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는 여유롭게 달리고 있다. 달리는 기차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흔들림이 마치 해먹 위에 누워 즐기는 가벼운 흔들림처럼 레나에게 안정감을 준다. 레나는 나른함을 느낀다. 그리고 마음에 안정을 주는, 약하게 반복되는 기차의 소리에 깊이 빠져든다. 기차는 천천히, 리듬감 있게 달린다. 낡은 기차의 바퀴가 선로 위를 미끄러지며 소리를 내고 있다. 레나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한 소리다. 레나는 기차가 내는 소리에 맞춰 박자를 센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까지 센 레나는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숫자를 읊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어느새 레나는 기차의 박자 소리에 맞춰 호흡을 한다. _ <밤 기차> 중에서
어느덧 사우나실의 공기가 무거워지며 습한 기운을 가득 머금었다. 리아는 사우나실의 습도가 낮아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한번 돌덩이에 물을 붓는다. 나는 온몸에 힘을 빼고 사우나실의 나무 벽과 벤치에 더 깊숙이 기대어 앉는다. 몸에 쌓인 기분 좋은 피로와 따뜻한 온기 그리고 기분 좋은 향을 가진 아로마 오일의 조화로운 협연이 나를 이완시킨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사우나실의 더위는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는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른 채 이 순간을 즐긴다.
사우나를 마친 우리는 기분 좋은 나른함이 묵직하게 내려앉은 것을 느끼며 편안하게 이완된 상태로 몸의 물기를 닦고, 머리를 말린 다음, 잠자리를 준비한다. _ <북극의 빛>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