ‘한국의 지’의 한 예로 주목한 것은 실용적 가치를 떠나, 이 책이 저자의 방대한 인문·사회·자연과학적 지식과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경륜이 탁월한 설계 능력과 결합된 ‘종합적 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백낙청, 김석철의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에 대한 글 중에서)
이 책은 분단과 전쟁으로 파괴된 전통문화의 몰락과 변해 가는 농촌을 형상화시켰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투쟁 관계로 파악하지 않고 계급 문제를 대결 구도로 이끌지 않았다는 평과 함께, 고향보다 더 그윽한 고향의 풍경을 재현해 낸 문체가 토속의 맛을 느끼게 하므로 한국의 지를 아는 데 좋겠다. (승효상, 이문구의 『관촌수필』에 대한 글 중에서)
이명준은 자신이 선택한 제3국으로 가는 배 위에서 바다 속으로 투신하고 만다. 남쪽에서 살 수도 북쪽에서 살 수도 없었던 이명준이 제3국으로 가는 길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이 광경은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국문학 안에서 잊을 수 없는 불후의 장면이다. (신경숙, 최인훈의 『광장』에 대한 글 중에서)
책을 산 그날, 나는 밤을 새워 책을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아, 예술가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날 그 책을 통해 나의 미래를, 영화감독의 삶을, 예술가의 자세를, 영화감독이 되기 위한 입문서를 읽은 것이었다. 폴 고갱이 자유를 위해서 배가 고파도 목걸이를 매단 개가 되지 않고 배고픈 늑대로 살았던 것처럼. (이명세, 고은의 『이중섭 평전』에 대한 글 중에서)
책은 인간 백남준의 인생과 ‘예술을 모른다.’는 백남준의 예술을 조용하게 진술한다. 1960년대 뉴욕의 반항아들은 고립된 고급예술에 반기를 들고 조지 마키우나스를 중심으로 플럭서스Fluxus 본부를 창설하고 무정부주의, 허무주의의 극을 행위예술로 표현했다. 책은 시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에 초대한다. 독자들은 백남준과 구보타, 그의 주변 작가들과 함께 뉴욕 아방가르드의 거리를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남, 구보타 시게코의 『나의 사랑, 백남준』에 대한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