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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귓속말 : 큰글자책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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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상처적 체질』 류근 시인,
『여행생활자』 유성용 작가 추천!

당신의 상처받은 감성을 어루만지는 풍경의 귓속말

세상에 온 것들은 잠자코 가만히 있지 못한다. 나도. 나를 둘러싼 세상도. 모두가 각자의 욕망과 꿈을 향해 흘러간다. 그리고 끊임없이 상처 입으며 아파하고 슬퍼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단단한 갑옷을 입고 적시에 반응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가장 크게 내상을 입었을 나의 감성을 보살필 틈도 없이. 저 구석에 숨죽인 채 나의 감성은 점점 쪼그라들며 무뎌지고, 세상을 온전히 느끼고 사유하는 삶에서 점점 멀어진다.
이 책은 세상의 흐름에서 한 발 떨어져 관조하며 온갖 말들에 묻혀 있던 나의 진심과 세상의 속살이 내는 조용한 숨소리를 듣는다. 작가는 세상에 대해 쓸데없는 욕망을 가져본 적 없는 만큼 부질없는 자기연민이 없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속이 시끄럽지 않아 굳이 들으려 애쓰지 않아도 들리는 것인지도. 아침에 눈뜰 때마다 오늘은 무엇을 버릴지 생각했던 만큼 나와 타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지도 모른다.

아티스트들이 사랑한 작가
이만근. 이 책을 쓴 이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언뜻 촌스러워 보이는 이름을 갖고 있다. 그의 이름은 ‘만 개의 뿌리’라는 뜻이다. 그는 “어딘들 어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사는 거지”, “아무것도 되지 못한들 어떤가, 누구나 세월이 되지 않는가” 반문하며 사는 사람이다. 이름대로 보통 사람보다 시공간을 폭넓게 사용하고 품을 수 있는 감성의 소유자다. 책에는 그의 담백하고 맑은 감성과 따뜻한 시선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 시선은 그의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풍경의 것에 가깝다고 느낄 것이기에 이 책의 제목은『풍경의 귓속말』이 되었다.
살아오면서 내 안으로 밀고 들어온 무의미한 마음과 말들을 버리고 버려 남은 문장들. 때로 가슴이 시리고 때로 따뜻하고 때로 유머러스하고, 그리고 때로는 정확히 우리의 폐부를 찌른다. 그의 글을 엮어 『계절성 남자』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었다. 한 페이지에 한 줄만 담긴 커다란 여백이 낯설어서인지, 불쑥 튀어나오는 유머가 당황스러워서인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아꼈던 뮤지션, 화가, 시인 같은 아티스트들의 응원에 힘입어 미문으로 유명한 유성용 작가의 아름다운 추천의 글과 함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언어를 줄이고 숨에 가까운 소리들로 채워 ‘간신히, 책’
일도, 인생도, 사랑도 마음이 가는 대로 흘러가는 삶을 살아 ‘계절성 남자’로 불렸던 이만근의 책에 대해 『여행생활자』 유성용 작가는 이런 문장으로 추천의 글을 시작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골똘히 바라보고 있자면, 가지나 잎들의 움직임이 그야말로 완벽하다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나의 시선으로 어지럽혀지지 않는 우아한 음악 같지요. 하지만 그것은 가끔이고 대개는 ‘나’라는 투명 유리막 속입니다.” 그 투명 유리막을 의식하게 만드는 글이라는 건 무엇인가.
“계절을 따라 걸으며 시간에 부딪혀 튕겨져 나오는 작은 사건들을 만나고 그것들을 최소한의 글자들로 기록한 것이고 언어를 줄이고 ‘나’를 줄여 여백 가득한 페이지마다 간신히 몇 개의 글자들을 흩어놓아, 그래서 도리어 숨에 가까운 소리들”이라고 평했다. 이미 너무 많은 개연성과 의미들이 함부로 넘쳐흐르는 세상에 함부로 소설적으로 엮어내지 않는, 어쩌면 엮어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존재 하나하나의 체온과 감촉에 집중하고 있는 책. 그래서 이것은 ‘간신히 책’이라고. ‘간신히 무엇’일 때라야 가장 그것다운 순간임을 잘 아는 듯한 글이라고 추천하고 있다.

나라는 투명한 유리막이 걷힌 풍경이 건네는 귓속말
“세계를 미분하니 모든 게 순간이 되고 밤하늘에 나타난 별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소곤대며 빛나네. 귓속말.” 저자에게 이 귓속말이 들려온 순간들은 유성용 작가가 말한 ‘나’라는 투명한 유리막이 걷힌 순간이 아니었을까? “비를 뿌려 가볍고 깨끗해진 하늘이 시골길 물웅덩이에 가만히 얼굴을 비춰 봅니다.”라는 문장, 혹은 “대낮에도 꺼지지 않은 가로등은 누군가의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닮았습니다.”라는 문장, “여기까지는 괜찮겠지 싶었지만, 파도가 소년의 신발을 적셔버렸습니다. 파도의 좌절을 너무 가볍게 여기며 홀대했던 탓입니다.”라는 문장은 그 시선의 주체가 누구의 것인지 모호해서 모두의 것이 된다. 세상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나 자신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마음이 되어 그 자리에 멈춰 나를 포함한 풍경을 느끼게 해준다.
또 이런 건 어떤가. “사람은 평생 견딜 수 있는 슬픔을 저마다 가지고 태어납니다. 슬픔에도 그 한도라고 할 수 있는 절대량이 있는 것이죠. 슬픔은 내성이 생기지 않고 그저 일정하게 쌓이며 나의 절대량에 가까워질 뿐입니다. 시간은 그렇게 계속 흐르고요.”

당신의 묵묵히 견디는 시간들을 함께해주는 따뜻한 시선
인생은 뭔가를 성취하는 찰나를 빼고는 대부분 묵묵히 견디는 시간들이다. 『풍경의 귓속말』은 당신 옆에서 뒤에서 당신의 그 견디는 시간을 함께할 것이다. 단순한데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문장에 오랜 시간이 담겼기 때문이다. 한번 접하면 마음에 오래 머물다가 뒤늦게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한 번 접하면 잊히지 않는 문장들이다. 이 글은 쓴 사람의 것이기보다 읽는 사람의 것인 글이다. 글쓴이가 앞으로 나서는 글이 아니라 뒤로 물러서거나 옆에 다정하게 앉아있기 때문이다. 긴 여백의 호흡이 글을 살리고 맥락을 풍성하게 돋우며 당신의 호흡이 평안해질 자리를 만들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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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 세계를 미분하니 모든 게 순간이 되고 밤하늘에 나타난 별들은 용건만 간단히 저마다 한마디씩 소곤대며 빛나네. 귓속말
[P. 16] 슬픔은 내성이 생기지 않고 그저 일정하게 쌓이며 나의 절대량에 가까워질 뿐입니다. 시간은 그렇게 계속 흐르고요.
[P. 30] 돈이 많고 적음을 따져 사람 가리는 것보다, 하여튼 남의 시간 우습게 여기는 놈들이 가장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