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에말이요 : 최기종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732031
811.15 -21-53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732032
811.15 -21-53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애틋한 고향, 목포의 노래
최기종 시인의 시집 『목포, 에말이요』가 <푸른사상 시선 140>으로 출간되었다. 목포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이 시집은 남도 특유의 토속적인 방언과 더불어 민중들의 정서, 풍습, 전통 등을 정감 있게 담아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거점이기도 했던 목포의 역사와 민중의식을 생동감 있는 방언으로 쓰인 시편들은 목포 문학의 지형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책속에서
목화
네가 있어서
목원동 골목길이 환해지는구나
행복동 옛 노래도 다시 뜨는구나
목포 바다 거친 파도도 잔잔해지는구나
아리랑고개 고개 쉬엄쉬엄 잘도 넘어가는구나
유달산도 고하도도 목포대교도 손을 맞잡았구나
흰옷 입은 사람들 꼬투리 열고 무럭무럭 피어나는구나
에말이요∼
목포 사투리로 ‘에말이요∼’란 말이 있지. 그 뜻이 뭔고 허니 내 말 좀 들어보라는 것이야. 처음에는 그 말뜻을 몰라서 어리둥절혔어. 왜 말을 싸가지 없게 그따위로 허느냐고 시비 거는 줄 알았어. 목포 말이 워낙 건조혀서 다짜고짜 얼굴을 들이밀고는 ‘에말이요∼’ 이러면 가슴이 철렁혔어. 혹여 내가 뭘 잘못헌 건 아닌지 머리를 핑핑 굴려야 혔어. 누군가 등 뒤에서 ‘에말이요∼’ 이러면 흠칫 뒤가 시렸지.
그런디 목포살이 오래 허다 봉게 이제는 ‘에말이요∼’란 말이 얼매나 살가운지 몰라. 혹여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에말이요∼’ 이리 부르면 솔깃 여흥이 생기는 거야. 나도 이제 목포 사람 다 되어서 ‘에말이요∼’ 아무나 붙잡고 수작을 부리기도 허는디
목포 옛길
개항기에 일제가 들어와서는 목포 바다를 이따만 하게 막아서는 요리조리 신작로를 내고 지들 거류지를 맹글었어
조선인들은 밀려나 아리랑고개 넘어 온금동이고 서산동이고 유달산 등허리에다 초막을 짓고 춥고 배고프게 살았어 그렇고롬 옹색허고 헐벗어도 자존심 하나는 대단혔지 조선인 기업가들은 일제 자본에 대항하여 호남은행을 세웠고 제유공장 조선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허고 70일간의 파업 투쟁에 나섰어 소아마비 짐꾼인 멜라콩은 사재를 털어 목포역 하천에다 다리를 놓아 조선인 왕래를 도왔고 마인계터니 죽거리니 청년회관이니 쌍교는 항일의 중심지였어
목포 옛길을 걸으면 로데오거리 미네르바에서 목포 바다가 달달허고 목원동 핏줄처럼 이어진 골목에서 옥단이가 튀어나오지 밀려난 사람들이 새로이 돌아오고 밀려난 거리들이 새로이 생겨나고 밀려난 파도들이 새로이 밀려오고 밀려난 역사들이 새로이 피어나고 가난도 서러움도 그만큼 다져지는 아픔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