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책은 제주의 성스러운 숲을 발견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제주 풍속에 대체로 오름·숲·하천·샘·언덕·물가·평지의 나무, 나무는 만년을 산다는 ‘폭낭’, 그리고 바위, 영원이 살 것 같은 바위굴이나 큰 궤가 있는 곳에는 고루 본향당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하여 해마다 설날부터 정월 보름까지 심방(巫覡)은 신기(神纛)를 들고 굿(儺戱)을 한다. 징과 북을 울리며 안내하여 마을로 들어오면 단골들은 모두 재물과 곡식을 내놓아 제를 지낸다. 제주성 밖 제주시 이도동 탐라국발상지 삼성사에는 고을나·양을나·부을나 삼성인이 탄생하였다는 모인굴(毛興穴)이 있고, 그 주변에 이도동의 본향당 광양당(廣壤堂)이 있었으나 조선조 철종 때 없어졌으며, 제주성안 일도동에는 일도동의 본향당 운주당의 성숲이 있고 지금은 고고학 발굴조사 중이다. 제주시 월평동 본향당 다라쿳당의 성숲은 가시나물(지명)에서 월평동으로 가는 큰 도로 앞의 당올레 계단을 올라가면 높은 동산 감귤 밭 서쪽에 있다. 제주시 봉개동 용강 웃무드내 궤당은 냇가에 있는 큰 굴당이다.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옥황상제의 막내딸이다. 성숲을 이룬 냇가에 보호수로 지정된 구실잣밤나무가 있다. 제주시 해안동 본향당 일뤠할망당이 있는 독숭물은 여러 그루의 팽나무(폭낭-제주에서 팽나무는 폭낭, 퐁낭으로 불린다.)가 있어 성숲을 이룬다. 제주시 봉개동 동회천의 본향당 세미하로산당은 밭 옆으러 길게 이어진 당올렛길이 있는 성숲이다. 저자는 제주의 영적인 공간 성숲을 지키고 보존하여 계승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은 제주의 영적인 성스러운 숲, 아름다운 문화경관인 당올레 111곳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제주의 마을은 어딜 가나 신을 모신 성숲이 있다! 사람이 사는 속화된 공간, 집과 밭, 일터, 쉼터, 묘지, 산과 물과 함께 탐라국의 발상지, 삼신인, 고·양·부을나가 태어나셨다는 모인굴[毛興穴]의 성숲이 있으며 마을의 땅을 지켜주는 ‘토주관’, 본향당신을 모신 성지 본향당을 둘러싸고 있는 영적인 하늘나무[宇宙木], 만년을 산다는 ‘폭낭’이 자생하는 성숲과, 성숲을 지나 신을 만나러 가는 올레, 좁지만 비밀한 당올레를 찾으면, 아, 본향, 어머니가 나의 탯줄을 태워 묻은 땅, 뿌리를 내린 땅, ‘본향’을 지키는 지모신, ‘토주관’이라는 본향당신을 모시고 있는 본향당(本鄕堂)을 둘러싸고 있는 성스러운 숲, 제주 사람이 뿌리 내린 땅, 본향(本鄕)의 성숲은 언제나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이웃이 있는 한 같이 살아갈 우리들의 영적인 공간이다. 성숲은 당숲이고, 당숲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제주 제일의 아름다운 문화경관이다.
책속에서
1장. 제주시 당올레
제주시 본향당의 성숲
탐라신화의 수수께끼 1 전해오는 모인굴 신화에 의하면, 모인굴(毛興穴)에서 탄생한 삼신인(三神人) 고을나(高乙那)·양을나(良乙那)·부을나(夫乙那)는 금관국에서 보내온 세 공주를 맞아 한라산을 오르실 때 대각록(大角鹿) 일천 마리, 한라산을 내려올 때 소각록(小角鹿) 일천 마리를 잡아 혼인지에서 혼인식을 하였다.
제주시의 성숲 제주성 밖 제주시 이도동 탐라국발상지 삼성사에는 고을나·양을나·부을나 삼성인이 탄생하였다는 모인굴(毛興穴)이 있고, 그 주변에 이도동의 본향당 광양당(廣壤堂)이 있었으나 조선조 철종 때 없어졌으며, 제주성안 일도동에는 일도동의 본향당 운주당의 성숲이 있고 지금은 고고학 발굴조사 중이다. 제주시 월평동 본향당 다라쿳당의 성숲은 가시나물(지명)에서 월평동으로 가는 큰 도로 앞의 당올레 계단을 올라가면 높은 동산 감귤 밭 서쪽에 있다. 제주시 봉개동 용강 웃무드내 궤당은 냇가에 있는 큰 굴당이다.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옥황상제의 막내딸이다. 성숲을 이룬 냇가에 보호수로 지정된 구실잣밤나무가 있다. 제주시 해안동 본향당 일뤠할망당이 있는 독숭물은 여러 그루의 팽나무(폭낭-제주에서 팽나무는 폭낭, 퐁낭으로 불린다.)가 있어 성숲을 이룬다. 제주시 봉개동 동회천의 본향당 세미하로산당은 밭 옆으러 길게 이어진 당올렛길이 있는 성숲이다. 제주시의 당올레
옛 제주시 지역에서 조사한 신당(神堂)은 45개소(산신단 2개소 포함)다. 신당은 신이 머무는 곳이며,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이다. 신과 관련된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마을의 안녕을 축수하고, 가정의 복락을 기원하며, 자식이 병을 고쳐달라고 찾아가는 장소다. 이러한 신당의 형태는 그 위치와 관련이 깊다. 신당의 지명들은 당이 위치한 지형, 지세에 따라 붙여진 것이며 당신들의 성격과 기능을 짐작케도 한다. 부정한 신은 그 신을 믿는 사람들이 당을 비밀한 장소에 감추어 두고 몰래 찾아다니는 경향이 있고, 농경신이나 본향당신 처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다니는 당은 개방적인 장소에 존재한다.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죄목 때문에 부부신이 별거하여 ‘하니바람 부는 쪽’과 ‘마파람 부는 쪽’으로 떨어져 좌정하여, 웃당과 알당 또는 동당(東堂)과 서당(西堂)으로 하르방당[男神堂]과 할망당[女神堂]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또 신당은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지형적 조건에 따라 ‘바닷가에 있는 당(海邊存在型)’ ‘냇가에 있는 당(川邊存在型)’ ‘밭안에 있는 당(田畓間存在型)’ ‘숲 안에 있는 당(樹林內在型)’ ‘동산에 있는 당(丘陵型)’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또 신당은 신의 집으로 인간이 꾸민 제의의 장소다. 신당은 신이 깃드는 곳에서 신이 머무는 곳으로 그 다음에는 신을 모시고 제물을 차려 굿을 하는 장소로 변모해 왔다. 그러므로 신당의 최초의 형태는 나무(神木)나 바위(神石) 굴(神穴)이 있고 여럿이 모일 수 있는 마당이 있는 곳이었으며, 나중에는 울타리(石垣)를 두르고 제단을 만들고, 당집(堂宇)을 짓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신당의 구조는 신의 신체(神體, 신이 깃드는 곳)를 중심으로 신목형(神木型), 신혈형(神穴型, 궤형), 신석형(神石型), 석원형(石垣型), 당우형(堂宇型), 복합형(複合型)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외에도 당나무에 걸려 있는 것으로 지전물색형(紙錢物色型), 명씰형(命絲型)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물색(物色)은 신에게 바치는 폐백으로 고운 옷감을 뜻하며,명씰(命絲)은 명을 이어주는 것이므로 물색이나 명씰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여신(女神)의 성격과 기능’을 알 수 있다. 제주시 지역의 신당은 신의 성격에 따라 천신계(天神系), 산신계(山神系), 농경신계(農耕神系), 치병신계(治病神系), 산육신계(産育神系), 해신계(海神系)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의 당 에는 부부신을 중심으로 모든 신이 한 곳에 모여 있는 형태이다.
옛 제주시의 대표적인 당굿
세계무형문화유산 건입동 칠머리당 영등굿 제주시 건입동 칠머리당에서 행하는 영등굿은 음력 2월 초하룻날 하는 <영등신맞이>와 2월 14일에 하는 <영등송별제>가 있다. 원래 영등신은 영등 2월 초하룻날 제주도에 입도하여 2월 15일에 떠나는 내방신이기 때문에, 초하룻날 하는 <영등신맞이굿>보다 신을 보내고 바다 밭의 풍요를 비는 <영등송별제>가 ‘차례 차례 제차례 굿’으로 하는 규모가 큰 당굿이며 영등굿이다. 때문에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안사인씨가 인간문화재 71호로 선정되어 당을 매어 오다가 고 안사인 심방의 전수생인 김윤수 심방이 계승하여 2009년 세계무형문화유산이 되었다. 영등굿이 다른 당굿과 다른 것은 바다의 요왕길을 치워 닦는 <요왕맞이>를 하는 것이다. 이는 바다의 밭을 가는 것과 같다. 요왕길을 치워 닦으면, 그 다음에는 씨를 들이게 되는데 초석을 깔고, 좁쌀 또는 쌀을 뿌리며 “동의바당 광덕왕으로 서의바당 광신요왕드레 씨 부찌레 가자(뿌리러 가자)”하며, 씨를 뿌리고 금년 바다농사의 흉풍을 점친다.이와같이 겨울의 바람을 보내고,새봄을 맞이하게 하는 풍농굿으로서의 영등굿은 모든 생명을 잉태하게 하는 강남의 봄소식을 전하고 가는 바람의 축제인 것이다. 동회천동 새미하?산당 당굿 동회천 <하?산당>에서는 정월 열나흘 날 <신과세제>와 7월 열 나흘 날 <백중마불림제> 두 번 당굿을 한다. 제주시의 자연 마을에서는 유일하게 심방을 모셔다가 크게 당굿을 하는 곳이다.<하로산당>의 당신은 송당 당신의 아들신이라고 하는 수렵·목축신이다. 때문에 당굿의 맨 마지막에 당신을 놀리는 <산신놀이>를 한다. <산신놀이>가 중산간 마을의 당굿에 남아 있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놀이굿이라면, 무형문화재로서 그 가치가 높은 것이며, 마을의 신앙민들이 당을 맨 심방과 함께 벌이는 당굿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제주도의 굿놀이로서 그 가치를 높이 살만한 <산신놀이>를 당굿을 할 때마다 연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존 전승되어야 할 민속예술이다. 때문에 동회천 <하?산당>의 당굿은 제주시 지역에 남아있는 유일한 당굿이며, 현재에도 계속 전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와 보존방향을 모색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 용담2동 한두기 본향 ?시락당
용담2동 한두기 본향 ??시락당은 용연(龍淵) 구름다리에서 동쪽으로 산책로를 따라 300m 정도 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 내려오는 입구 오른쪽에도 멀구슬나무에 오래된 물색이 걸려있다. 당신은 ‘용해국대부인’ ‘여리불도’ ‘제석할망’ ‘삼덕조왕’ 네 명의 여신이다. 이 신들은 목사의 뱃고사를 받아먹고, 어부와 해녀의 소망을 이뤄준다고 해서 용담2동 ‘한두기’ 주민들이 생기에 맞춰 택일하여 다니는데, 당에 갈 때는 메 네 그릇 떠간다. 당은 5평 정도로 규모는 작으나, 용연 오솔길 옆 암벽 위에 있어 신목(神木)과 신석(神石), 그리고 지전물색들이 서로 어울려 분위기를 신비롭게 만든다. 가끔 교회 신자들 중에는 당을 더럽히고 가는 사람이 있으며, 굿을 하여 액을 막았으나 한 달 동안 두 번 사람이 죽자 어떤 이는 당이 비렸 다고도 하고, 밤에는 이쪽 길로 다니는 사람이 드물다고 지나가던 동네 할머니가 말해줬다. 이 당의 본향당신은 생산·물고·호적·장적을 차지한 신이기도 하지만, 해신으로 일만 어부, 일만 잠수를 차지하여 어로의 풍등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때문에 이 당에는 바다에 다니는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요왕제를 하고 지를 드린 후, 당에 와서 바다의 안녕을 비는 당이다.
2. 용담3동 정뜨르 본향 다끄네 궁당
용담3동 정뜨르 본향 다끄네 궁당은 정뜨르 사대부속고등학교 안에 있다. 당의 건조형태를 보면, 신목형·명실형·제단형·석원형(石垣型)이다. 당에는 수명이 그다지 길지 않은 폭낭과 잡목들이 있다. 당에는 하얀 백돌레떡이 궤문 위에 있고, 나무 가지에는 명실이 군데군데 걸려 있다. 이 당에는 ‘다끄네’와 ‘정뜨르’ 주민들이 정월에 택일하여 다닌다고 한다. 제주에는 옛날부터 토속신앙(土俗信仰)으로 마을을 수호하는 본향당이 있는데 궁단은 제주시 용담3동(일명 다끄네[修根洞])의 수호신을 모신 신당이다. 모시고 있는 신은 상?대왕, 중전대부인, 정절상군농이다. 이 신들은 본래 용담2동 한내[漢川] 연변에 있다가 고종 19년(1882)에 훼철(毁撤)된 내왓당[川外祠] 신의 일부로서, 중전대부인은 상?대왕의 큰부인이고, 정절상군농은 그 작은 부인이다. 신화에 따르면, 작은 부인 정절상군농이 임신했을 때 돼지고기를 먹자, 부정하다고 내쫓았는데, 중전대부인은 궁당으로 가서 좌정하여 산육신(産育神)의 일을 맡아 쌀로 만든 음식을 받아먹는 미식(米食) 식성의 깨끗한 신이며, 정절상군농은 궁당의 바깥으로 좌정하여 돼지고기를 받아먹는 육식(肉食)식성의 부정한 신이다. 때문에 궁당으로 옮겨온 후, 정절상군농은 아기 일곱을 낳아 잘 길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