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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1 읽기와 듣기

책을 덮은 후 읽는 소설 ㆍ 13
― 최제훈의 『퀴르발 남작의 성』(2010)
자물쇠와 바늘쌈 ㆍ 31
― 김태용과 최제훈의 소설에 대하여
고독하게 죽은 모든 이를 추도하며ㆍ 49
― 임철우와 조경란의 근작 읽기
소설은 기억을 어떻게 서사화하는가 ㆍ 61
― 김연수와 이기호의 근작 읽기
마네킹과 기억을 잃은 자들의 도시 ㆍ 71
― 최제훈과 손홍규의 근작 읽기
가치와 서사, 서사의 가치 ㆍ 85
― 서진연과 윤이형의 근작 읽기
들을 수 없는 것을 듣기,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ㆍ 97
― 김도언, 이장욱, 표명희의 근작 읽기
세계를 버리는 자들의 목소리ㆍ 117
― 김이설과 임철우의 근작 읽기
고백(confession), 고백(go-bag)ㆍ 129
― 윤이형과 윤고은의 근작 읽기
기어코 문제는 듣기다ㆍ 143
― 손보미와 권여선의 근작 읽기
나의 부재와 마주한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네 ㆍ 155
― 안주철과 이선욱의 시

02 상실과 애도

C세대의 애도법ㆍ 173
― 정세랑의 「보늬」(2013)
인간이라는 상수(常數)ㆍ 179
― 김형주의 『빨대들』(2013)
다르게 듣는 사람이 세계를 구원한다ㆍ 185
― 정용준의 『바벨』(2014)
상실, 탐색, 애도ㆍ 193
― 김금희의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2014)
운명(殞命)이 지켜지는 곳, 유토피아ㆍ 199
― 유순하의 『바보아재』(2014)
상실과 적응ㆍ 211
― 최지월의 『상실의 시간들』(2014)
죽음 이후에 가능한 이야기ㆍ 217
― 김민정의 『엄마의 도쿄』(2014)
귀마개를 하는 남자와 잠꼬대를 하는 여자ㆍ 223
― 김훈의 「영자」(2014)
벼랑 끝에 선 자들의 마지막 목소리ㆍ 229
― 문부일의 「심야의 대화」(2014)
살해 충동 속에 꽃피는, 화목한 가정ㆍ 237
― 고진권의 「홍정우」(2018)
읽을 수 없기에 읽을 만한 소설ㆍ 243
― 최제훈의 『천사의 사슬』(2018)
진하게 즐기는 리얼 소설ㆍ 249
― 이갑수의 「T.O.P」(2016)
새로운 언어가, 아니 언어가 깃들 새로운 장소가 필요하다ㆍ 255
― 박민정의 「바비의 분위기」(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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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문제는 듣기다 : 당대 텍스트를 다양하게 읽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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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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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문제는 듣기다』는 201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석형락의 첫 평론집이다. 석형락은 1977년 대구에서 출생해서 아주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현대문학을 공부했다. 201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고, 웹진 《문화 다》 편집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춘문예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섬세한 분석이 예리한 비판과 평가를 동반하고 있어서 매혹적”이라는 평가를 한 바 있다. 석형락은 “많이 보기보다는 봐야 할 것을 놓치지 않는” 비평가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밝힌 당선 소감문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왔던 흔적들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평론가 석형락이 등단 이후 8년 동안 쓴 평론, 리뷰, 해설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의 1부는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문예연구》 소설 리뷰, 《포지션》 시 리뷰를 담고 있다. 최제훈과 김태용의 소설 세계를 다룬 평론, 임철우, 조경란, 김연수, 이기호, 손홍규, 서진연, 윤이형, 김도언, 이장욱, 표명희, 김이설, 윤고은, 손보미, 권여선의 근작을 다룬 리뷰, 안주철과 이선욱의 첫 시집을 다룬 리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석형락의 평론은 말의 타락과 구원의 모색이라는 점에서 최제훈과 김태용의 소설과 그 시각을 공유한다.
2부는 《문장 웹진》과 웹진 《문화다》, 《실천문학》에 실린 리뷰, 『오늘의 문제소설』에 실린 해설을 담고 있다. 정세랑, 김형주, 정용준, 김금희, 유순하, 최지월, 김훈, 문부일, 고진권, 최제훈, 이갑수, 박민정의 장·단편과 김민정의 에세이를 다루었다. 특히 정세랑, 김금희, 문부일, 고진권 등 젊은 작가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고,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한 텍스트를 세심히 읽으려 노력했다.

리뷰

석형락은 문예 계간지 《문예연구》에서 2년 동안 소설 리뷰를 고정적으로 썼고, 웹진 《문화 다》에서 1년 동안 소설 리뷰를 썼다. 2010년대에 발표된 텍스트를 중심으로 동시대 문학이 발화하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려는 평론가의 낮은 자세를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다.
석형락의 평론은 우리가 말이 타락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말이 타락한 시대에서 우리를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다르게 듣기’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석형락은 타자의 고통스런 말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그 말을 환대하는 가운데 듣는 자마저도 환대받는 듣기를 주장한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자신이 문학 텍스트를 잘 읽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과연 텍스트를 잘 읽고 있는지 의심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잘 읽기를 희망한 저자의 욕망은 잘 읽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의심과 부끄러움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텍스트의 이야기를 잘 듣기를 욕망하는 저자의 욕망은 텍스트에 대한 또 다른 사랑의 열정이다. 도서관에 비치된 문예지를 읽고, 정리하고, 글을 쓰는 순간이 즐거웠다는 저자의 말은 문학 텍스트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어코 문제는 듣기다??는 텍스트를 읽고 또 읽으면서 나온 고투의 과정에서 칡물처럼 우러난 맛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이런 이유로 독자들은 기어코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잘 읽으면 잘 쓸 수 있다고, 쓴다는 것은 잘 읽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잘 읽을 수 없을 때는 텍스트를 잠시 내려놓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다. 읽기는 실패하는 과정이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읽고 또 읽는 것이었다. 텍스트가 한 번에 다 말하는 법이 없다는 것을 읽으면서 알았다. 거듭 읽을 때마다 텍스트는 전에 읽을 때는 하지 않았던 말을 했다. 텍스트가 하는 말을 듣는 것이 항상 문제였다. 책 제목을 ‘기어코 문제는 듣기다’라고 지은 이유다.

저자는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문학 속에 있고, 내 것이 되었으면 하는 문장이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한다. 석형락 평론가는 화려한 비평을 구사하지는 않는다. 논쟁적인 문제를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진정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문학 텍스트 읽기를 좋아했던, 현재도 좋아하고 있고, 앞으로도 좋아할 한 인간의 잔잔한 애정 표현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텍스트에서 무엇을 들었고, 무엇을 읽었는지 독자 여러분들이 직접 확인해보기를 권고한다.

이야기의 빈틈에 또 다른 이야기를 겹쳐 쓸 때, 빈틈은 메워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빈틈을 드러낸다. 그럴 때 빈틈은 말해질 수 없는 것이지만, 오히려 더 많은 말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가 된다. 이것은 인간의 언어가 지닌 독/약이다.

소설은 무엇이 진실이라고 단언하지는 못해도 진실 아닌 것이 진실 행세를 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자의 글쓰기다.

소설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은, 세계로부터 배제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의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다.

우리 시대가 정녕 말이 타락한 시대라면, 타자와 더불어 자기 자신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오직 다르게 듣기 외에는 없을 것이다. 말하는 자의 고통스런 말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그 말을 환대하는 가운데 듣는 자마저도 환대받는 그런 듣기 말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