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자본주의의 관계에 관해서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R. H. 토니는 이와 정반대의 주장을 펼친다. 그는 막스 베버 저서의 영문판 서문을 썼는데, 이 자리에서 베버를 혹독하게 비판한다. 종교개혁 정신이 자본주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기독교 윤리를 훼손시켰다는 것이다. R. H. 토니는 오염된 기독교 도덕을 회복시킴으로써 사회를 탐욕에서 건져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 산업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원동력을 도덕과 그 근원의 기독교 본연의 사랑의 정신에서 구한다. 이러한 토니 사상의 일관성과 강직함과 순결성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P.60] 현대 산업사회 최고의 악은 빈곤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의 부재, 즉 자기 주도의 기회와 인간 삶의 물질적 조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기회의 부재이다. 이것이 빈곤을 낳는데, 희망 없음, 무책임, 무모함을 낳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산업혁명과 인클로저의 교훈이다. 사람들에게 가난하지 않을 수 있는 의지를 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보다도 그들의 삶이 의존하는 물질적 조건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그들에게 주어야, 즉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 (1. 비망록)
[P. 144] 재산의 향유와 산업의 방향은 사회적 명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데, 이것들은 사회의 목적에 대한 서비스의 성공에 의해 평가되는 기능이 아니라 그 자체의 효력을 지키는 권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 원칙은 지적으로는 의심받는다 할지라도 여전히 사회조직의 실제적 기초다. 이 원칙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가장 일관되게 보여주는 증거에조차 이것이 얼마나 느리게 굴복하는지는 전시 기간에 경제행위에 부과되는 규제에 대해 재계의 우두머리들이 취한 태도에 나타난다. (2. 탐욕사회)
[P. 306] 그의 결론은 계몽적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것은 한 가지 이상의 해석을 허용할 수 있다고 여겨질 수 있다. 행위와 반응이 있었고, 청교도주의가 사회질서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한 반면, 그다음에는 그것이 그 사회질서에 영향을 받았다. 베버와 함께 종교 사상이 경제 발달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는 것은 유익하다. 그러나 그 종교 사상이 종교 영역에서 가지고 있는 견해에, 한 시대에 의해 받아들여진 경제 제도가 미친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영문판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