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는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된 스테디셀러이자,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소탈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게 만든 작품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는다는 건 독자의 정신과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매 순간 마음을 활짝 열어 삶의 즐거움과 슬픔을 온몸으로 구현하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조르바를 통해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절대적 자유를 성찰하는 시간!
각박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자유와 해방의 목소리를 건네는 《그리스인 조르바》가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선으로 출간됐다. 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는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된 스테디셀러이자,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소탈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삼십 대의 화자는 크레타 섬의 해안에 갈탄광을 열어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기로 한다. 책 속 진리에만 갇혀 있는 그는 우연히 호방하고 자유롭고 즉흥적이고 초인적인 그리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나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모든 면에서 반대되는 이 두 인물은 각자의 모험을 통해 떼려야 뗄 수 없는, 심지어 보완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두 사람이 함께한 갈탄광 사업은 망하지만 조르바는 포도주를 마시며 춤을 추고, 화자도 그를 따라 하며 자신이 모든 집착에서 해방되는 것을 느낀다. 카잔차키스는 알렉시스 조르바와 화자를 통해 ‘무소유’의 실천을 보여주고자 한다. 비록 사업은 파산해 가진 것을 잃게 되었지만, 자유로운 삶을 사는 조르바를 통해 화자는 그동안 책에만 갇혀 있던 자신을 해방시키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며 사랑하는, 단순하지만 치열한 삶을 사는 조르바와 함께 절대적 자유를 성찰하게 되는 소중한 경험 《그리스인 조르바》는 모든 구절, 모든 대화가 그 자체로 완벽하다. 의미 없는 구절, 의미 없는 대화는 없다. 모든 구절과 대화가 삶과 죽음, 사랑, 종교 등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주제들을 성찰하고 문제시한다. 그리하여 이 작품을 읽는 독자는 여러 등장인물에 대해, 특히 삶의 즐거움과 슬픔을 매 순간 온몸으로 구현하는 조르바에 대해 애착을 느낄 수밖에 없다. 조르바는 먹고 마시고 춤추고 사랑하고 산투리를 연주하며 단순하면서도 치열하게 살아간다.
화자인 ‘나’는 붓다와 자기 삶의 의미에 사로잡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기가 느끼는 것과 만물의 의미에 대해 명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르바보다 덜 충동적이고 생각이 많고 형이상학적 근심에 사로잡힌 화자는 말 그대로 ‘책상머리 지식인’이다. 화자와 반대로 조르바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인간의 편견과 비열함에서 해방되고, 매 순간 마음을 활짝 열어 이 세계의 가장 단순한 경이로움을 발견하고자 한다. 화자인 ‘나’는 뱃사람 신드바드처럼 되려고 애쓰지만, 자신의 의식과 지식에 갇혀 있다. 카잔차키스는 화자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여러 가지 주제들, 특히 얻기가 너무 힘든 절대적 자유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책속에서
내가 이해한 것은, 이 조르바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찾았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머니 같은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살아 있는 가슴과 따뜻한 목소리,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남자. 이 노동자는 나를 위해 예술과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 순수함, 열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단순하고 인간적인 말로 잘 이해시켜주었다.
먹는 음식으로 무얼 하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게요. 어떤 사람은 먹은 걸로 비계와 노폐물을 만들어내고, 또 어떤 사람은 그걸로 일과 즐거움을 만들어내지요. 신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고요. 그러니까 인간은 세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보스, 나는 가장 나쁜 부류도 아니고 가장 좋은 부류도 아녜요. 중간쯤 되는 인간이지요. 나는 내가 먹는 걸 가지고 일과 즐거움을 만들어냅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미안해요, 보스. 나는 우리 할아버지 알렉시스 대장을 닮았어요. 하느님, 그분의 영혼을 지켜주시기를! 그분은 백 살 나이에도 자기 집 문 앞에 앉아 샘으로 물 뜨러 가는 처녀들을 곁눈질하셨답니다. 하지만 눈이 좋지 않아 처녀들 얼굴을 확실하게 볼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처녀들을 불렀습니다. ‘얘야, 넌 누구냐?’ ‘전 마스트란도니의 딸 레니오예요!’ ‘자, 얘야. 널 좀 만져보고 싶구나. 이리 가까이 오렴. 겁낼 거 없다.’ 그 처녀는 웃음을 꾹 참으며 다가갔지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손을 들어 그 처녀 얼굴에 가까이 가져가서 천천히 부드럽게 어루만졌지요. 그리고 그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어느 날 나는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왜 우세요, 할아버지?’ 그러자 그가 대답했어요. ‘아름다운 처녀들을 놔두고 죽어야 하는데 어떻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니, 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