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로 해야 할 의무이면서 후세에 남길 수 있는 업적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좋은 책을 만들어 낼 때이다. 고희논총의 발간도 그러한 노력 중의 하나이다. “옛사람들의 명성이 후세에 전해지는 것은 그들의 말을 글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古人之所以自表見於後也者 以有言語文章也, 蘇軾)”. 나도 이제까지 쓴 글 중 좋은 글이 있어 後學들에게 膾炙되어 조그만 이름이라도 남았으면 하는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까지 학문이란 영역에 관심을 둔지 52년이 지났다. 편저자의 학문 태도는 “論語 爲政篇 第2, 15장 學而有思(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고서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를 바탕으로 하는 독창성이 있는 연구 자세를 지향한다. 다시 말해 佛家의 ?啄同機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학문은 도중에 중단해서는 안 된다(荀子의 勸學편 중 學不可以已)”는 구절과 또 생각보다는 오히려 배움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잘 인식하여 항상 책을 가까이 하고 있다[“吾嘗終日而思矣 不如須 臾之所學也 吾嘗?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荀子, 勸學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