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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작가 후기
맺는 말을 대신하여: 세상을 비추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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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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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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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드보일드의 거장, 하라 료.
10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장편소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내가 죽인 소녀》 《안녕, 긴 잠이여》부터 단편집 《천사들의 탐정》까지, 단 네 권의 책으로 일본 하드보일드의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쓴 하라 료가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의 개막을 알리며 귀환했다.

시즌 2의 첫 작품이자 10년의 세월이 응축된 작품답게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는 전작의 장점을 오롯이 계승하면서도, 한층 단단해진 스토리라인과 하드보일드다운 건조한 감성을 뽐낸다. 특히 겹겹의 음모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낭만 마초’ 사와자키의 매력이 한겨울 도쿄의 메마른 정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읽는 맛’을 더한다.

“하드보일드는 간단하게 써낼 수 없다. 트릭은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가다듬으면 좋아지지만, 거기 의존하지 않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훌륭한 설정 위에서 캐릭터가 뛰노는 작품, 멋진 대사로 가득한 작품을 쓰고 싶었다. 지난 10년을 사와자키에 푹 빠져 있었다. 소설이란 정말 불가사의한 존재다.”_하라 료 인터뷰에서

일본 하드보일드의 전설, 하라 료가 돌아왔다.
누계 150만 부 판매,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 개막!
“하라 료의 작품은, 일본문학계의 큰 산이다.”_유코 유즈키(작가)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로 1988년에 데뷔했으니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과작으로 유명한 작가답게 그동안 독자 손에 쥐여준 책은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작가란 작품의 수가 아닌 완성도로 말하는 것임을 웅변하듯, 《내가 죽인 소녀》가 추리소설로는 이례적으로 10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전 작품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매번 평단과 독자를 사로잡았다.
일본문학계에서 하라 료는 말 그대로 ‘전설’ 같은 작가다. 하야카와쇼보에 투고한 원고가 출판이 결정되어 데뷔로 이어지는 쾌거를 이뤘고, 태어나 두 번째로 집필한 장편소설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일본문학이라는 토양에 하드보일드를 완벽하게 이식해 꽃피웠다고 칭송받으며 이미 시리즈 판매 누계 150만 부를 넘어섰다. 현지의 팬들이 변함없이 하라 료와 사와자키를 응원하는 이유, 신간이 출간된다는 소식만으로 서점계가 들썩이는 그 이유를, 이 땅의 독자들이 재확인할 차례이다.

‘사와자키’에만 집중한 10년의 시간…
더 단단해지고 더 새로워진 하드보일드 미학!
“사와자키를 기억하는가. 고독이 낭만이던 그때를.”_히가시야마 아키라(작가)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한 한겨울의 신주쿠. 한 여인이 거짓으로 자수한 아버지를 도와달라며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찾아온다. 사와자키는 와타나베를 대신하여 의뢰인과 신주쿠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도리어 급작스러운 총격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진상을 파악할수록 야쿠자의 음모가 드러나고 사건은 점점 더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치닫는데…….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는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완숙을 넘어 절정에 다다른 하라 료의 저력을 완벽하게 증명하는 작품이다. 작가 자신이 <미스터리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을 사와자키에만 푹 빠져 있었다”라고 회고했듯, 한층 복잡다단해진 플롯, 충만한 현실감, 살풍경한 겨울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단단하고도 메마른 문체가 빛을 발하는 것. 그러면서도 ‘고집스럽게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사나이의 오기’라는 평가를 듣던 사와자키가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거나 도입부부터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차량 추격전을 벌이는 등 새로움을 더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작품 곳곳에서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시즌 1 주요 인물을 눈여겨본다거나, 젊은 시절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스태프로 일한 적 있다는 하라 료의 특출난 이력이 작품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하드보일드 특유의 묵직함과 선 굵은 추리소설의 미덕을 고루 갖춘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는, 얕은 기교에 의존하지 않는 정통파 작품을 애타게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기쁨이 되어줄 것이다.

추신 :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의 두 번째 작품 《어쩔 수 없는 내일(가제)》이 탄생하는 데는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이후 14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사와자키의 활약상은 비채를 통해 계속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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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8] 병원이 인간 생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가장 잘하는 일은 생명에 가격표를 매기는 짓이다. 가격표가 붙으면 보험사 직원도 나타나고 사기꾼도 등장한다. 머지않아 탐정도 얼굴을 내민다. 그뿐이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났지만 블라인드를 내린 실내는 어두컴컴했다. 나는 책상 조명을 켜고 메모지를 펼쳤다. 내가 아니라 이미 이 세상을 떠난 고인 앞으로 남긴 메모였다. 올라오는지 내려가는지 모를,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망령 같은 발소리가 건물 계단 어딘가에서 울려 퍼지는 기분이 들었다.
[P. 46~47] 문득 생각이 나서 나는 수사1과 니시고리 경부에 대해 쓰쓰미 과장에게 물어볼까 했다. 이부키 게이코에게 말한, 나를 목덜미로 기어들어온 송충이나 벌레처럼 싫어하는 형사다. 나뿐 아니라 죽은 와타나베와도 인연이 깊은 신주쿠 경찰서의 터줏대감 같은 사람이었다. 니시고리는 비번일까? 다른 경찰서로 옮겼나? 퇴직했을까? 잘렸나? 아니면 죽었을까? 서에 있는데 내게 얼굴을 보이지 않을 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묻지 않기로 했다. 나는 아직 경찰서 안에 있고,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질문은 끝났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발아래 있던 가방을 들었다.
(…) 아무도 내게 주목하지 않는 신주쿠 경찰서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정직한 탐정의 표본이었다.
[P. 186] 신주쿠 역 구내와 플랫폼에는 볼꼴 사나운 교복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유난히 많았다. 겨울방학도 이제 곧 끝날 즈음이었다. 즐거운 시간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게 인생의 첫걸음이지만, 괴로운 시간 역시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인생이 끝나갈 때가 다 되어서도 알기 어렵다. 나는 소부 선으로 스이도바시까지 가서 도영 지하철 미타 선으로 갈아타고 바로 다음 역인 가스가 역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