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맺는말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독후감-황유원(시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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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책세상 세계문학’을 출간하며
새롭게 펴내는 ‘책세상 세계문학’은 이전 ‘책세상문고․세계문학’이 영미나 유럽 문학 중심의 세계문학 소개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3세계 문학에서 고전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 이념과 장르를 막론하고 문학이라 불리는 모든 형태의 텍스트를 선보였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지향점은 이어가되 작품 목록은 전면 재구성해, 고답적인 분위기는 덜어내고 젊고 현대적인 시각과 감각을 불어넣어 감성과 향수를 고양하는 문학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번역과 장정에 공들인 고품격 세계문학을 추구한다. 수많은 고전 가운데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을 되도록 중역 없이 원전 완역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며, 누구나 부담 없이 읽어보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제대로 만든, 함께 읽는’ 시리즈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속도와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만, 옛사람들의 삶과 해학, 그들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고전문학’이 전하는 메시지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기 바란다. 이 시리즈를 통해 고전은 단순히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낡은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지성의 토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원문에 충실한 정확하고 우리말다운 번역 각각의 작품 및 작가 특유의 느낌과 문체를 살리는 동시에 시대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등장인물의 성격을 구분하고 정확성을 기하는 원문에 충실한 번역으로 원전 읽는 즐거움을 살리고자 했다. 이때 작가에 따라, 지문과 대화에 따라, 문체에 따라, 문맥에 따라 번역 원칙을 적용하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어렵고 까다로운 한문 투와 외국어 표현은 버리고, 현대인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우리말로 옮겨 독자의 작품 몰입을 돕는다. 또 낯설거나 어려운 단어, 전문용어 등 주해가 필요한 경우는 해외 문학이라는 특성상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한 사회․역사적 설명을 각주로 달아 뜻풀이를 했다.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안정된 텍스트를 만들기 위해 실력이 빼어난 번역진이 작업에 참여했다. 또한 원서를 확인해가며 교정, 교열에 공을 들였고,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체크해 소홀하거나 미진한 부분이 없도록 편집에도 최선을 다했다.
▪작품의 가치와 무게, 흥미와 진지함이 돋보이는 또 하나의 작품, 독후감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출판사의 다양한 세계문학전집이 출간된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책세상 세계문학’만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천사와는 다른 성격의 ‘독후감’을 실었다. 작품을 먼저 읽은 글 잘 쓰는 ‘독자’가 자신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한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이는 세계문학을 좋아하는 일반 독자를 비롯해 독서와 논술에 신경 써야 하는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들에게도 책을 이해하고 선택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해줄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담은 작품 해설․작가 연보 고전문학 작품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고, 이해와 해석의 틀이 마련되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는 부담을 덜기 위해 작가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물론 작품을 집필한 배경이나 의도,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도 실었다.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는 기존의 백과사전식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번역하면서 작품에 몰두해 원저자의 의중을 다각도로 깊이 있게 헤아렸을 번역가가 직접 써서 좀 더 편안하고 인상 깊게 읽을 수 있도록 신뢰할 만한 정보를 담았다.
▪작품의 개성을 살린 유니크한 디자인․장정 표지 디자인은 작품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색깔’과 ‘원제의 한 글자’를 각인해 세련되고 심플하면서도 강한 느낌을 살렸으며, 표지 글 또한 이미지에 어울리게 군더더기 없는 최적의 내용만을 부각했다. 본문 디자인은 유행하는 서체를 이용해 특별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주제도 성격도 분량도 저마다 다른 작품의 다양성을 감안해 오래도록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평범한 가운데 실용성을 고려했다. 띠지 디자인은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와 읽을거리가 많은 감각적이고 유니크한 콘셉트로 표지 디자인과 대비를 이루며 ‘책세상 세계문학’만의 개성을 연출하도록 했다. 여기에 지면의 집중력을 살린 판형과 탄탄한 각양장 제본으로 특별함을 더했다.
어두운 과거의 삶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작가의 모든 것을 토로한 작품,인간 실격 _인간으로서 완벽하게 실격해가는 과정을 수기 형식으로 그리다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가적 위상은 그의 삶을 반영한 자전적 소설《인간 실격》을 통해 더욱 견고해졌다. 이 작품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 10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다자이 오사무를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인간 실격》은 오늘날에도 연극과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인간 실격》은 머리말과 맺는말, 그리고 세 편의 수기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말’은 사진 석 장의 이미지를 풀어낸 감각적이고 시적이며 허무주의 분위기가 짙은 글로, 작품 전체를 향한 기대감과 요조의 신변에 관한 불길한 예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첫 번째 수기’에서는 부끄러운 일이 많은 삶을 산 요조가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번째 수기’에서는 같은 반 친구 다케이치가 자신의 정체를 폭로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그를 곁에 두려고 애쓰는 요조를 묘사했다. ‘세 번째 수기’는 요조가 스스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사람들에게 애정과 신뢰를 기대하지만 결국 인간 세상으로부터 매장당하고 패배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맺는말’에서 화자 ‘나’는 요조가 아닌 작가다. 작가인 나는 대학 동기를 찾아가는 길에 있는 찻집에 들러 구면인 마담으로부터 소설의 소재가 될지도 모를 노트 세 권과 사진 석 장을 건네받는데, 이는 세 편의 수기와 머리말에 언급된 석 장의 사진이다. 평생을 죄책감과 부끄러움에 시달리며 살았던 작품 속의 요조처럼, 다자이 오사무도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하다 서른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독자는 작품 속 요조와 다자이 오사무를 동일시하며 작가의 고뇌와 비극적인 선택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 우울하고 맥이 빠진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고, 심지어 자기 파멸과 부정으로 얼룩진 데다 퇴폐적이고 나약하며 허무주의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작품 속 요조만큼 순수한 영혼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인간 실격》만큼 연약하고 폐쇄적인 인간을 극명하게 묘사한 작품은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순수함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는 _‘독후감’: 황유원(시인, 번역가)
요조는 꼭 추방자 같다. 그것도 추방된 게 아니라 스스로가 스스로를 추방해버린, 그래서 더더욱 세상 속으로 돌아가는 법을 찾지 못하는 그런 ‘희극 명사’로서의 추방자. 그는 죽음에 실패해 일단 어쩔 수 없이 세상에 한쪽 발을 붙이고 있긴 하지만, 나머지 한쪽 발은 늘 허공을 디딘 채 무無 속에 붕 떠 있는 한 줌 바람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요조가 원한 것은 거창한 행복이 아니었다. 그저 돌아가서 편히 쉴 수 있는 집, 그리고 요시코와 “봄이 되면 단둘이 자전거를 타고 신록이 우거진 숲속 폭포를 보러 가”는 게 그가 바란 전부였다. 하지만 순수함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한 꿈이 되어버리고 만다. …《인간 실격》이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은, 거기에 한없이 추락하는 한 인간의 모습만이 있는 게 아니라 그토록 평범하고 사소한 낙원의 이미지가 그의 주위에 흐릿하게나마 홀로그램처럼 떠 있기 때문이다.
책속에서
[P.10] 아이의 웃는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께름칙하고 섬뜩한 느낌이 든다. 그것은 애당초 웃는 얼굴이 아니다. 아이는 전혀 웃고 있지 않다. 그 증거로 아이는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다. 사람이 주먹을 쥐고 웃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이 얼굴은 원숭이 같다. 아니, 원숭이 얼굴 그 자체다. 보기 흉하게 얼굴 가득 주름이 져 있다. ‘주름투성이 도련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P. 10] 사진 속의 남자는 교복 가슴 쪽 주머니에 하얀 손수건을 살짝 내보인 채 등나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웃고 있다. 이번에는 주름 가득한 원숭이 웃음이 아니다. 아주 묘한 웃음이다. 보통 사람의 웃음과는 사뭇 다르다. 피의 무게감이라고 할까 아니면 생명의 깊은 맛이라고 할까, 그런 충실한 느낌은 조금도 없이 한 마리 새, 아니 깃털이나 종이 한 장처럼 가볍게 웃고 있다.
[P. 11] 나이부터 전혀 가늠이 안 된다. 머리는 온통 희끗희끗하다. 남자는 아주 지저분한 방(사진에는 벽이 세 군데쯤 허물어진 것이 뚜렷하게 찍혀 있다) 한쪽 구석에 피운 자그마한 화롯불에 손을 쬐고 있는데, 이번에는 웃지 않고 있다. 표정도 없다. 말하자면 앉아서 화롯불에 양손을 쬐다 그대로 죽은 듯, 음산하면서도 불길한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