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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계(殺鷄)
초록야차의 환시(幻視)
범잡이
천왕봉
붕괴
환희동의 5월
황홀한 젊음
해우(解憂)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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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야차의 환시(幻視) : 박황 소설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601520 811.33 -20-76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601521 811.33 -20-76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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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박 황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여덟 편의 단편을 묶었다. 지리산 자락과 요양원 두 곳의 풍경을 바탕으로 자연과 사람살이의 진경을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등단작인 「살계(殺鷄)」는 지리산 자락에 갓 들어온 우철의 고투가 피비린내 풍기는 살계(殺鷄) 장면과 어우러져 환상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세상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초록야차의 환시(幻視)」는 마흔이 넘어 귀농 2년차에 접어든 사내의 적응기가 명징한 상황묘사와 환시 같은 심리묘사 양축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그리고 있다. 「범잡이」는 장산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눈에 보이는 현실과 그 너머로 보이는 세계의 모호한 경계가 가진 긴장감 있는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어 재미있게 읽힌다. 「천왕봉」은 지리산에 사는 오소리의 눈에 보이는 인간과 그 세상이, 천왕봉을 찾아올라가는 성재의 심리와 지리산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나타나는 풍경이 선문답처럼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붕괴」는 서울 변두리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하고 있는 사내와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한 아내의 갈등을 통해 사람살이의 욕망을 정면으로 다룬다. 「환희동(歡喜洞)의 5월」은 요양병원의 빠르고도 생동감 있는 일상의 전개와 개성 있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다양성을 통해 만화경 속 같은 인생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황홀한 젊음」은 목욕차를 몰면서 노인들의 몸을 씻겨주는 사회복지사의 손을 통해 보는 노화한 육신의 욕망과 죽음이 무엇인가를 직설적으로 들려준다. 「해우(解憂)」는 수급자이며 독거노인 김 노인이 암을 숨기며 살아야 하는 그 우울한 모습이 우리사회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내어 독자들을 깊은 회오 속으로 빠져들도록 만든다.
이처럼 박황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초록야차의 환시(幻視)」는 지리산과 요양원에서, 자연에 적응하려고 혹은 늙어가는 육신과 병마에서 버티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환시가 느껴지면서도, 삶은 오늘도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을 가슴 서늘하도록 느끼게 만든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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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철이 닭의 목에 칼을 댔다.
순간, 몸속에서 취기와는 다른 기이한 열기가 솟았다. 닭목의 중간을 겨냥하고 도끼질하듯 내리쳤다. 삼 분의 일쯤 잘렸을까, 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철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내리치는 두 번째 칼에 목이 떨어져 나갔다. 순간, 다리를 휘저으며 몸을 일으키려는 듯 닭이 꿈틀거렸고 목에서 뿜어지는 피가 붉은 리본처럼 허공에 너울거렸다. -「살계(殺鷄)」
한 시간 반. 휘발유가 소진되고 시동이 꺼졌다.
온몸뚱이가 왕달맞이꽃, 명아주, 벌개미취, 쑥, 바래기, 억새의 육편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역하고 진한 초향은 어느새 쪽빛 핏내로 내 시각과 후각을 점령했다. 보안경을 벗었다. 희뿌옇게 빛나던 사위는 초록색 안개로 가득했고 희뿜한 햇살 자리만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이후, 나는 청무에 갇혀 방위를 잃을 때까지 두 시간 더 예초기를 돌렸다. 얼룩무늬 작업복이 검푸른색으로 젖었고 소금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루 반나절 동안 나는 초록색 야차가 되었다. -「초록야차의 환시(幻視)」
어렴풋이 잡히던 하늘이 정상에서 빗장을 열었다.
청명하기 그지없는 날이다.
뛸 때 뛰더라도 시야에 들이치는 장관을 밀어낼 필요는 없다.
지리산은 땅에서 가을을 빨아 하늘로 내뿜고 있었다.
여기가 남쪽이겠구나. 저게 덕산인가? 이쪽은 산줄기, 발아래 산맥들이 굽이치고 있다. 낮은 구름 한 무리가 부유하고 있다. 해발 1915미터. -「천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