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책읽기는 인지 기능의 향상과 우울감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즐거움! 이제 어르신들도 그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 어르신의 책읽기 권리를 찾아드리기 위한 국내 최초의 기획,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어르신 이야기책> 1차 40종 출간!
“어떻게 하면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이에 전문가들은 어르신의 지적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책읽기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어르신들께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을 권하거나 읽어드리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서글픈 현실을 접하면서, 어르신들만을 위한 책을 고민하게 되었고, 마침내 <어르신 이야기책>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책읽기에 필요한 책은 단순히 활자를 키우거나 그림을 넣는다고 자격을 갖추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기억인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소재여야 하고, 어르신 격에 맞게 글맛이 있어야 하며, 이를 시각적으로 자극할 격에 맞는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어르신 이야기책>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인지센터 책임자인 김상윤 박사의 자문을 받아 어르신들이 생생하게 기억하는 요소들을 이끌어내기에 적합한 소재의 글로 선정했으며, 글의 소재들을 그림으로 표현해서 글과 그림이 동시에 인지 기능을 자극할 수 있게 작업했습니다. 또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늘 곁에 두고 펼쳐보실 수 있게 책의 크기를 고려했고, 이에 따라 적절한 활자의 크기와 어르신들의 집중력을 감안하여 읽기 쉽게 단락을 나누었습니다. 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에서 가려 뽑아냈으며, 그림은 그림치료 활동을 하는 화가들이 참여했습니다. 마침내 지난 1년 동안 작업한 그 결과물로 40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르신 이야기책>은 네 종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긴글(9종)은 글 읽기에 부담이 없는 분들을 위한 책, 중간글(8종)은 긴글을 조금 지루하게 느끼시는 분들을 위한 책, 짧은글(11종)은 중간글보다 더 짧은 글을 읽고 싶어하시는 분들을 위한 책, 마지막으로 글 읽기가 힘든 분들을 위한 그림책(12종)에는 그림과 그림에 덧붙이는 한 줄을 실었습니다. <어르신 이야기책>이 지닌 의미를 김상윤 교수의 ‘추천의 글’로 대신합니다.
◆ 이 책의 내용 <어르신 이야기책> ‘긴글’로, 작가 양귀자가 1984년 5월 <학원>에 발표한 단편소설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작가가 자신의 유년 시절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철길 옆 동네에 살던 국민학교 2학년 3월 중순, 나는 만화를 좋아하고 「검은 상처의 블루스」를 기가 막히게 잘 불러 가수가 꿈인 찐빵집 딸 은자와 어울려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은자 아버지가 살해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전혀 슬퍼하지 않는 은자의 모습에 나는 충격을 받아 그 애와 점점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가을 어느 날,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이 밝혀지고 얼마 안 있어 은자가 서울로 야반도주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나는 3학년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