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제국’이란 일본 본국과 일기(一岐), 구주(九州)와 대마도, 류큐 왕국(유구국流球國)의 총칭이며 조선 초기의 문신인 신숙주가 서술한 《해동제국기》는 이 지역의 지세와 국정을 서술하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 사신을 보내어 왕래하는 교빙왕래의 연혁을 기술하고 사신을 관에서 대접하는 관대館待와 예를 갖추어 대접하는 예접禮接의 조항을 기록하여, 조선시대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에 대한 우호적인 외교정책인 교린交隣의 개요를 밝혀놓은 것이다. 《해동제국기》는 신숙주가 나라의 여러 정사를 총괄하는 최고 지위인 영상의 자리에 있던 기간에 의례와 교빙 등을 맡아보던 관아의 예조를 겸직하고 외교를 홀로 담당하여 일본 전래 문헌과 견문을 아울러 다년간 관장한 기록을 기초로, 해동제국 사신 응접의 옛 규칙을 정비하고 새로운 전범典範, 본보기가 될 만한 모범을 세워 체면을 일신하고자 찬술한 것이다. 또한 해동제국의 지세를 지도로 그렸으며, 일본 정치 세력들의 강약, 병력의 다소, 영역의 원근, 풍속의 이동 등을 기록하였다. 신숙주는 서거하면서도 성종에게 특별히 일본과 화평을 해치지 말 것을 당부할 정도로 일본과의 외교를 중시하였다. 《해동제국기》에는 일본 사신 응접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후대의 일본 외교에 있어 준하는 모범이었으며, 역대 한일 관계사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로 남아 있다. 또한 조선 외교정책 및 일본사 연구에도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책에는 별도의 부록을 추가하여 신숙주가 일본을 왕래하며 교유했던 일본 사신과 승려, 관리들에게 지어주기도 하고 답으로 받은 시詩, 부賦, 운韻, 서간문과 연보 수록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