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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줏간 남자7
봉이33
라이타돌59
잠복기83
흔적107
병리 가족(病理 家族)135
환삼덩굴161

해설 파편화된 삶과 사랑에 대한 사실적 재현과 통찰 _ 최현주 187
작가의 말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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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줏간 남자 : 김용매 소설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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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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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매의 첫 소설집 『푸줏간 남자』(문학들 刊)에 실린 대부분의 소설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물신화의 양상들을 소설의 주요한 모티프로 차용하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모두 힘겹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주변부적 존재들로 자본이 신으로 숭배 받는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그로 인해 받은 상처를 안고 삐뚤어진 인물이다.
예컨대 김용매 소설가의 <무등일보> 등단작인 「봉이」에 나오는 주인공 봉이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시설에 끌려갔고, 그런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어머니가 요양원에 수용됐다. 자신을 정부지원금을 받는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할머니의 밑에서 자라는 봉이는 어디에도 장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장애인 교실에서 공부를 해야만 한다.

꼰대가 엄마와 나를 장애인으로 등록했다. 재주가 메주라더니. 우리는 장애인이 되어 나라에서 돈을 탔다. 내가 어리다는 핑계로, 후원자까지 만들었는데 할마씨는 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우리 식구는 국가에서 먹여 살리니 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할마씨가 말했다. 그런데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48쪽

여기서 나오는 학교 선생님들은 현상을 유지하는 데에만 열중하지, 봉이의 가족사나 봉이의 상태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 그저 사고가 나지 않고 하루하루가 별 탈 없이 지나가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봉이의 삶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장이 되어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병리 가족」의 ‘혜숙’과 그녀의 딸 ‘미진’의 삶도 이 굴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이 소설에서는 병리적인 가족들과 그 구성원들의 슬픈 군상을 잘 드러냄으로써 후기자본주의 시대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가정폭력과 불륜, 알코올 중독과 비정상적이거나 상식을 넘어서 훼손된 섹슈얼리티의 양상이 제시된다.
인구주택 총 조사의 조사원으로 나서게 된 혜숙이 찾아간 곳은 빈민가의 단독주택과 아파트였다. 이 속에서 그녀는 자신보다도 훨씬 더 고통스럽고 힘겹게 사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한 조사구가 대략 70가구가 되는데 삼대가 사는 집은 한두 가구에 불과했다. 편부모 가정과 1인 가구와 가족이 아닌 남남으로 이루어진 가구도 상당히 많았다. 장년층의 남녀가 가족이 아닌 남남으로 살아서 새로운 결혼 풍속도를 엿볼 수 있었다.
-141쪽

위에서 나타난 1인 가구나 편부모 가정, 남남으로 이루어진 가구가 최근에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가구의 형태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이 가구들이 정상적이거나 온전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아파트 정자에서 낮부터 남자들과 술판을 벌이는 빨간 입술의 여자는 중풍에 걸린 남편을 방에 가두어 놓고 방치한 사람이다. ‘혜숙’에게 호감을 보이는 류머티스 관절염을 가진 여성은 불구 판정을 받고 아이를 낳기 위해 폐병 환자와 결혼했지만 남편은 임신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불량소년의 아지트로 소문난 611호는 대낮부터 접착제 봉투를 뒤집어쓴 아이들이 발견되는데, 그 안에 집에서 가출한 딸 미진도 있었다. 이러한 병리적인 가족의 출현은 표제작인 「푸줏간 남자」에서도 드러난다. 「푸줏간 남자」의 불행한 삶과 가정파괴는 ‘여자는 안 되고 남자는 그럴 수도 있다’는 무책임한 불륜에서 말미암아 종말로 치닫는다. 그러한 남자의 삶은 작은각시를 얻어 어머니를 고생시켰던 아버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잠복기」에서 지적장애에 걸린 아들과 성소수자 삶을 지향하는 남편을 내버려둔 채 남편의 친구인 삼손 등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민수의 아내 등도 푸줏간 남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모두 건강한 가족과 삶을 훼손하는 비정상적인 섹슈얼리티에 경도된 자들인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서 매력적인 것은 소설의 결말에서 선악의 가치나 옳고 그름의 개념 판단을 내리지 않는 김용매 작가의 가치 판단 때문이다. 가치 판단이나 가치론적 반전을 보이지 않고 유보하여 한 걸음 떨어져서 지켜보는 김용매 작가의 작법은 최현주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기존의 선과 악, 시비, 혹은 도덕과 윤리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삶과 존재론적 지평에 대한 선언적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김용매 작가는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봉이」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풍암고등학교에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