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도서 선정작 <조선낫에 벼린 수필> 작가 서태수 그가 참신한 안목으로 꿰뚫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듯한 서평
시, 시조, 수필 등 다양한 장르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풀어낸 평론집이다. 손영자, 조영희, 정옥금, 박상기, 김옥선, 하혜영, 반강호, 김영순, 김삼종, 송정인 10명의 작가들은 부산을 기반으로 문학활동을 해온 이들이다. 시조시인 손영자부터 향토문학을 하는 조영희에 이르기까지 요즘 쉽게 찾아보기 힘든 이들의 문학적 개성은 곱씹을수록 새로운 울림을 준다. 그 가치는 동류의 문학을 직접 창작해본 이가 아니면 짚어낼 수 없는 것이다. 시조와 수필을 두루 창작해온 작가 서태수는 자신의 창작집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들의 작품을 읽어내려 간다. 철저한 통독과 정독으로부터 나온 그의 해석은 작품 속에 깊게 뿌리내린 맥락까지 짚어내기에 이른다. 그만의 독특한 비유를 곁들여 소개하는 10인의 문학세계는 문학 독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책속에서
[P.4] 젊은 시절, 문학 작품을 유기체에 비유해서 동적구조로 공부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다면 작품집은 작가의 소우주가 아닌가. 전체 작품들을 하나의 유기적 조직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P. 40] 소리 없이 흐르는 유유한 낙동강의 진폭을 인격화하면서 강과 민중의 삶을 오버랩시킨다.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등은 섬이 되고 섬은 또 뭍이 되면서 강서의 찬란한 새 역사를 예감한다. 강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변모를 새로운 부활로 긍정하고 있다.
[P. 180] 그는 흰 와이셔츠에 점잖은 넥타이를 맨 정장 양복 차림으로 평생을 ‘샛강 물줄기’를 따라 오르내리던 성실한 ‘집오리’였다. 그의 부모님이 기르던 집오리가 서낙동강의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마지막까지 울타리 안으로 되돌아온 몇 안 되는 모범생 집오리를 닮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화사하고도 자유분방한 활동복 차림으로 변신하여 문학회에서, 문화원에서 제3의 인생을 다채롭게 향유하면서 드디어 강서의 하늘을 비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