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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귀신은 무엇으로 사는가

1장 왜 다시 귀신인가
21세기 아시아 귀신이란?
귀신의 신체, 형상과 재현
감각체로서의 귀신과 젠더
사유체로서의 귀신과 포스트휴먼
아시아 귀신의 행동 미학

2장 관리되는 귀신, 퇴치되는 공포
사망배달부, 저승사자, 호스피스: 〈아파트〉
귀신과 인간의 공조 진화: 〈바리공주〉
신출귀몰 천문의 해석가: 『음양사』
인·귀·요괴의 공존과 경계 분리: 『백귀야행』
글로벌 악령: 〈검은 사제들〉

3장 귀신과 교섭하기, 로맨스와 공생
귀신과 로맨스: 〈주군의 태양〉, 〈오 나의 귀신님〉
귀신과의 공생·동거: 요시모토 바나나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4장 생동하는 귀신, 회생하는 전통
금지된 전통, 살아 있는 영과 귀: 가오싱젠의 소설과 희곡
여자 귀신의 자기계발과 역사 쓰기: 『눈에 보이는 귀신』

5장 중간자 귀신과 생사의 임계지
생사 경계와 중간계: 〈조명가게〉
완전한 죽음의 조건: 〈원더풀 라이프〉와 『우세모노 여관』
귀신, ‘인간-되기’의 통과의례: 〈싱글라이더〉
천년 귀신의 한과 사연들: 〈호텔 델루나〉
현생의 빅데이터 업경: 〈신과 함께: 죄와벌〉

6장 아시아 전통의 귀신
한국 고전의 신선과 귀신: 『어우야담』
중국 고전의 원혼과 귀신: 『원혼지』, 『요재지이』
일본 근대의 귀신담과 그로테스크: 『야창귀담』, 「벚꽃 만발한 벚나무 숲 아래」

7장 귀신의 증식과 포스트휴먼
강시, 부식된 죽음의 유희 은유로서의 좀비: 〈부산행〉, 〈창궐〉, 〈킹덤〉
뱀파이어, 안티-비체와의 조우: 『렛미인』
AI와 안드로이드의 딜레마: 〈그녀〉, 필립 K. 딕의 소설들
귀신의 기시감과 시간여행: 〈말할 수 없는 비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에필로그: 아시아 귀신의 미학과 문화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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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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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귀신은 질문한다
글로벌 시대 ‘귀신’의 새로운 이름, 계류자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귀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영화, 만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는 귀신, 빙의와 같은 사후적 존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귀신은 인간 세상의 부정의와 불완전함을 폭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恨)의 주인공이라는 전통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확장해 변혁과 창신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2010년 저서 『처녀귀신』(문학동네)을 통해 조선시대 문학에 재현된 여성 귀신이 환기하는 정서를 인문학적으로 고찰한 바 있는 저자 최기숙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교수는 이 책 『계류자들』에서 21세기 아시아의 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생령, 요괴, 강시, 좀비 등 여러 사후적·영적 존재들을 ‘계류자들’이라 명명하며 동시대 귀신 서사를 탐구한다. 이 책은 웹툰 〈조명가게〉, 만화 『백귀야행』, 소설 『눈에 보이는 귀신』,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드라마 〈킹덤〉을 비롯해 사후적·영적 존재를 다루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의 콘텐츠를 두루 아우르며 귀신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문화적 상상력을 이해해보려 한다.

이 책은 오늘날 귀신이 국적, 인종, 종교, 지역, 성별 등 경계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과학기술 시대의 귀신이 인간 이후, 즉 포스트휴먼적 상상력을 통해 인간됨의 의미를 되묻는다는 점에서 귀신 콘텐츠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면, 그저 돌아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우리 일상에 스며 있는, 보이지 않는 이웃을 찾아서

귀신은 현실의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고, 인간과 교섭하며 삶을 바꿔낸다. 서구에서 과학기술 기반의 SF 콘텐츠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디자인하는 동안, 아시아에서는 전통 기반의 귀신과 유사 귀신들이 현생의 가치와 방향을 되묻는 성찰적 역할을 지속했다. 귀신은 장르와 매체를 달리해 리메이크될 뿐 아니라, 현대의 새로운 이슈를 품고 새롭게 거듭난다. 소복을 입고 붉은 피를 흘리던 처녀귀신은 전문성과 개성을 갖춘 능력자가 되어 독자 혹은 시청자와 동시대의 갈등을 공유한다. 생사의 경계를 뚫고 잠깐 나타나는 일시적 존재가 아니라, 림보와 같은 임계지를 만들거나 일상 속 경계 지대에 정주하며 지속적으로 현실에 관여하는 계류자의 모습으로 귀환한다.

저자는 21세기 귀신의 특징으로 “임계지(臨界地)라는 상상 공간에 일정 기간 거주한다”(161쪽)는 점을 꼽는다. 예컨대 웹툰 〈조명가게〉에서 조명 가게는 가사 상태의 환자나 죽은 이가 드나드는 일종의 임계지다. 이 웹툰은 그곳에 온 이들의 선택과 염원, 의지를 통해 인간과 삶의 형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 〈원더풀 라이프〉 역시 망자들이 거쳐 가는 림보 같은 곳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하며, 〈싱글라이더〉의 망자들은 호주에서 짧은 순간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귀신은 계류자다. 죽을 수도 살아갈 수도 없기에 생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계지에 계류되었다. 그 사연은 인간 세상의 부당함과 연결된다. 아무도 귀신을 돌보지 않았기에 생에 대한 자기책임성을 완수하려고 현실로 귀환했다. 탐욕, 방관, 협잡, 외면은 귀신의 계류를 지연시키는 조건이자 환경이다.”(10쪽)

‘인간 이후’의 존재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귀신을 바라보다

저자는 인간의 사후적 존재라는 점에서 귀신을 인간(human) 이후(post-)의 존재인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귀신 서사는 인간중심주의 ‘이후’이자 ‘바깥’의 설계라는 점에서 포스트휴머니즘과 통한다. 전통적으로 아시아에서는 인간과 유사 인간, 또는 비인간(귀신, 요괴, 인간으로 변신한 여우 등)에 대한 상상을 통해, 인간중심주의를 성찰하는 문학적 활동을 이어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어우야담』의 신선처럼 죽지 않는 인간,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강시나 좀비 같은 사후적 존재,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안드로이드나 영화 〈그녀〉의 운영체제 같은 AI를 포스트휴먼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해 귀신을 매개로 한 아시아 전통의 상상력이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동시대의 새로운 문제들과 결합하는지 살펴본다.
타자에 대한 상상은 타자가 아니라 주체를 향해 있다. 저자는 귀신을 ‘인간’의 적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미제 사건’으로 접근하자고 제안한다. 포스트휴먼의 상상은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내재한 삶의 문제를 사유한다는 것이다. “귀신은 생전의 인간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삶을 떠안은 연장체이자 그 정치적 부수물이다. 귀신은 산 사람이 감당해야 할 부채다. (…) 귀신이 제안하는 것은 죽음의 청사진이 아니라, 삶의 행위 내역서다.”(45쪽)
귀신은 끝없이 현실에 출몰해 기존의 지식과 관습, 경화된 제도에 균열을 일으키며 세상의 부정의를 고발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오늘날의 귀신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는 동시에 과학기술 시대의 인간과 사회에 관해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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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5] 아시아에서 귀신은 생사 관념을 이해하는 매개다. 귀신은 인간 세계를 숙주 삼아 생명을 유지하며, 인간은 귀신을 매개로 사후 세계에 대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사유를 완성한다. 귀신은 생전의 인간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삶을 떠안은 연장체이자 그 정치적 부수물이다. 귀신은 산 사람이 감당해야 할 부채다. 동시에 심리적,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삶의 지지대이자 보안 장치다. 상상계의 귀신은 죽음을 미리 사색하게 하고 삶을 준비시키는 경고장이다. 귀신이 제안하는 것은 죽음의 청사진이 아니라, 삶의 행위 내역서다.
[P. 99] 인간과 귀신의 교섭을 대표하는 서사적 전통의 관계는 로맨스다. 낭만적 로맨스도 있지만, 정체 모를 여자 귀신에게 끌린 남자가 패가망신하거나, 절제와 금욕으로 물리치는 내용도 있다. 그 이면에는 생사를 넘나드는 에로티시즘이 매개된다. 여자 귀신과 사랑에 빠진 남자는 기력이 쇠약해지고 병들어 사망한다. 전통 서사에서 귀신의 성적 매력에 끌려 제어하지 못하고 병이 든 남성은 아무 잘못이 없다. 그는 당한 것이다. 모든 잘못은 유혹하는 여자 귀신 탓이다. 이는 이성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성적 매력을 귀신이나 여우에 빗대, 유혹하는 여성의 이미지와 결부시킨 남성적 관점의 이야기다. 유혹하는 귀신이 나쁜 것처럼, 남자를 유혹해 앞길 망치는 여자는 악녀다.
[P. 140] 귀신과 인간은 죽음과 삶처럼 넘나들며 현재의 시간을 생성한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표현하지 않은 회한과 망각이 없는 것이 아니듯, 아시아의 작가들은 귀신이란 보이지 않을 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제도적으로 금지된 존재로서의 귀신은 현실의 억압, 역사에서의 배제와 연결되기에, 귀신 이야기는 숨겨진 과거의 복원, 사라진 전통의 회생, 차단된 생명의 회복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