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16~17] 그건 그렇고 너무 고통스러운 문상이었다. 평생 이토록 괴로운 문상은 일찍이 없었다.
사죄하러 간 문상이었기 때문이다.
고인은 올해 서른세 살 된 젊은 주부였다.
그 주부를 아카마쓰운송 소속 트레일러가 치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트레일러에서 빠진 타이어가 인도를 걷고 있던 주부를 정통으로 덮친 것이었다.
주부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오늘 하루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너무나 안타까워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주부의 죽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카마쓰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영정 속 주부는 환하게 웃으며 먼 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카마쓰의 눈에는 그것이 저 멀리 있는 꿈을 바라보는 표정으로 보였다.
주부의 이름은 유기 다에코였다.
틀림없이 이 사람은 아카마쓰에게는 없는 꿈을 지니고 있었으리라.
다에코가 사고를 당했을 때 손잡고 함께 걷던 자그마한 사내아이는 넘어질 때 생긴 찰과상 정도만 입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큰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그 아이가 빈소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카마쓰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지독한 회한에 시달렸다.
아카마쓰운송이 일으킨 타이어 이탈사고는 행복했던 엄마와 아들의 꿈을 눈 깜빡할 사이에 박살 낸 셈이다.
그 트레일러의 이름이 뷰티풀 드리머였다.
아주 큰 자동차 제조회사인 호프자동차가 만드는 대형 트레일러다.
“뭐가 뷰티풀 드리머라는 거야.”
딴에는 속으로 중얼거린 셈인데 주위에 있던 다른 승객이 멍하니 아카마쓰를 바라보았다.
아마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간 모양이다.
뷰티풀 드리머가 가져다준 것은 꿈은 꿈이라도 인생 최악의 악몽이었다.
[P. 50~51] .
“과장님,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아, 그냥 지금 한 말 그대로야. 한동안 우리 쪽에서는 일을 맡기지 못할 거로 생각해줘. 그런 표정 짓지 말고. 나도 좋아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잖아. 뭐, 워낙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고 말이야. 그거 신문에 잔뜩 났잖아? 그렇게 되면 우리도 입장이 곤란해.”
“잠깐만요, 과장님.”
아카마쓰는 얼른 반론을 펼쳤다.
“그 사고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우리 잘못이라고 판정 난 게 아니에요.”
“정비 불량 아닌가, 아카마쓰 사장?”
귀찮은 이야기를 할 때 늘 나오는 버릇처럼 히라모토는 눈을 깜빡거리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이런 소리는 하고 싶지 않아.”
“우리 회사는 정비 불량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윗분께 그렇게 전해주시겠습니까? 오해라고요. 지금 사가미 쪽에서 일을 끊으면 저희는 정말 힘들어집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애원했다.
사가미머시너리와 거래가 끊어진다면 큰일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가미에서 주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 산 차량은 아직도 빚이 남아 있고 확보한 인력도 남아돌게 된다. 설사 손해를 각오하고 트럭을 매각하고 인력을 줄여도 그 비용을 생각하면 회사 경영에 큰 구멍이 난다.
히라모토는 쌀쌀맞게 시선을 피하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딱딱하게 말했다.
“그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