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리 한국문인협회에서는 『한국시인 출세작 1』을 발간하여 한국 시문학사에 하나의 작은 금자탑을 쌓은 바 있습니다. 시문학사는 문자 그대로 시의 문학사로서 여러 좋은 시들이 하나하나 걸러져서 하나의 거대한 시의 역사를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과정이 바로 이러한 체계적 정리작업입니다. 이러한 자료 정리가 시문학사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기초작업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한국문인협회에서 『한국시인 대표작 1』을 발간함으로써 지난해의 ‘출세작(데뷔작)’에 이어 더욱 큰 의의를 지닌 시문학사 금자탑을 쌓게 되었습니다. ‘대표작’이야말로 말 그대로 한 시인의 시세계를 대표하는 시로서 그 한 편의 시가 가지고 있는 의의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눈부신 사화집은 ‘빛나는 시’들의 집합체, 그 자체입니다. 무려 568명이나 되는 대한민국의 시인들이 쌓아올린 시 업적의 화려한 결정체입니다. 이 사화집에는 다양한 빛깔과 맛의 시들이 여러 가지 특별한 뉘앙스를 보여주면서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에 따라 모두 다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게 마련입니다. 특히 이미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는 중진 원로시인들보다 아직 참신하다고 할 수 있는 신인급 시인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더욱 뜻 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양적으로 적지 않은 시인 천국시대에 신진시인들이 혼자서 문단의 주목을 받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특별한 자리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시인들이 스스로 참여함으로써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만천하에 확실하게 드러낸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고 뜻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해에 발행한 『한국시인 출세작 1』이나 이번에 새로 기획한 『한국시인 대표작 1』은 이렇게 신진시인들의 특별한 잔치 마당을 마련한다는 데에 더 큰 그 기획 의도가 스며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문인협회 신진 회원들에게 골고루 문학사적 기회를 나누어주자는 우리 나름대로의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한국문인협회의 정기간행물 『월간문학』과 『한국문학인』 외에 좀 더 색다르고 뜻 깊은 자리를 여러 신진시인들에게 나누어주자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여러 시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줌으로써 이번 기획이 이처럼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한국문학의 미래를 위해서도 여러모로 뜻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우리 문단이 모두 자축할 일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훌륭한 시문학사 금자탑이 한국문인협회의 이름으로 세상을 향해 더욱 높고 크게 쌓아지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발간사’
*다시 문화적 사건
정성수(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저는 지난해(2015)에 저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에서 처음으로 기획 발간한 사화집 『한국시인 출세작 1』을 가리켜 하나의 ‘문화적 사건’이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이번엔 작년에 이어 우리 한국사회와 문단에서 다시 한 번 문화적 사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즉 한국문인협회 시분과에서 역시 처음으로 기획 출판하는 사화집 『한국시인 대표작 1』이 바로 그것입니다. 참여하신 여러 시인들과 함께 기뻐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번 일을 추진하면서 작년 사화집보다 시인들의 호응도가 예상 외로 높아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기획이 각 시인의 ‘대표작’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시인 누구나 자신의 대표작을 스스로 고르기란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68명이나 되는 많은 시인들이 자신의 대표작을 들고 이 특별기획에 참여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단한 문학적 성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등단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인들로부터 중견, 중진, 원로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세계가 펼쳐지는 이 시의 축제는 다양성과 함께 설익음과 농익음이 하나의 역동적 변주를 이루어내는 거대한 시 오케스트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적지 않은 시인들이 참여하다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여러 가지 사소한 실무적 일들이 발생하게 되어 발행 일자가 예정보다 늦추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한국시인 대표작 1』은 문자 그대로 대한민국 현역 시인들의 ‘대표작’을 한 곳에 모은 특별한 사화집으로서 그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 사화집은 한국 현대문학 시문학사의 가장 중요한 일부의 한쪽을 자연스럽게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 되는 뜻 깊은 사화집입니다. 이런 귀한 자료가 지금이라도 빛을 보게 된 것은 우리 문학이나 문단을 위해서 퍽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사화집이 우리 대한민국 시문학사와 함께 오래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좋은 책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인 본문 종이도 기나긴 세월의 부대낌 속에서 전혀 변질되지 않도록 종이에 돌가루로 코팅한 최고의 품질을 사용했습니다. 편집도 문인협회와 출판사 디자인 팀이 협의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사화집이 탄생되는 데에 임애월 편집위원의 노고가 컸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편집에서 출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모로 수고한 ‘청어출판사’의 이영철 대표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해의 『한국시인 출세작 1』과 함께 이번의 『한국시인 대표작 1』이 한국문인협회의 긴 연륜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서 상재되기를 빕니다. 또한 이 사화집에 실린 훌륭한 시들이 잘 번역돼서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지게 되기를 빕니다. 시인 여러분, 오래오래 좋은 시 많이 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