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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명/저자사항
서울시민 인권헌장 / 문경란, 홍성수 인기도
발행사항
서울 : 경인문화사, 2015
청구기호
323.4 -16-8
자료실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형태사항
396 p. : 삽화, 표 ; 23 cm
총서사항
공익과 인권 ; 25
표준번호/부호
ISBN: 9788949911649
제어번호
MONO1201608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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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사: 기억을 기록으로

제1장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과정과 쟁점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문경란
들리지 않는 메아리의 기억들 ■ 정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 씨름한 127일간의 여정 ■ 이하나
대립과 연대의 장 ‘서울시민 인권헌장’ ■ 임인자

제2장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분석과 평가
서울시민 인권헌장의 구성체계와 특징 ■ 홍성수
서울시민 인권헌장과 성소수자 차별금지 ■ 염형국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을 통해 본 인권의 정치 ■ 김형환
성소수자 인권운동과 무지개농성 ■ 이나라

제3장 집중 토론
인권의 실현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한계 ■ 이준일
인권의 정치, 인권을 위한 정치 ■ 류은숙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의 평가와 과제 ■ 은우근
시민주체 숙의민주주의로서의 인권헌장 제정 ■ 박홍순

제4장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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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128507 323.4 -16-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128508 323.4 -16-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 제공)

    시민이 주도하고 참여해 만든 서울시민 인권헌장,
    그 주역들이 엮어낸 <서울시민 인권헌장> 스토리!

    세계사에 유례없는 일대 사건이자 대한민국 시민권 역사의 빛나는 쾌거!
    침착하고도 치열했던 127일간의 인권여정의 기록을 담은 책


    <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2014년 8월 6일, 190명의 서울시민이 한자리에 모였다.
    1천만 시민의 대표자로 뽑힌 시민위원,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에 박원순 시장이 위촉장을 건넸다. 한국은 물론 세계 인권사에 유례없는 일이다.
    시민 스스로의 손으로 인권헌장을 만든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에 넘쳤다. 127일 동안 간단없이 이어진 무수한 모임에서 풍성한 대화의 향연이 열렸고, 결실을 알리는 문서가 탄생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시장의 입을 통해 공식 선포되지는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시민의 이름으로 제정된 최초의 역사적인 인권 문서다. (중략)
    ‘2014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1천만 시민의 삶에 눈물과 한숨을 지우려는 다짐이자 요구다. 이는 시민의 권리이자 시정부의 책무다.” (발간사 중에서)

    <인권은...>
    “흔히 인권의 역사는 피와 한숨의 역사라고 한다. 한때 즐겨 외치던 구호가 있었다. ‘민주주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앞서 흘린 피의 대가로 일상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이제 핵심은 피가 아니라, 눈물과 한숨이다. 힘없는 자의 눈물, 소외된 사람의 한숨을 달래어 품어주지 않는 정부는 제대로 된 정부가 아니다.
    인권은 사람사이에 높낮이를 재지 않는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내치지도 않는다. 인권의 길에는 종착역도, 정답도 없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하고, 또 발전하는 것이 인권이다.”
    (발간사 중에서)

    <이 책은>
    이 책은 2014년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을 위한 127일간의 역경을 기록했다.
    총 13편의 글과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관련 자료가 실려있는 이 책은 침착하고도 치열했던 2014년 인권여정을 이끈 190명의 집단기억을 담은 기록인 동시에 인권과 정치가 동반하는 세상에 대한 절실한 염원이 담겨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일지와 사진자료는 마치 하나의 기록영화를 보는 듯 당시의 과정을 생생히 엿보게 한다. 집필자는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제정위원(시민위원과 전문위원)들로서 127일간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 때로는 울분을, 때로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과정의 기록이다. 또한 인권헌장의 내용과 의미, 세부 쟁점에 대한 평가까지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시민위원들은 생업을 마친 뒤 회의장으로 달려와 야심함 밤까지 머리를 맞대고 ‘시민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의견이 충돌하고 토론 자체가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시민위원들은 스스로의 뜻에 따라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최종 결정했다. 토론과 토론, 성찰과 고민이 낳은 숙의민주주의의 결실이자 시민이 역사의 실질적인 주권자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 또한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전문성을 요구하는 인권문서를 과연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날려버린 순간이기도 했다. 이제까지 시민들은 기회가 없었을 뿐 멍석을 깔아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니 스스로의 힘으로 멋진 무대를 만들어냈다.” (책이 나오기까지에서)

    책에는 ▶인권헌장을 선포하지 않고 무산시킨 서울시의 태도변화 ▶그 배경이 됐던 성소수 차별금지 사항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란과 파장 ▶공청회장에서의 폭력과 혐오 ▶인권헌장을 최종 결정한 6차 시민위원회에서의 치열한 논의와 통과의 순간 등도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서울시가 인권헌장이 무산됐다고 발표한 뒤 몰아친 성소수자 시청 점거 농성이라는 후폭풍과 결국에는 시민위원들의 입을 통해 선포됐던 인권헌장 낭독식 장면까지 인권헌장의 스토리는 이어진다.

    ***

    마을 주민이 함께 그리는 공동벽화 … 인권헌장 제정의 필요성
    헌장 제정의 과정 자체가 민주시민으로 성장해가는 살아있는 인권교육의 장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은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사항 이었다. 서울특별시 인권기본조례도 인권헌장 제정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제정의 필요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근대시민혁명을 겪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권리의식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국민의 기본권을 명시한 헌법이 있고 한국이 가입하고 비준한 국제인권조약이 있지만 다수의 시민에게는 생소하다.
    인권헌장 제정 과정은 2014년 서울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인권이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존엄하게 사는 것인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하며 함께 논의하고 공간하는 시간이었다. 시민이 서울의 주인이며 서울이란 도시 공간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는 것, 시민이 인권헌장을 만드는 것은 바로 그 같은 의미를 깨닫고 가슴에 새기는 과정이었다. 또한 인권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각성된 인권의식과 주장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인권보장의 의무자로서의 국가에 대한 인식은 주권의식보다 더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이 주권자로서 인권헌장을 만들고,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증진할 의무가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인권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삶을 규정하는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존엄한 삶의 핵심요소”
    … 시민이 만드는 인권헌장의 의의


    위로부터 주어진 권리가 시민의 진정한 인권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 자칫 집권자의 치적의 하나로 간주되거나 인권옹호의 알리바이성 문서로 남을 위험이 크다.
    전문가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어떤가? 전문성을 살리면서 신속하고 멋지게 만들 수 있겠지만 ‘그들만의 잔치’가 되기 십상이다.
    인권헌장 제정의 목적 중 하나는 시민이 스스로 인권의 주체임을 확인하고 자각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인권헌장 제정에 참여하고 그 과정을 주도해야 한다.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규정하는 정책에 일정한 목소리를 내는 일은 그 자체로 존엄함 삶의 핵심 요소이다. 사람은 자신이 참여해 목소리를 낸 일에 대해서는 더욱 헌신적으로 관여하고 각별하게 책임지고 행동한다. 자기주장을 통해 인간이 내면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는 우는 자력화(empowerment)를 실현해나가는 것은 인권이행이 추구하는 목표다.

    시민위원후보를 공개모집했더니 무려 1570명이 지원했다. 이를 25개 구청과 성별, 나이별로 구분한 뒤 제비뽑기를 해 150명을 선발했다. 경쟁률이 무려 10.5대 1이나 될 만큼 치열했다.

    인권헌장은 시민성과 전문성의 합작품

    인권 전문가, 인권 연구자, 마을만들기 활동가, 시민참여 전문가, 홍보전문가, 시의회 의원, 서울시 명예부시장 등 각계의 전문가 40명이 전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이들은 시민위원들이 실질적인 주체가 되고 인권헌장 제정의 전 과정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문위원들은 우선 시민위원들이 잘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둘째, 시민위원들이 토론한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한 뒤 다음번 시민위원회 때 토론자료로 제공했다. 셋째, 회의 때 촉진자(facilitator)와 간사, 자문역할을 맡았다. 이를 위해 토론회의 전문가로부터 촉진자 교육도 받았다.
    전문위원들은 인권헌장 제정 준비작업까지 포함하면 40회가 넘는 회의를 통해 인권헌장 제정을 뒷바라지했다. 전문위원들의 회의 또한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민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갔다.

    여섯 차례의 대장정…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

    인권헌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총 6차례의 시민위원회가 개최되었다. 분과에 따라 한차례 더 회의를 하기도 했다. 토론은 보통 3~4시간이 소요되었다. 시민위원회는 인권헌장 제정을 위한 모든 것을 논의하고 결정했다. 시민위원회는 ▶일반원칙 ▶참여와 소통 ▶안전과 복지 ▶문화와 환경 ▶더 나은 미래 ▶헌장의 이행과 같이 6개 분과로 구성되었다.
    여기에 일반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강남북 권역별 토론회와 공청회가 추가되었고 9개 분야 전문가단체 간담회도 열었다. 온라인 상으로도 의견을 수렴했다.
    시민위원회는 흥분과 열기가 넘쳤다. 귀갓길 시민위원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웃음이 가득했다. 위원회는 3차를 넘어서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을 놓고 간혹 인신공격이나 혐오적인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적 토론의 일등 공신… 포스트잇과 모래시계, 그리고 나무구슬

    회의장 환경과 자리 배치, 회의 진행 방식과 과정 모두가 기존 방식을 탈피하고 인권친화적으로 구성되었다.
    회의장에는 시민위원을 위한 대형 원탁 12개가 마련됐다. 누구나 중심이 될 수 있고 우열이 없으며 각자의 거리를 존중하는 평등한 공간배치를 위해서였다.
    발언권을 독점하는 빅마우스(big mouth)를 견제하기 위해 포스트잇과 모래시계, 그리고 나무구슬이 제공됐다. 시민위원들은 발언 전에 포스트잇에 핵심단어를 적어 발언할 때 참고한 뒤 큰 종이에 붙여 토론 이후 발표시간에 각 분과의 의견을 종합하는데 이용됐다. 모래 시계를 활용해 1회 발언을 3분으로 제한했다. 시민위원 1인당 나무구슬 3개를 제공하고 발언할 때마다 하나씩 내도록 했다. 사회자가 발언권을 독점하지 않도록 촉진자역할을 맡았다. 효과적인 회의진행에서 명심할 그라운드룰도 만들었다.
    이 모든 장치와 도구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소외된 참석자 없이 회의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

    인권헌장 OUT … 아수라장이 돼버린 공청회장

    논란이 된 사항은 인권헌장에 차별금지조항을 어떻게 명시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국가인권위원법 등에 명시된 것처럼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19가지 차별금지 사유를 열거하는 안과 차별금지 사유를 일일이 나열하지 않고 차별은 금지되어야한다고 포괄적으로 명문화하는 안이었다.
    이 논의가 시민위원회에서 제대로 토론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 등에서 7개 신문에 일제히 광고를 내고 서울시민 인권헌장이 동성애헌장 이라는 등의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강남북 토론회장은 물론 공청회장에 동성애 반대세력들이 몰려와 행사장을 점거하고 ‘동성애 OUT, 인권헌장 OUT’을 외쳤다. 또한 사회자의 마이크를 뺏고 혐오발언을 외쳐대 공청회가 무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동성애 반대세력들은 “성소수자를 차별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이란 단어가 열거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포괄적인 규정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왜 문제일까? ‘텍스트는 컨텍스트(맥락)와 함께 읽어야한다’는 말이 있다. 굳이 현행법에 열거되어 있는 차별금지 사유를 굳이 삭제하자는 것은 후퇴임이 분명하다. 차별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데도 동성애에 대한 폭력적인 언행을 공공연하게 해대는 것을 감안하면 인권헌장에 차별금지 조항이 포괄적으로 규정될 때 차별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정당화할 위험은 불 보듯 뻔하다. 규정을 빼자는 얘기는 아예 문제도 삼지말고 차별임을 주장하지도 말라는 것과 다름이 아니다.

    성소수자 차별금지 명문화와 서울시의 거부

    제6차 시민위원회에서 인권헌장은 최종 결정되었다. 분과 토론에서 완전 합의된 45개 조항은 박수로 통과되었다. 미합의된 5개 조항을 결정하기에 앞서 서울시는 만장일치가 아니면 인권헌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충격에도 불구하고 시민위원들은 격론과 격론 끝에 시민위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기로 하고 수차례의 투표에 의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이라는 차별금지 사유를 포함한 19개의 차별금지 사유를 열거하는 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처음엔 만장일치가 아니라는 이유로, 나중에는 정족수를 문제삼아 이를 거부했다.

    “1년에 걸친 준비과정이 있었고, 4개월동안 시민들은 절차적으로 충실하게 합의과정을 밟아왔다. 느닷없이 회의를 열어 표결을 한 것도 아니고 무려 6~7회의 회의를 통해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해왔다.…만장일치를 하라는 것은 인권헌장을 만들지 말라는 뜻이거나 아니면 반인권적이고 폭력적인 혐오세력의 요구를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으로 받아들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더 근원적으로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조항이 과연 합의 대상인가 하는 점이다. 평등은 인권의 핵심 개념이며 국제인권규약과 대한민국 헌번의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원칙이며 의무이다. 타고난 특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인권의 원칙이지 합의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 비유하자면 미국에서 인종주의를 반대하기 위해 KKK와 합의를 하거나 유럽에서 인권헌장을 만들면서 나치주의자와 합의를 해야 할 일은 아닌것과 마찬가지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중에서)

    인권헌장 사태의 후폭풍 … 성소수자 시청 점거와 무지개 농성
    시민위원이 선포한 서울시민 인권헌장


    서울시의 인권헌장 무산 선언에 참여연대, 민변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서울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급기야 성소수자들이 서울시청 로비 천장에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걸고 농성에 들어갔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던 성소수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수많은 시민과 시민사회가 동조 농성에 연대했다.
    시민위원들은 서울시가 선포를 거부하자 낭독식을 갖기로 했다. 한밤중 누군가가 스마트폰의 대화방을 통해 이를 제안하자 잠을 못이루고 있던 시민위원들이 일제히 동참의사를 밝혔다. 당초 서울시가 인권헌장을 선포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던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에 맞춰 시민위원들이 스스로 준비한 낭독식이 열렸다.
    낭독식에서 안경환 위원장은 “오늘은 기쁘고도 슬픈 날”이라며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나타난 혼란과 시행착오 또한 누구의 인권에도 높낮이가 없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하나의 진통으로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잃은 것과 남긴 것

    “서울시가 인권헌장을 채택하지 않음으로써 파생된 후유증은 간단치가 않다. 우선 시민들은 자신들이 과연 서울시의 진정한 주인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었고 자괴감과 혼란을 겪어야했다. 인권헌장이 만장일치라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제정되어야 한다고 서울시가 주장함으로써 차별금지라는 인권의 기본원칙은 합의의 대상으로 전락됐다. 이로 인해 인권이 작동해야 할 삶의 현장에 인권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조직적이고도 집요한 방해와 선동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 셈이다.

    무엇보다도 성소수자들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부인됨으로써 그들의 존엄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로 인한 파장은 길고 확산 속도는 빨랐다. 성소수자 인권 관련 사업들이 연속적으로 좌초됐다. 여성가족부는 정책대상에서 성소수자를 제외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입장을 발표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인권헌장은 손쉽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과 좌절을 극복하면서 한 장 한 장을 새롭게 써왔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역시 순탄한 길을 갔더라면 시민들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하나의 문서로만 남아 있을지 모른다. 성소수자 운동이 획기적으로 성장하고 폭넓은 지지와 연대를 확산할 수 있었던 점 또한 인권헌장이 채택되지 않음으로써 거두게 된 예상치 않은 결실이다. 성소수자들은 무지개농성을 계기로 용기있게 서울시민들 앞에 우뚝섰다. 일반 시민들은 성소수자들의 존재의 무게와 존엄의 소중함을 새삼 인식하게 됐으며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그 역량이 훌쩍 자라며 단단해졌다.

    그래도 인권헌장이 선포되지 못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시민위원들의 열정과 토론, 전문위원들의 수고는 한낱 물거품이 되고 말았나? 세계인권사상사라는 방대한 책을 저술한 미셀린 이샤이의 다음과 같은 통찰로 시민위원들과 작은 위로를 나누고 싶다.

    ‘어떤 인권문헌이 그 시대의 야만성으로 인해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하자. 그렇다 하더라도 벤야민의 말을 빌리자면 그 인권문헌은 어쨌든 인권이 진보했다는 하나의 증거로 볼 수 있다. 인권의 역사는 폭풍이 인정사정없이 휘몰고 지나간 폐허를 몇 개 남지않은 등불에 의지해 사방을 더듬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역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권헌장은 앞으로의 시민인권 향상을 위한 디딤돌로서, 시민들의 귀중한 규범으로서, 그리고 앞으로 더욱 구체화된 논의를 위한 ‘폐허 속의 작은 등불’처럼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주목과 필요성을 앞으로 더욱 잘 시민과 정부 속에 녹여내고 실천하는 일은, 인권을 사랑하는 모든 이의 공통과제일 것이다.”(인권헌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중에서)

    “2014년,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는 나름대로 당대의 기준에서 ‘최선의 문서’를 만들려고 애썼다. 당대의 시간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발전할 장래의 삶과 인권에도 유념했다.
    역사는 정치와 인권이 동지도, 적도 될 수 있다는 교훈을 가르쳐 주었다. 둘이 동지가 되면 나라도 사람도 행복하지만, 적이 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잠시 소원해졌던 정치와 인권이 동반자가 될 때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다.”(발간사 중에서)

    ***

    최종 결정된 인권헌장의 구성체계

    제1장 일반원칙
    제2장 시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서울
    - 자유로운 참여 함께하는 소통
    - 개인정보에 관한 권리와 의무
    제3장 안전한 서울, 건강한 서울, 살기 좋은 서울
    - 안전에 대한 권리
    - 건강에 대한 권리
    -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
    -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제4장 쾌적한 환경과 문화를 누리는 서울
    - 문화에 관한 권리
    - 쾌적한 환경에 살 권리
    -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권리
    제5장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서울
    - 교육
    - 일과 노동
    제6장 헌장을 실천하는 서울
    - 헌장의 이행 주체와 책임
    - 헌장이행의 방법
    - 헌장의 개정

    제 1장에 일반원칙, 제 2장 자유권, 제 3장 안전.건강.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제4장 환경권과 문화권, 제5장 교육권과 노동권, 제6장 헌장의 이행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전체적으로 안전권과 건강권이 유난히 내용이 길고 상세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 따른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에는 다른 인권헌장이나 선언과 차별되는 독창적인 내용의 조문들이 있다. 예컨대 제 7조의 정보격차 해소, 제 9조의 주민자치활동 및 자원봉사활동 등의 장려와 지역공동체 활성화, 제 12조의 재난 및 사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제13조의 안전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재난 및 안전관리시책 수립 및 추진과정에 참여할 권리, 제12조와 제15조의 피해자 및 가족에 대한 심리적 물질적 안정을 위한 보호와 지원, 제 19조의 감염병에 대한 보건의료 제공, 제33조의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제40조의 가사노동과 돌봄노도의 사회적 가치와 생활임금 조치 등은 다른 인권헌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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