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자료 카테고리

전체 1
도서자료 1
학위논문 0
연속간행물·학술기사 0
멀티미디어 0
동영상 0
국회자료 0
특화자료 0

도서 앰블럼

전체 (1)
일반도서 (1)
E-BOOK (0)
고서 (0)
세미나자료 (0)
웹자료 (0)
전체 (0)
학위논문 (0)
전체 (0)
국내기사 (0)
국외기사 (0)
학술지·잡지 (0)
신문 (0)
전자저널 (0)
전체 (0)
오디오자료 (0)
전자매체 (0)
마이크로폼자료 (0)
지도/기타자료 (0)
전체 (0)
동영상자료 (0)
전체 (0)
외국법률번역DB (0)
국회회의록 (0)
국회의안정보 (0)
전체 (0)
표·그림DB (0)
지식공유 (0)

도서 앰블럼

전체 1
국내공공정책정보
국외공공정책정보
국회자료
전체 ()
정부기관 ()
지방자치단체 ()
공공기관 ()
싱크탱크 ()
국제기구 ()
전체 ()
정부기관 ()
의회기관 ()
싱크탱크 ()
국제기구 ()
전체 ()
국회의원정책자료 ()
입법기관자료 ()

검색결과

검색결과 (전체 1건)

검색결과제한

열기
자료명/저자사항
불교와 한글, 한국어 / 서상규 편저 인기도
발행사항
서울 : 한국문화사, 2017
청구기호
411 -17-28
자료실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형태사항
xvi, 422 p. : 삽화, 도표 ; 24 cm
총서사항
인문언어학과 복합지식 총서 ; 05
표준번호/부호
ISBN: 9788968174964
제어번호
MONO1201754046
주기사항
참고문헌 수록
2009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목차보기더보기


머리말

제1부 훈민정음과 불교 그리고 번역

한글의 탄생과 불교사상의 언어 / 노마 히데키(野間秀樹)
1. 머리말―불교사상과 ‘쓰기’의 기원
2. 사면석탑에서
2.1. 한글이 새겨진 사면석탑(四面石塔)
2.2. 사면석탑 텍스트의 언어장(言語場)에서는무엇이 일어나는가/일어나지 않는가
3. 범자와 한자와 한글―무엇이 다른가
3.1. 음절구조와 문자
3.2. 범자가 한자가 될 때, 한자가 한글이 될 때
4. 한글의 탄생과 사상, 그리고 불교사상
4.1. 사면석탑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
4.2. 훈민정음=한글 탄생의 자장(磁場)
4.3. 훈민정음=한글이 조선어의 전부를 음의 세계에서빛의 세계로 해방시켰다
4.4. 한국어의 [쓰여진 언어]가 되는 불교
5. 맺음말
5.1. 훈민정음=한글은 불교를 말하는 말 그 자체도, 말이 실현되는 언어장(言語場)도 변혁시켰다
5.2. 마지막의 물음 -[가르침]에 있어서 언어란 어떠한 것인가

훈민정음 표기법과 불전언해의 관계 / 정 우 영
1. 머리말
2. ‘훈민정음’ 자모ㆍ운용 규정
2.1. ‘훈민정음’의 자모 규정
2.2. ‘훈민정음’의 운용 규정
3. ‘훈민정음’ 표기법의 변화와 불전언해
3.1. 순경음 표기의 폐지와 ?능엄경언해?
3.2. 각자병서와 여린히읗(ㆆ) 폐지와 ?원각경언해?
3.3. 한자음의 교체와 ?육조대사법보단경언해?(1496)
4. 맺음말

불교를 통한 훈민정음 보급의 의미 / 김 슬 옹
1. 머리말: 왜 불교와 훈민정음인가
2. 연구사의 주요 맥락
3. 조선왕조 지배층의 불교 인식의 다층성
4. 불교 관련 훈민정음 문헌의 사회언어학적 의미
4.1. 동기
4.2. 언어정책 측면에서
4.3. 주체 측면
4.4. 텍스트
5. 조선시대 훈민정음 발달 단계에 따른 의미
6. 맺음말

불경 언해본의 역주 현황과 의미 / 홍 현 보
1. 머리말
2. 한글 문헌의 범위
2.1. 한글 문헌
2.2. 언해본
2.3. 한글 필사본과 한글 고문서
3. 한글 창제와 한글 문헌의 실재
3.1.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번역
3.2. 훈민정음 창제 이후의 번역
3.3. 한글 문헌의 실재
4. 한글 문헌의 분류
4.1. 동서양의 문헌 분류
4.2. 한글 문헌의 분류
4.3. 기타 분류 방법
5. 조선 시대의 간행물과 언해사업
5.1. 세종 시대 인쇄문화
5.2. 세조의 불전 간행 사업
5.3. 조선 시대 인쇄문화
5.4. 조선의 불교 관련 한글 문헌
6. 한글 문헌의 역주 현황
6.1. 우리 고전의 번역
6.2. 한글 문헌의 역주
6.3. 불경 언해본의 역주
7. 맺음말: 역주 사업의 의미와 활용

제2부 불경의 번역 그리고 한국어

한국불교에서 [화엄경]의 위상과 한글 번역 / 신 규 탁
1. 머리말
2. [화엄경] 강학(講學)의 현주소
3. [화엄경]의 이해와 해석의 지평
4. 용성과 운허의 번역에 나타나는 특징
4.1. 분과(分科)를 통해 본 용성과 운허의 비교
4.2. 역어(譯語)를 통해 본 용성과 운허의 비교
5. 맺음말

[법화경]의 번역과 운허스님의 법화경관 / 차 차 석
1. 머리말
2. 해제를 통해 본 법화경관
2.1. 각 품의 대의를 통해본 법화경관
2.2. 경전의 제목에 대한 해설과 불신관(佛身觀)에 대한 입장
3. 번역문에 나타난 법화경관
3.1. ?서품?에서 ?무량의경(無量義經)?이라 번역된 부분
3.2. ?비유품?에 나오는 불자(佛子)에 대한 시각
3.3. 번역어에 관한 문제
4. 맺음말

[금강경]의 초기 한글 번역 / 김 치 온
1. 머리말
2. [금강경]의 초기 한글 번역
2.1. ‘相’에 대한 한글역
2.2. ‘四相’의 한글해석
2.3. 게송의 한글역
2.4. ‘즉비(卽非)’의 경구(經句)에 대한 한글역
2.5. 그 외 불교용어에 대한 한글역
3. 맺음말: 초기 ?금강경? 한글 번역의 의의

실담 문자(Siddham?t?k?, 悉曇文字)의 동아시아 전래와 한글 / 김 현 덕
1. 머리말
2. 범자(梵字)의 성립
2.1. 브라흐미(Br?hm?) 문자
2.2. 굽타형(Gupta type) 문자
2.3. 실담(悉曇) 문자(Siddham?t?k?)
2.4. 데바나가리(Devan?gar?) 문자
3. 동아시아 실담학(悉曇學) 현황
4. 맺음말

제3부 한국어연구, 종교학 그리고 인문정보학

종교 언어의 언어정보학적 고찰 / 서 상 규
1. 머리말
2. 한국어 말뭉치와 그 활용의 흐름
2.1. 최초의 한국어 말뭉치
2.2. 컴퓨터 처리를 위한 한국어 말뭉치
2.3. 연세 20세기 한국어 말뭉치
3. 한글대장경 말뭉치와 그 활용
3.1. 말뭉치의 원천 자료의 입력과 국어학적 검수
3.2. 언어학적 분석과 말뭉치 주석
3.3. 한글 대장경 말뭉치의 검색
4. 종교 언어 비교 말뭉치의 구축과 분석
4.1. 비교 말뭉치의 구성
4.2. 비교 말뭉치의 구축과 가공의 문제
4.3. 종교별 특성 비교 어휘의 분포 분석
5. 맺음말

[능엄경언해] 활자본과 목판본의 대조와 말뭉치 구축 / 유 근 선
1. 머리말
2. [능엄경언해]의 간행 경위
3. 연구 대상 설정
3.1. [능엄경언해] 권 7의 현존 활자본
3.2. [능엄경언해] 권 7의 현존 목판본
4. 활자본과 목판본 비교 결과
4.1. 지정사 ‘ㅣ-’의 교정
4.2. 번역과 관련된 교정
4.3. 협주 이동의 교정
4.4. 방점의 교정
4.5. 한자음의 교정
4.6. 모음조화와 관련된 교정
4.7. 단순한 오자의 교정
5. 맺음말

국어사전과 불교 언어 / 김 한 샘
1. 머리말
2. 불교 언어에 대한 선행 연구
3. 국어사전의 불교 관련 어휘 기술 현황
4. 국어사전에 나타난 불교 용어의 일반어화
5. 맺음말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사업의 성과와 과제 / 이 재 수
1. 머리말
2. 21세기 대장경의 의의
2.1. 대장경의 현대적 조망
2.2. 소통의 관점에서 본 역경활동
2.3. 한글대장경 편찬사업
3.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 사업
3.1. 대장경 전산화로 시작된 전자불전
3.2.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 사업의 성과
4. 한글대장경의 향후 과제
4.1. 통합대장경 구축 작업
4.2. 통합대장경의 과제
4.3. 한글대장경의 문화콘텐츠 활용
5. 맺음말

저자소개(집필순)

이용현황보기

이용현황 테이블로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315681 411 -17-2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315682 411 -17-2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 제공)

    한글과 불교와의 관계가 오랫동안 매우 긴밀했던 사정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이를테면 훈민정음은 창제 이후 석가모니 부처의 일대기를 서술하고(󰡔석보상절[釋譜詳節]󰡕)과 불교 영성의 찬송하는(󰡔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시도들을 통해, 바야흐로 민족어(vernacular)의 표기체계로서 광휘를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소수의 중세보편어(漢文) 독자만이 열람할 수 있었던 불경은 간경도감(刊經都監)과 불경의 한글 번역의 역사(役事) 이후 비로소 명실상부한 민족의 종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외래종교인 불교의 교리와 사부대중(四部大衆)의 신심은 한글로 쓰여진 불교가사로 전파되고 음송되면서 일상 속에서 살아 있는 말씀이 되었다. 바꾸어 말하자면 한글의 역사는 곧 민족종교로서 불교의 역사였고, 불교의 역사는 곧 민족어로서 한국어의 역사였던 것이다. 또한 그 오랜 세월 속에서 한국어의 언어문화는 불교의 영향으로 풍성해졌으며, 불교의 교의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의 일상적인 관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인문한국사업단의 학술대회와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불교와 한글 그리고 한국어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를 언어학, 불교학, 인문정보학의 차원에서 다면적으로 조망한 성과이다.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은 현재 3단계 아젠다 연구활동 기간 중 근현대 자료에 나타난 언어의 변천과 인간의 다면적 양상을 탐구하는 한편 근현대 한국인의 삶의 언어 속에서 의사소통과 담화 양상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에서 특히 사회의 공론장과 의사소통의 문제, 번역 텍스트의 주해와 전자정보화를 통한 근현대 일상어의 형성 과정을 공시적으로, 또 통시적으로 탐색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은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한국어의 언어문화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 종교, 종교 언어의 번역과 일상 언어로서의 정착 과정을 다면적으로 조망하고, 그 결과 얻어진 복합적인 지식을 인문언어학의 차원에서 정립하고자 했다.

    [머리말]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인문한국(HK)사업단의 여섯 번째 “인문언어학과 복합지식총서”인 󰡔불교와 한글, 한국어󰡕를 세상에 내어 놓는다. 이 책은 “인문언어학의 정립╶의사소통의 다면성과 복합지식”을 주제로 하는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이 제3단계(2015~2019)의 학술활동을 전개하는 한 방법으로 수행한 기획·공동 연구의 결실이다. 특히 이번 총서는 2016년 8월 18일에서 19일까지 이틀에 걸쳐 우리 인문한국사업단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국선학회가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을 기념하여 공동으로 개최한 “불교와 한글, 한국어” 국제학술대회의 주제와 논점을 심화한 성과이다.
    한글과 불교와의 관계가 오랫동안 매우 긴밀했던 사정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이를테면 훈민정음은 창제 이후 석가모니 부처의 일대기를 서술하고(󰡔석보상절[釋譜詳節]󰡕)과 불교 영성의 찬송하는(󰡔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시도들을 통해, 바야흐로 민족어(vernacular)의 표기체계로서 광휘를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소수의 중세보편어(漢文) 독자만이 열람할 수 있었던 불경은 간경도감(刊經都監)과 불경의 한글 번역의 역사(役事) 이후 비로소 명실상부한 민족의 종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외래종교인 불교의 교리와 사부대중(四部大衆)의 신심은 한글로 쓰여진 불교가사로 전파되고 음송되면서 일상 속에서 살아 있는 말씀이 되었다. 바꾸어 말하자면 한글의 역사는 곧 민족종교로서 불교의 역사였고, 불교의 역사는 곧 민족어로서 한국어의 역사였던 것이다. 또한 그 오랜 세월 속에서 한국어의 언어문화는 불교의 영향으로 풍성해졌으며, 불교의 교의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의 일상적인 관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의 학술대회와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불교와 한글 그리고 한국어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를 언어학, 불교학, 인문정보학의 차원에서 다면적으로 조망한 성과이다.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은 현재 3단계 아젠다 연구활동 기간 중 근현대 자료에 나타난 언어의 변천과 인간의 다면적 양상을 탐구하는 한편 근현대 한국인의 삶의 언어 속에서 의사소통과 담화 양상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에서 특히 사회의 공론장과 의사소통의 문제, 번역 텍스트의 주해와 전자정보화를 통한 근현대 일상어의 형성 과정을 공시적으로, 또 통시적으로 탐색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은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한국어의 언어문화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 종교, 종교 언어의 번역과 일상 언어로서의 정착 과정을 다면적으로 조망하고, 그 결과 얻어진 복합적인 지식을 인문언어학의 차원에서 정립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지난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의 학술대회의 성과들을 이 책에서는 제1부 “훈민정음과 불교 그리고 번역”, 제2부 “불경의 번역 그리고 한국어”, 제3부 “한국어연구, 종교학 그리고 인문정보학” 이 세 범주로 수렴했다.
    우선 제1부 “훈민정음과 불교 그리고 번역”에서는 훈민정음의 창제와 불경 번역의 역사적 의의를 언어장의 변화, 표기체계의 규범으로서 불경 번역의 의의, 한글과 불교의 제휴의 역사적 의의, 불경 언해의 현대적 역주의 인문학적 가치를 조망했다. 이 가운데 “한글의 탄생과 불교사상의 언어”는 일본에 현전하는 비갈에 새겨진 한글 기록의 체계를 분석하여, 훈민정음의 혜례본이 실상은 한문에 정음이 내장된 텍스트라는 관점을 제시하는 한편, 말해진 언어로서 불교의 교의가 쓰여진 언어로서 훈민정음을 통해 해방되기에 이른 형국이 바로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일어난 언어장의 변화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를 통한 한국어 서기체계의 등장이 곧 불교사상을 쓰고 논변하는 일의 기원했음을 규명했다. “훈민정음 표기법과 불전언해의 관계”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훈민정음의 반포 이후 표기법의 변화, 정착 과정을 통시적으로 검토하여, 당시 불경 언해가 훈민정음의 표기법과 관련한 일종의 규범문헌의 역할을 했음을 밝혀냈다. 특히 분량도 클 뿐더러 사교과에 속하는 불경을 통해 국가가 표기법의 규정을 제시했던 데에는 독자로 하여금 불경 언해를 독송하는 가운데 불교의 교리와 교의는 물론 개정된 훈민정음의 규정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던 복합적인 의도가 있었음을 밝혔다. “불교를 통한 훈민정음 보급의 의미”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이루어진 불경 언해를 통한 한글의 보급을 공식문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적 지위에 처해 있던 한글과 정책적으로 배제되고 억압되었던 불교가 불경 언해를 통해 생존하고 영향력을 확대했던 역설적 사정을 통시적으로 살폈다. 그리고 세종과 세조의 불교를 매개로 한 훈민정음 보급의 정책의 성공이 오늘날 한글의 위상의 토대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불경 언해본의 역주 현황과 의미”는 훈민정음 이후 한글로 기술된 문헌의 성좌도(星座圖) 가운데 불경 언해본이 차지하는 범위와 위상, 1990년대 이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추진한 불경 언해본 역주의 성과들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특히 이 역주의 성과들이 한국어 연구를 중심으로 불교학, 서지학 등과의 협업을 통해 살아 있는 한국어의 언어 사실과 역사를 조망하는 보고(寶庫)임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제2부 “불경의 번역 그리고 한국어”에서는 근대 이후 불교계에서 이루어진 불경의 한글 번역의 의의를 백용성(1864~1940), 이운허(1892~ 1980) 등 당대 고승(高僧)들의 경전 이해와 해석의 입장만이 아니라, 번역 실천의 구체적인 사례들과 성과들을 통해 조망했다. 우선 “한국불교에서 󰡔화엄경󰡕의 위상과 한글 번역”에서는 󰡔화엄경󰡕의 「이세간품(離世間品)」을 중심으로 백용성과 이운허 번역의 비교를 통해, 이들 번역의 저본이 사실은 당나라 청량국사 징관(澄觀, 738~839)의 주석서임을 입증했다. 또한 서로 다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백용성과 이운허 두 사람이 한결같게 고대의 손님언어인 불경 텍스트를 동시대 주인언어인 한국어로 번역하는 가운데 부단히 한국어의 역사와 감각에 부합(articulation)시키고자 하는 일종의 언어횡단적 실천(translingual practice)을 수행했던 데에 주목했다. 또한 같은 관점에서 “󰡔법화경󰡕의 번역과 운허스님의 법화경관”은 특히 한어(漢語) 불교 용어와 개념어를 일상의 고유어로 번역했던 이운허의 고투의 과정을 추적하고 그 공과를 평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번역의 방법이 근본적으로 중생의 성불을 지향하는 불교의 이상과도 통하는 것임을 밝혀냈다. 한편 “󰡔금강경󰡕의 초기 한글 번역”은 백용성과 이운허 뿐만 아니라 김기추와 김해안의 󰡔금강경󰡕 번역까지 대상으로 삼아, 산스크리트어 원전을 대조하는 가운데 그들의 불경 한글 번역이 지닌 의의를 규명했다. 그리하여 이들의 한글 번역이 설령 산스크리트어 경전을 저본(底本)으로 삼지 않은 한역(漢譯)의 중역일지라도 󰡔금강경󰡕의 전체 맥락과 독서 대중의 인식과 감각에 동화하는 생생한 번역이라고 평가한다. 한편 “실담 문자(Siddhamātṛkā, 悉曇文字)의 동아시아 전래와 한글”은 흔히 한글의 기원으로서 거론되는 이른바 ‘범자(梵字) 기원설’과 관련하여 ‘범자’로 통칭되는 고대 인도의 문자 체계들과 그 가운데 하나인 실담문자의 동아시아 전래 양상을 소상하게 소개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불번어(不飜語)로서 굳이 번역하지 않았던 관례로 인해 한국의 진언(眞言)류 문헌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황이나 한글과 범자의 자형(字形)과 표기체계 사이의 숱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한글의 기원이나 한글과 범자의 상동성을 둘러싼 논변은 앞으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제3부의 “한국어연구, 종교학 그리고 인문정보학”은 전통적인 문헌학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훈민정음, 한국어연구, 불교 연구의 미래 비전으로서 인문정보학의 방법론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우선 “종교 언어의 언어정보학적 고찰”은 <종교 언어 비교 말뭉치>를 기반으로 일상 언어와 종교 언어 사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고찰하여 살아 있는 언어 현장 중 하나인 한국인의 종교 생활에서 나타나는 한국어의 모습을 규명했다. 특히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이 구축한 <한글대장경 말뭉치>의 구축 과정을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종교 언어의 인문정보학적 연구를 통해 국어사전의 편찬, 종교와 언어 생활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 언어 변화와 사회 변화의 상관성을 분석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능엄경언해󰡕 활자본과 목판본의 대조와 말뭉치 구축”은 인문정보학의 방법론에 기반한 불경 언해의 판본 비교 연구, 원전비평 등 문헌학적 연구의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불경 언해 활자본 텍스트만이 아니라 목판본 텍스와의 대조 과정을 통해서 훈민정음 표기 체계의 변화 등 보다 정밀한 말뭉치 구축을 통한 언어학적 연구나 이에 기반한 인문학적 연구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국어사전과 불교 언어”는 󰡔표준국어대사전󰡕, 󰡔연세현대한국어사전󰡕 등의 한국어사전에 등재된 일상의 한국어로서 자리 잡은 불교 전문 용어의 서술 양상 중 불교 전문용어로서 특별히 기술해야 할 어휘의 사례들, 사전의 기술 내용과 불교학의 연구 결과가 상충하는 양상을 면밀하게 조망했다. 이를 통해 향후 한국어사전의 기술 과정에서 불교학과 국어학의 공동 연구와 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사업의 성과와 과제”는 동국대학교 역경원의 한글대장경 번역 성과에 기반한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의 <한글대장경 개역 전산화 사업>과 <21세기 통합대장경 DB>로 구축한 성과를 소개했다. 그리고 이 성과가 단지 지식정보화 사회의 불교의 포교만이 아니라 종교학과 인문학의 소중한 학술 정보의 기반임을 제시했다.
    전통적인 국어학을 비롯하여 불교학, 문자학, 인문정보학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한글, 한국어를 둘러싼 한국인의 삶과 언어, 문화의 다면성을 조망하고자 하는 학문적 시도와 비전은 이처럼 다기하다. 그래서 일견 이 책은 서로 다른 입장들의 층위와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제시하고 지향하는 바는 대체로 몇 개의 지점에서 일치한다. 그것은 우선 민족의 문자로서 한글과 민족어로서 한국어의 발전은 보편 종교인 불교와 결합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생명력과 광휘를 드러냈다는 것, 또한 보편 종교인 불교는 한글과 한국어로의 번역과 주석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보편성과 지역성을 획득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글과 한국어, 불교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의 변동을 통시적으로 조망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지식정보화 사회의 인문정보학적 연구를 통해서 살아 있는 언어 현장을 다면적으로 조망하는 복합지식으로서의 가능성 또한 제시하고자 한 점이다.
    감히 말하건대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은 바로 이 지점들이야말로 언어와 문자, 종교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성과가 다층적으로 축적되어 질적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입체적인 지식으로 발전해 나아갈 지적 향연의 풍경이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 인문한국사업단이 확산하고자 하는 복합지식의 이론과 인문언어학도 한층 내실 있는 결과로 드러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울러 이 책을 통해 언어학 연구의 고유한 방법과 관점이 종교와 사상 연구는 물론 보다 다양한 학문 분야와도 제휴하는 비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에 뒤이어 언어를 둘러싼 도전적이고도 창발적인 관점과 연구가 더욱 풍성해 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2017. 5. 30.
    지은이 서상규 씀

    [저자 소개]

    서상규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인문한국(HK)사업단장.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어문법론, 국어정보학 전공. 󰡔최현배의 우리말본 연구󰡕(2017),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사전(한일대역)󰡕(2017)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노마 히데키(野間秀樹)
    메이지가쿠인대학(明治學院大學) 교양교육센터 특명교수. 언어학 전공. 󰡔韓国語をいかに学ぶか(한국어를 어떻게 배울 것인가)󰡕(2014), 󰡔한글의 탄생(원저 ハングルの誕生)󰡕(2010·2011)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정우영
    동국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 국어학(음운론), 국어사 전공. 「󰡔훈민정음󰡕 해례본의 ‘예의편’ 구조와 ‘해례편’과의 상관관계」(2014), 「훈민정음 초성 제자원리의 ‘이체자(異體字)’ 관련 문제점 분석」(2016)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김슬옹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전문위원. 훈민정음학, 국어교육학 전공.
    󰡔조선시대의 훈민정음 발달사󰡕(2012), 󰡔한글의 탄생과 역사, 훈민정음 해례본󰡕(2015)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홍현보
    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교육부장. 국어교육학 전공.
    󰡔나랏말ᄊᆞ미 듕귁에 달아󰡕(1997), 「우리 사전의 왜곡된 언문 뜻풀이에 관하여」(2012) 등 다수의 저역서와 논문을 발표.

    신규탁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인문한국(HK)사업단 일반연구원. 철학과 교수. 중국불교철학, 중국철학사 전공. 󰡔선문답의 일지미󰡕(2014), 󰡔원각경현담󰡕(2013) 등 다수의 저역서와 논문을 발표.

    차차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 법화천태 및 중국불교사상 전공.
    󰡔한국불교문화의 전승과 실제󰡕(2014), 「義寂의 󰡔法華經論述記󰡕에 나타난 一乘觀과 그 사상적 배경 고찰」(2016)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김치온
    진각대학교 교수. 불교인식논리학, 유식학 전공.
    󰡔인도불교󰡕(2015), 「󰡔瑜伽師地論󰡕 聲聞地에서의 入出息觀」(2016)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김현덕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일반연구원. 범어 문법학, 인도문학 전공.
    「파니니(Pāṇini) 문법의 형태론―단어(pada): 어기(語基)와 접사(pratyaya)」(2014), 「실담 문자(siddhamātṛkā) 음사(音寫) 연구―진언집(眞言集) 소재 진언의 한자 및 한글음사 비교·분석」(2016)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유근선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국어학 전공.
    「󰡔석보상절󰡕 권 6, 9, 13, 19의 한자음 교정」(2014),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 제작의 선후 관계에 대하여」(2014) 등의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김한샘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인문한국(HK)사업단 조교수. 국어정보학, 말뭉치언어학 전공.
    󰡔근대기 동아시아의 언어교섭󰡕(2016), 「한국어 언어 자원 분석의 표준―형태 분석을 중심으로」(2016)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이재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조교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사업단 DB팀장. 불교문화콘텐츠전공.
    「한국 종교문화원형 활용 현황과 과제」(2014), 「고려대장경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2012)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
    더보기
  • 책속에서 (알라딘 제공)

    한글의 탄생과 불교사상의 언어*-언어존재론적인 시좌(視座)에서
    노마 히데키(野間秀樹, 明治學院大學)



    1. 머리말―불교사상과 ‘쓰기’의 기원

    석존(釋尊)은 썼는가? 석존은 말하였다. 불교사상은 우선 <말해진 언어>로서 소리 즉 음(音)의 세계 안에서 탄생하였다. 원초에 불교사상은 고대의 많은 현자들의 사상이 그러하였듯이 <말해진 언어>라는 음의 세계에서 실현되는 사상이었다. 음의 세계에서 이루어진 사상은 <지금, 이곳>이라는 <말해진 언어>의 권역(圈域)을 넘어서지 않는다. 불교사상은 목소리가 닿는 권역, <말해진 언어>가 다다르는 권역에서만 함께할 수 있는 사상이었다.
    불교사상은 이윽고 산스크리트(Sanskrit)어나 팔리(Pali)어에 의해 <쓰여진 언어>로서 실현되게 된다. <말해진 언어>가 목소리로써 음의 세계에서 실현되는 것이라면 <쓰여진 언어>는 문자로써 빛의 세계에서 형성되는 언어이다.
    빛의 세계에 <쓰여진 언어>로서의 언어장(言語場, linguistic field)을 획득한 불교사상은, <말해진 언어>의 권역을 넘어 <지금, 이곳>이라는 시공간적인 한계(spatio-temporal limitations)를 넘어선다. <지금, 이곳>이라는 울타리에서 풀려나 불교사상의 <쓰여진 언어>는 중국어권(中國語圈)으로 도달한다. 거기서 불교사상은 한자에 의한 에크리튀르(é
    criture)로 새로 만들어지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역불전(漢譯佛典)들은 중국어와 완전히 다른 언어, 한국어라는 언어권(言語圈)으로 다다르게 된다. 중국어라는 언어, 한자라는 문자로 구성된 불교사상의 <쓰여진 언어>가 한국어권(韓國語圈)으로 들어온다. 그러한 언어장(言語場)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는가? 사태는 이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조선왕조시대에 이르러 15세기에는 조선어권(朝鮮語圈)에서 훈민정음이라는 새로운 문자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훈민정음은 인류의 문자사상 <쓴다>는 것의 <기원>(起源)을 응시할 수 있는 희유(稀有)한 문자체계이다. 문자라는 것을 사람이 만들 때 거기서 무엇이 일어나는가를 볼 수 있으며 쓰여지는 일이 없었던 말이 쓰여져 나갈 때 거기서 무엇이 일어나는가를 알 수 있는, 희유(稀有)한 문자체계이다. 훈민정음=한글의 탄생에서 우리는 <쓴다는 것의 기원>을 보게 되는 것이다.
    <쓰기>는 석존의 세계에서 불교사상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어권에서는 다르다. 조선어는 훈민정음이 탄생함으로써 비로서 널리 쓰여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어에서 <쓰기>는 불교사상 이전에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 불교사상이 <쓰기의 기원>을 만날 때 거기서는 도대체 무엇이 일어나는 것일까? 훈민정음=한글이 등장함으로써 불교사상을 논하는 언어장(言語場)에서는 도대체 어떠한 일이 일어난 것일까? 본고는 훈민정음=한글의 탄생이 불교사상을 논하는 한국어권의 언어장에 어떠한 사태를 불러일으켰는가를 묻고자 하는 것이다.


    2. 사면석탑에서

    2.1. 한글이 새겨진 사면석탑(四面石塔)

    일본 지바현(千葉縣) 다테야마시(館山市) 다이간인(大巖院)에 한글로 새긴 비석이 세워져 있다. 1624년(겐나[元和]10년=간분[?文]1년, 조선 인조[仁祖]2년, 명[明] 천계[天啓]4년) 3월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 비석이다. 이 비석은 <사면석탑>(四面石塔)이라 불린다. 동서남북 4면 각각에, 북면에는 범자(梵字)로, 남면에는 한자 해서(楷書)로 서면에는 한자 전서(篆書)로, 그리고 동면에 훈민정음으로 <남무아미타불>이 새겨져 있다.
    이 석탑의 한자음 표기에는 방점(傍點)은 없으나 정음의 초중종성(初中終聲) 표기에는 소위 동국정운식(東國正韻式)이라 불리는 표기가 사용되어 있다. 방점이 없다는 점에서는 정확한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는 조선에서도 이미 15세기, 성종(成宗. 재위 1469-1494) 시절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게 되었었다. 그 의미에서 아주 보기 드문 비석이다.

    2.2. 사면석탑 텍스트의 언어장(言語場)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는가/일어나지 않는가

    사람이 사면석탑 앞에 선다. 사람이 <쓰여진 언어>의 실현체(?現體)인 네 가지 텍스트를 앞에 놓는다. 거기서는 도대체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물음은 아래와 같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이 네 가지 텍스트를 앞에 둔 언어장에 있어서
    도대체 어떠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어떠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사람이 찾아오기 이전의 텍스트는 사실 텍스트라고 말할 수조차 없다. 그것은 긴 세월의 비바람에 잊혀질, 물리적으로 새겨지고 패인 현무암(玄武岩)에 지나지 않는다.
    문자라는 것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이 네 가지 텍스트 앞에 선다. 거기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사태는 아마 <아, 여기에는 문자가 쓰여져 있다> 정도의 지각일 것이다. 즉 텍스트 측에서 보면 텍스트는 제일 먼저 <나는 텍스트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쓰여진 언어>의 실현체인 모든 텍스트에는 실은 <나는 텍스트이다>라는 숨겨진 서문, 보이지 않는 주석이 붙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서서히 문자를 읽으려 든다. 네 가지 텍스트 전부를 “읽을 수 있는” 읽는이는 그리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17세기에도 21세기에도 해서(楷書)로 쓰인 한자 이외의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읽는이조차 그다지 많이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전서가 있고 해서가 있다. 과연 “한자”라 해도 그 모습은 한 가지가 아니다. 문자의 존재론적인 양상은 마치 스스로가 쉽게 “같은 글자”로서 기호론적인 세계로 던져지는 것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네 가지 중 단 한 종류의 텍스트만을 “읽을 수 있는” 읽는이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읽을 수 없는” 많은 읽는이에게 있어 그들 앞의 대상이 아마 문자일 것은 짐작할 수 있어도 그 의미도 음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들은 어떠한 사태일까? 다음과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우선 문자는 단순한 기호론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 문자는 오랜 풍우를 겪으면 소멸될 수 있는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 물리적인 신체, 존재론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처음으로, 움푹 패인 것이 단순한 물리적 존재를 넘어서서 <쓰여진 언어>일 수 있다는 것. 사람의 존재 없이는 문자는 온전한 문자로서 있을 수 없다는 것. 사람의 존재 없이는 말이 실현되는 시공간―언어장(言語場: linguistic field)―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
    문자란 모든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즉 문자는 유독 소유, 사적소유(私的所有)와 관여되는 대상이라는 것.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읽을 수 있다”든가 “읽을 수 없다”는 것이 개인사(個人史) 특히 학습이나 경험, 그것을 지탱하는 사회적인 계층이라는 속성에 강하게 규정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문자와 의미와 언어음은 각각 다른 평면에 존재한다는 것. <南無阿彌陀佛>이라는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거기에 의미가 실현될 수 있거나 혹은 언어음을 상기할 수 있다는 사실 중 어느 한쪽에 해당하거나 혹은 양쪽에 다 해당한다는 것. 나아가서 문자는 결코 고정된 의미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 하물며 문자는 사람에게 있어 의미가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는 것. 그 <의미>의 실현조차 선명한 의미(意味: meaning)부터 완전한 비의미(非意味: non-meaning)까지의 계조(階調) 내지는 농담(濃淡), 그라데이션(gradation)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문자는 사람에게 있어 언어음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상기시키지 않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의미나 음은 읽는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 같은 읽는이라도 때로는 의미나 음이 다를 수 있다는 것.
    “阿彌陀佛”은 [amithabul]나 [amidabutsu], 혹은 [ə
    miˈ
    t
    ̪
    aːbʱ
    ə
    ] 등 또 다른 음을 상기시킬지도 모른다는 것. 사람은 문자에 자기의 방법으로 음을 준다는 것.
    아마 이러한 성격들은 문자에 있어서 가장 깊고 본질적인 것일 것이다. 덧붙여 말한다면 실은 <쓰여진 언어>뿐만 아니라 음으로 <말해진 언어> 역시 많은 점에서 유사한 성격을 보여 준다.
    더보기

권호기사보기

권호기사 목록 테이블로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기사목차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기사목차
연속간행물 팝업 열기 연속간행물 팝업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