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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 정용주 …… 6


1부 . 코로나 시대, 학교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코로나19와 입시 중 누가 더 힘이 셀까 1
- 온라인 교육에서 등교 준비까지 | 조영선 …… 18

코로나19와 입시 중 누가 더 힘이 셀까 2
- 코로나19 속에 달리는 입시 열차 | 조영선 …… 33

코로나 시대, 한 교사의 응전 일기
- 만나지 않고 배울 수 있는가 | 김진우 …… 55

코로나 시대, 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야 하는가
- 장기 비상시대의 교육 | 정형철 …… 75

남몰래 거인이 되다
- 코로나 팬데믹으로 증명된 학교의 역할 | 이하나 …… 87

학교 텃밭과 텃논이 ‘미래 교실’이다
- 코로나 시대, 전환의 교육학 | 조진희 …… 104


2부 . 위험은 민주적이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교육’이 아닌 ‘지금 코로나 교육’
-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코로나 시대의 교육 사례 | 정용주 …… 120

아이들의 꿈에도 사회적 거리가 만들어졌다
- 재난은 누구에게나 ‘평등’한가 | 김중미 …… 136

코로나 시대, 노들야학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 장애인과 코로나19, 그 감염병의 무게 | 천성호 …… 154

특성화고 학생들, 그들 각자의 고민
- 코로나19 사태, 취업 희망 학생들과 학교의 존재 이유를 생각하며 | 이윤승 …… 167

코로나19가 호출한 노동과 몸, 그리고 교육
- 코로나 시대가 드러낸 교육과 교사의 역할 | 이현애 …… 182

3부 . 재난 이후 우리가 만들어 갈 사회

‘구글리피케이션’
- 온라인 교육 시장이 공유지를 약탈하는 방법 | 채효정 …… 202

재난의 비일상에서 새로운 일상의 재구성으로
-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의 의의와 한계 | 강석남 …… 223

인권으로서의 어린이·청소년 돌봄
- 코로나 시대, 돌봄을 돌아보다 | 서상희 …… 240

부정한 동맹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
-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의 교육 | 정용주 …… 257


부록 . 코로나19 현장 리포트
-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환한 학교와 교육

교사 노동과 학교의 의미 다시 생각하기 | 양서영 …… 282

교실 속 섬이 되어 버린 아이들 | 박노해 …… 287

농·산촌 작은 학교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고민하다 | 김석규 …… 291

배우려는 아이들, 배울 수 없는 학교 1
- 수업편 :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 정수연 …… 295

배우려는 아이들, 배울 수 없는 학교 2
- 평가편 :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 정수연 …… 301

코로나19가 드러낸 급식 노동자의 현실과 학교의 민낯 | 정명옥 …… 305

작은 학교이기에 할 수 있었던 것들 | 김인순 …… 312

코로나19가 학생들에게 남길 흔적 | 안정선 …… 316

장애 학생에게도 ‘평범한’ 오늘은 올까 | 윤규식 …… 322

코로나19로 멈춰진 일상에서 학교를 생각하다 | 최영미 ……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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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 '포스트'가 아닌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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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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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우리 교육(학교)의 문제는 무엇이었고,
재난 상황에서 더욱 소외되고 배제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코로나 시대,
미래 교육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환상에서 벗어나
‘지금’을 응시한다.

2020년, 우리의 삶과 관계를 잠식해 버린 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으나 주로 교사 입장에서의 분투기이거나 미래 교육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낙관적 전망(“포스트 코로나 시대”)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은 코로나가 드러낸 (이미 존재하던) 우리 교육과 학교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재난 상황에서 더욱 소외되고 배제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일상의 재난화, 재난의 일상화

이미 일상이 재난이라고 할 만큼 각박한 삶을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코로나19는 재난이 일상화되었음을 깨닫게 했다. 특히나 1년 가까이 사실상 학교를 멈추게 했다는 점에서 어떠한 재난보다 교육에 압도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교육의 영역에서 코로나19가 확인시켜 준 것은,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의 위험이 아니라 무한 경쟁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출 때에도 사교육 시장은 활성화되었으며, 각종 입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평범한 일상이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는 개개인에게 교육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 되었다. 일상의 재난화를 넘어 재난이 일상이 된 지금, 교육은 시대에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재난 상황에서 그 피해는 개개인의 민감성과 적응 능력에 의해 차등화된다. 울리히 벡은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라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은 민주적이지 않고 위계적으로 배분되었다. 기회는 부유층에 쌓이고, 위험은 하층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등교 개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론을 주도하는 사이 누군가는 돌봄의 공백 속에서 생존에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학습이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도구인 양 포장했지만 학습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이제 교육은 교문 안으로 들어서면 누구에게나 동등한 학습의 기회를 주던 데에서 더 나아가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에 고민해야 한다.

‘포스트’가 아닌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

코로나19는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인가. 이 책의 저자들은 그러한 인식이 오히려 코로나 시대를 성찰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 코로나19는 구조적인 위기이고, 바로 지금 코로나19를 대하는 자세와 행동이 앞으로도 반복될 위기를 어떻게 대면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이다. 팬데믹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들은 특수한 ‘재난’ 상황에서 빚어진 문제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와 교육이 가지고 있던 모순을 ‘드러낸’ 것이었다.
백신과 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바이러스도 종식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코로나 이전의 교육은 우리가 바라던 교육의 모습이었나? ‘지금’의 위기를 우리 사회를 성찰하고 전환하기 위한 기회로 삼지 못한다면,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지도 모른다. ‘포스트 후쿠시마’가 그러했듯. ‘포스트 세월호’가 그러했듯.

+ 책의 특징과 구성


이 책은 총 3부와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1부 - 코로나 시대, 학교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에서는 코로나19라는 재난과 마주한 학교의 모습을 그리며 학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코로나19가 드러낸 교육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성찰한다. 조영선은 〈코로나19와 입시 중 누가 더 힘이 셀까〉라는 주제로 두 편의 글을 통해 온라인 수업부터 등교 개학까지의 시간과, 이후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도 감수하고 수능 총력전을 치르기까지의 시간을 들여다본다. 한국 교육의 존재 이유가 결국 입시에 있었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온라인 교육의 시대, 교사는, 학교는 어떤 의미일까. 〈코로나 시대, 한 교사의 응전 일기〉를 쓴 김진우의 글에서는 코로나 시대, 교사의 존재론적인 고민이 묻어난다. 정형철은 〈코로나 시대, 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야 하는가〉라는 글을 통해 ‘장기 비상시대’라 칭할 수 있는 이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성찰한다. 이하나의 글 〈남몰래 거인이 되다〉는 학교가 그동안 해 왔던 역할을 다시금 주목하면서 학교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지를 고민한다. 교육농을 실천하고 있는 조진희(〈학교 텃밭과 텃논이 ‘미래 교실’이다〉)는 모든 게 멈추었던 2020년, 학교 내 유일한 소통의 공간이었던 학교 텃밭과 텃논을 통해 새로운 ‘미래 교실’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2부 - 위험은 민주적이지 않다’에서는 코로나19가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와 그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이들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초등 교사인 정용주는 〈‘포스트 코로나 교육’이 아닌 ‘지금 코로나 교육’〉에서 온라인 시대, 공교육은 단순히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가정 학습에서의 공공성의 추구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대, 사람들 사이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꿈에도 사회적 거리가 만들어졌음을 고백하는 기찻길옆 작은학교 이야기(〈아이들의 꿈에도 사회적 거리가 만들어졌다〉(김중미))와 힘든 여건에서도 배움의 길을 멈추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 감염병의 무게’를 이겨 내는 노들야학의 이야기(〈코로나 시대, 노들야학은 어떻게 살아가는가〉(천성호))는 재난이 평등하지 않음을 아프게 깨닫게 한다. 이윤승은 〈특성화고 학생들, 그들 각자의 고민〉을 통해 온 나라가 인문계 고3의 대학 입시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사이,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전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현애는, 〈코로나19가 호출한 노동과 몸, 그리고 교육〉이라는 글에서 ‘노동’과 ‘몸’, ‘교육’을 키워드로 교육과 사회를 가로질러 코로나19로 인해 드러나고 심화되고 있는 핵심 문제들을 짚는다.

‘3부 - 재난 이후 우리가 만들어 갈 사회’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미래 사회와 학교교육에 대한 낭만적 상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온라인 교육 시장의 문제, 교육 체제 전환, 돌봄 문제 등을 다룬다.
채효정은 〈‘구글리피케이션’〉에서 팬데믹 상황을 교육을 ‘갈아엎을’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는 자본에 대해 폭로한다. 구글의 사례를 통해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학교를 점령해 왔는지를 돌아본 그는, 교육 시스템을 바꿀 절호의 기회는 자본의 것이기도 하지만 민중의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재난의 비일상에서 새로운 일상의 재구성으로〉에서는 코로나 상황에서 또 하나의 이슈였던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의 의의와 한계를 다룬다. 강석남은 등록금 반환 운동이 비대면 강의가 대학교육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소비자로서의 자기 호명에서 벗어나 대안적 대학교육의 상을 그려 나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서상희의 〈인권으로서의 어린이·청소년 돌봄〉은 코로나 시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돌봄을 돌아보는 글이다. 저자는 코로나 상황에서 어린이·청소년의 돌봄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배경에는 기존의 돌봄 체계의 허약성이 있다고 폭로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돌봄 시스템의 문제를 돌아본 그는 인권으로서 어린이·청소년의 돌봄에 대해 접근하는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다. 3부 마지막 글, 〈부정한 동맹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정용주)에서 저자는, 지젝의 표현을 빌려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로 돌아간 그 다음 날”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래가 징후를 보내는 지금, 진정한 성찰의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팬데믹이 지나간 다음에도 우리들의 삶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한다.

마지막으로 ‘부록 - 코로나19 현장 리포트 :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환한 학교와 교육’에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통해 코로나 시대 교육 현장에서 길어 올린 사유를 생생히 전한다.
온라인 등교 상황에서 노동의 의미를 다시 묻는가 하면(〈교사 노동과 학교의 의미 다시 생각하기〉(양서영), 〈코로나19가 드러낸 급식 노동자의 현실과 학교의 민낯〉(정명옥)), 코로나 시대, 아이들이 잃어버린 것들을 성찰하기도 한다(〈교실 속 섬이 되어 버린 아이들〉(박노해), 〈코로나19가 학생들에게 남길 흔적〉(안정선)). 코로나 상황에서 수업과 평가 방식의 변화 속에서 학교와 교육의 의미를 고민하는 교사의 목소리(〈배우려는 아이들, 배울 수 없는 학교 1, 2〉(정수연))도 있는 한편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다른 교육과 삶의 방식을 고민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다(〈농·산촌 작은 학교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고민하다〉(김석규), 〈작은 학교이기에 할 수 있었던 것들〉(김인순)). 누구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을 장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수 교사 윤규식의 글(〈장애 학생에게도 ‘평범한’ 오늘은 올까〉)은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놓친 지점들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마지막 최영미의 글(〈코로나19로 멈춰진 일상에서 학교를 생각하다〉에는 학부모로서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며 느낀 점들을 담았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재난 상황에서도 습득되어야 할 만큼 절실한 것들인지, 감염병 전염을 이유로 온라인 학습을 일상화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지 담담하게 묻는 질문들에는 묵직한 여운이 느껴진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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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14]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변화의 방향은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교실 없는 시대’가 준비 없이 도래했고 전통적 학교교육의 지루함에 대한 공격을 가속화하면서 학교와 교실의 존재 이유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코로나19가 지나가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다리거나 재난 상황이라 작금의 혼란은 어쩔 수 없었다며 합리화만 할 것인가? 그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의 학교교육과 미래 교육 담론을 상호 성찰하며 쌍방향의 풍요로운 해체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 정용주, 〈여는 글 : 코로나19와 쌍방향의 풍요로운 해체〉
[P. 42] 결국 이 모든 모순의 핵심에는 입시가 있다. 모든 학생을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을 보게 하여 등수를 매기고 그에 따라 대학을 가게 해야 하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학을 하자마자 급식도 하면서 하루 종일 시험을 치게 하는 모의고사를 보는 것이다. 빨리 모의고사를 봐야 상대적인 위치를 알고 정시로 갈지 수시로 갈지 입시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여론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지금의 상황에서 위험을 느끼고 입시가 의미가 없다는 학생들이 시험 선택권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교육부에서 허가한 체험 학습을 쓰겠다고 하면 어찌할 것인가? 그리고 한 학교라도 시험을 못 치게 돼서 그 학교 학생들을 빼고 성적을 내면 그 성적은 입시 자료로서 의미가 있는 것인가? 서로를 비교하는 상대 평가를 통해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에서는 나의 성공을 위해 나보다 못한 학생들의 시험 응시가 필수인데, 강제로 되풀이되어 왔던 이러한 시스템에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 조영선, 〈코로나19와 입시 중 누가 더 힘이 셀까 2〉
[P. 102~10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진다고, 아이들이 다시 아침마다 학교에 간다고,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을까. 봄이 오면 백신을 믿고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릴 것인가. 지난 1년을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나. 또다시 학교에게 학생들의 정서 치유와 학습 부진을 책임지라고 등 떠밀 것인가.
재앙 앞에서 우리는 항상 민낯을 드러낸다. 교육 생태계는 몸집을 부풀리며 마을을 흡수하고 일거리를 늘려 왔으나, 2014년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딱히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을 코로나 팬데믹이 알려 줬다. 오늘도 아이들이 없어 텅 빈 학교는 수명을 다한 공장처럼, 거대한 무덤처럼 마을의 한복판에 불을 끄고 누워 있다. 아무도 모르게 거인이 된 학교는 혼자서 울고 있다. 누가 거인의 손을 잡아 줄 수 있을까.
- 이하나, 〈남몰래 거인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