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수 서시 | 초상 앞에서 | 문 | 베다니 서정 | 마리아 소묘 | 겟세마네의 밤 | 부활의 노래 | 잔 | 단초 | 기도 | 엠마오 도상 | 귀향초 | 풍경 | 나의 시첩
김경수 기도하는 뫼들 | 달밤에 | 이 상투를 보라 | 실향민의 노래 | 한 편의 시를 위하연 | 두 방울의 눈물 | 겨울 찬가 | 하찮은 바람도 | 떡과 포도주 | 내 사랑이 네 몸에 닿을 때 | 돌의 노래 | 내가 교회를 사랑하는 것은 | 정말 겁나는 것은 | 개 버릇 | 못 자국 | 새해 새 아침 | 내가 먼저 죽더라도
문익환 새삼스런 하루 | 덤 | 나의 첫 기도 | 당신은 언제나 내 뒤에 계십니다 | 손바닥 믿음 | 예수의 기도-4 | 양심이라고 | 사랑의 역설 | 백두산 천지 | 하느님의 바보들이여 | 나무의 양심 | 내가 바라는 세상 | 잠꼬대 아닌 잠꼬대 | 히브리서 11장 1절 | 나의 슬픈 님 | 땅의 평화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백 |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편지 | 어머니, 나의 어머니 | 사십 대 |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이 시대의 아벨 | 야훼님 전 상서 |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 | 수유리의 바람 | 성금요일 | 부활 그 이후 | 기 | 폭풍 전야 | 서울 사랑 | 히브리전서 | 하관 | 신 없이 사는 시대의 일곱 가지 복
이용현황보기
땅에 쓴 글씨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108810
811.15 -16-9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108811
811.15 -16-9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윽박지르는 바리사이들 앞에서 예수가 묵묵히 땅에 쓴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가난과 군부 독재에 신음하던 이 땅에, 가장 복음이 절실하던 그 시절에 예수의 말씀을 마음으로 녹여내 울부짖으며 시로 써낸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쓴 글자 하나하나는 아마도 예수가 땅에 묵묵히 글씨를 쓰던 마음과 같으리라. 송창근, 김재준, 김정준, 임인수, 김경수, 문익환, 고정희 등 한국 기독교사와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의 절창을 모아 《땅에 쓴 글씨》로 펴냈다. 광야같이 메마른 마음밭에 말씀의 꽃이 피어나듯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예수가 땅에 쓴 글씨가 새겨지길 기대한다. 이 시집의 수익금은 장공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는 ‘아름다운 도서관’ 사업에 사용된다.
| 출판사 리뷰 |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성 프란체스코의 청빈을 실천한 만우(晩雨) 송창근 목사는 <찰나의 영원>에서 “과거도 아니요 미래도 아닌 / 이 찰나에서만 나는 영원한 세계를 바라봅니다”라고 고백한다. 동방의 예루살렘 평양에 있는 산정현교회에서 사목을 하다가, 부산으로 내려가 성빈학사를 세우고 윤락가 고아들을 돌보기까지 그의 삶은 바로 찰나가 영원이 되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 그런데다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라는 다짐은 그의 삶과 영성이 얼마나 그리스도를 향해 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자신은 사라지고 오직 가장 작은 이들을 향한 예수의 사랑에 휘감겨 그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이다. 그의 시가 마음을 울리는 것은 그 아름다운 곡조만큼 향기로운 삶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장공(長空)이라는 호를 듣는 것만으로도 김재준 박사가 한국 신학에 끼친 영향과 무게가 절로 떠오르지만 우리는 그가 남긴 시를 통해 주님을 향한 또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새벽 날개 타고>에서 “땅에서 소임 받아 / 주님 나라 섬기다가 / 주님 오라 하실 때에 / 주님 품에 옮기나니”라고 노래하는 것은 그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새벽 날개 햇빛 타고 / 하늘 저편 가더라도 / 천부님 거기 계셔 / 내 고향 마련하네”라는 그의 믿음이 우리 모두의 믿음이 될 수 있도록 바라는 기도가 나오게 하는 시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한국적 신학의 수립에 힘쓴 김정준은 <주님의 것>에서 “내 과거나 현재도 죄뿐이요 / 또 내 미래도 거룩한 보증을 할 수 없건만 / 그저 주님은 나를 주님 것이라 말씀하나이다”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죄를 사함 받은 기쁨만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주님, 이것이 주님의 소유의 하나이오니 / 쓰셔도 당신 뜻, 또 버려도 당신 뜻이외다. / 다만 당신의 뜻만이 이루어지사이다”라는 결구처럼 그리스도에 대한 온전한 순종만이 참된 구원이요 기쁨임을 노래하고 있다. 시편을 자신의 말로 녹여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 작품은 그의 신학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에 닿아 있다. 기독교적 선의 바탕으로 신앙, 소망, 사랑에 의해 허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임인수는 <초상 앞에서>에서 “임의 얼굴을 / 보는 때부터 / 나는 언어를 잊었노라”라고 이야기하지만 그의 시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다. 그러나 단지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엠마오 도상>에서 “마땅치 아니하냐 / 임의 영광이 / 자세히 밝히시니 / 마음 뜨거워 / 마음 뜨거워”라고 탄식하는 것처럼 주님 말씀에 갈급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간결하고 아름답지만 주님을 향한 마음만은 뜨거운 그의 시는 아름다운 기도다.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시간을 영원으로 영원을 시간 속에 서정화하는 기독교 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김경수는 <기도하는 뫼들>의 부제가 ‘우리의 기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인 것처럼 기도가 곧 시인 경지를 보여준다. <한 편의 시를 위하연>에서 “한 편의 시를 위하연 / 몇만 권의 책과 창세기 첫 장에서 / 요한계시록에 이르는 길이의 / 머나먼 여행과 비바람과 / 눈보라에도 익숙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듯이 그의 시작이 곧 기도며 구도임을 짐작할 수 있다. 통일 운동가로 명성이 높지만 뛰어난 구약학자인 문익환은 학자에서 투사로, 학교에서 감옥으로 이어진 그의 삶 전체가 오롯이 담겨 있는 시작을 남겼다. <덤>에서 “나의 인생보다도 소중한 덤을 / 이렇게 한 아름 안겨 주신 / 아- / 그분의 말씀은 절로 다 노래라서 / 그분께 내 마음을 아뢰려다가 나는 / 덤으로 노래를 익혔다”라는 고백처럼 그의 시는 아름다운 노래다. 하지만 <땅의 평화>에서 “평화를 애타 바라는 / 하느님의 뜨거운 마음입니다 / 간절한 땅을 딛고 서서 / 발바닥은 불이 됩니다 / 몸은 선 채로 타는 제물이 됩니다”라고 역설하는 것처럼 그의 삶이 오직 주님의 평화를 나누기 위해 봉헌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송축함이여 내 입술로 항상 주를 찬양하리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강한 의지와 생명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노래한 시인인 고정희는 <상한 영혼을 위하여>에서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주님의 구원에 대한 소망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약자에 대한 동정을 넘어 강자의 불의를 고발하면서도 그것을 포용하는 영적 깊이를 보여준다. <야훼님 전 상서>에서 “우리가 저 대지의 주인일 수 있을 때까지 재림하지 마소서. / 그리고 용서하소서. / 신도보다 잘사는 목회자를 용서하시고 / 사회보다 잘사는 교회를 용서하시고 / 제자보다 잘사는 학자를 용서하시고 / 독자보다 배부른 시인을 용서하시고 / 백성보다 살쪄 있는 지배자를 용서하소서”라는 절규는 이 시대의 문제를 날카롭게 해부하면서도 그 상처를 보듬는 시인의 마음, 즉 예수를 닮은 마음을 보여준다. 《땅에 쓴 글씨》는 ‘이 시들이 오늘 분노와 좌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한줄기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편집 위원들의 바람처럼 주님에게는 찬양이 되고, 우리에게는 위로가 되는 소중한 시편들이 담긴 귀한 보석함이다. 이 시집을 통해 메마른 현대 사회 속에서 나라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우고 영혼과 감성에서 우러나오는 시심을 퍼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책속에서
[P.4] 예수는 시인이다. 시인은 혁명가이다. 땅에 하늘을 몸으로 쓰는 사람이다. 예수가 땅 위에 쓴 글은 하늘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떡만이 아닌 말씀으로 살아야 할 인간이 하늘을 잊었다. 하늘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땅의 중력에 끌려 살고 있다.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타인을 향한 미움의 돌을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주님이 땅에 쓴 하늘을 읽어야 한다.
[P. 7] 시를 품고 쓰는 마음을 시심(詩心)이라 할 때 시심의 눈은 선하고 맑다. 선하고 맑은 눈으로 세상 만물을 대할 때 시다운 시를 품고 쓰게 된다. 또한 시심의 심장은 간절하고 절실하다.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이 그에 걸맞은 말을 만날 때 감동적인 시가 된다. 세상 만물을 대하는 선하고 맑은 눈과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은 신앙인에게도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일 것이다.
[P. 183] 오늘 우리 사회 안에 참다운 신앙 시가 혼을 울리고 우리의 손을 잡고 신에게고 끌고 가는 감동의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신앙 시가 지향하는 바가 영혼, 사랑, 인간, 소망 등의 모든 기독교적 이상의 구현이라고 할 때에 시와 신앙 시의 차별은 신에게로의 지향이 어떻게 용해되어 있는가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한국 시단에 신앙 시가 삶의 명정한 진실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길에 이들의 시편들이 기여하고 있는 무게를 다시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