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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랑
재난이 경고음을 울릴 때
내가 못 가니까 네가 와
한 뼘 더 넓어지면
목요일에 만나요
립스틱이라 쓰고 기세라 읽는다
빈 벽을 찾아서
얼굴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열 시의 지옥철

김산아
과학맹신주의자들
작고 청승맞은 나의 우주
자격지심 여행기
누가 따라온다

최지애
파랑새노래방
방과 방 사이
팬데믹 러브
코로나 때문에

김 은
반경 1미터의 삶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Ctrl-C Ctrl-V 여행
어느 편집자의 고백

장재희
잊지 마세요
도시의 밤
프리미어 룸
심야배달

신주희
코로나 44 극복기
코로나 시대의 이별
아주 사적인 생존 신고
화상인 관측기
혼밤

한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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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마스크 : 코로나 미니픽션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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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우리 모두가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들
일곱 명의 소설가가 기록한 코로나-19 미니픽션
―김산아·김은·박사랑·신주희·장재희·최지애·한숙현 소설가

“당신도 노력했을 것이다.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벌을 받는 게 아니다.
나아질 것이다. 더 좋아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달라질 것이다.“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 7 『마스크 마스크』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세월호와 인권 문제 등 몇 권의 앤솔러지에 함께 참여했던 창작동인 ‘반전과상상’의 소설가 일곱 명이 우리가 함께 보낸 코로나-19 시절을 미니픽션으로 기록했다.
2019년 코로나-19가 처음 발현되었다. 우리가 겪었던 그 어떤 감염병과 달랐던 그것이 이후 우리의 모든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학교는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 회사는 재택근무로 전환되었으며 나라별로 국경을 봉쇄하고 입국을 불허했다. 재난 영화 속에서 보았던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졌고 당황할 새도 없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2년이 된 오늘, 우리는 하루 빨리 마스크를 벗고 이전의 일상으로 회귀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작가들은 다시 코로나-19에 관한 이야기를 눈앞으로 들여놓는다. 감염병에 관한 과한 추측이나 섣부르게 낙관적인 관망을 나누기 전에, 우리가 다시 생각할 것은 코로나 이후에도 수많은 펜데믹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재앙의 출연은 예정된 수순일지 모르며, 결국 우리 삶 곁에서 계속 맴돌며 출몰의 시기를 엿보고 있을 테니, 우리는 어떻게든 이번 코로나-19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편을 찾고 축척해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니, 그렇다면 그 삶을 또한 어떻게 살아야겠느냐 서로 묻고 답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코로나 한복판에서가 아닌, 그 가장자리에서 우리가 지내온 시절의 끝자락을 손에 꼭 쥐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안부를 물으며, 아픔보다 극복의 마음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코로나는 이미 일상이지만 곧 지나갈 거라는 점에서 여전히 특별한 영역이며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미지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코로나를 글로 쓰며 지난 2년을 돌아본다는 건 일상을 담는 일이자, 특별한 시기를 기억하는 일이며, 미래에 대한 소망이 담기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중략)

이 책을 메운 이야기는 우리의 손끝에서 마무리되지만,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당신에게서 비롯한 것입니다. 결국은 우리가 지나온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낙담 대신 새로운 희망을 품을 기회를 마련하고, 어떻게든 긍정해보려는 노력을 하자고 말거는 겁니다.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자고 그리고 조금씩 앞을 향해보자고 손 내미는 겁니다.
‐「서문」 부분

스스로 겪었거나 주변에서 체험한 에피소드, 그중에서도 뭔가 더 특별하거나 새롭거나 낯선 이야기를 찾아 헤맸다. 그것이 꼭 식상함과 상투성을 이기고, 소설의 완성도를 추구하려는 의도에만 기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다양한 삶의 방편과 더 많은 사연을 기록하고자 한 의지였다. 실제로 우리는 코로나 덕에 오래 혼자 있었고, 혼자인 덕에 나를 위한 것을 새삼 생각해보기도 하고(박사랑), 코로나 없었으면 어떤 핑계로 살았을까 생각하며 지난 시간을 떠올리기도(최지애) 하였다. 그사이 코로나 시절을 살아내며 터득한, 아주 가까이 있지 않으면서도 아주 멀어지지 않은 거리두기 감각의 기술을 가늠하는가 하면(김은), 코로나로 혼밥 혼술 혼행까지 가능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마음먹었으나 어쩌면 실패하고 누군가의 온기를 찾는 경험을(신주희) 한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결국 우리는 모든 사람의 얼굴이 된 마스크를 앞에 두고 소외되고 잊힌 얼굴을 떠올리며(장재희), 그럼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잘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며(김산아) 궁극은 나아질 거라고, 더 좋아질 거라고, 달라질 거라고(한숙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실제로 원고를 쓰고 모으는 동안 소설가들은 다중시설 인원 제한으로 한자리에 모이기도 쉽지 않았던 때에 작업실에 작은 식탁을 차리고, 웹으로 소통했다. 그 덕에 서로의 근황을 어느 때보다 자주 물었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치가 한없이 높아지고 다시 낮아지는 사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얼 하며 지내는지 대화했고 글로 썼다. 마스크 안의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얼굴을 궁금해했다. 여기 담긴 짧은 소설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다가간 기록이라 하겠다. 이제 모두 마스크를 벗고 한자리에서 만나는 날 웃으며 인사를 건넬 것을 안다. 그리고 물을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그렇다. 누구나 자신만의 코로나를 가지게 되었다. 소설가들은 사실을 기록하는 차원이 아닌, 체험을 창작하는 작업을 통해 감상과 감성을 나누길 바랐다. 더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서로 이야기함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지내온, 살아낸 시간을 치유받길 바랐다. 그렇게 쓰여진 글들을 살펴보니 코로나 시절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헤어지고 태어나고 죽고, 만남과 이별을 지나 많은 것들을 기념하고 기억하며 살아왔다는 실감이다.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P.35~36] 그 뒤로 나는 카메라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배경을 보았다. 어느 사람 뒤에는 벽을 가득 채운 책장이 있었고 또 다른 사람 뒤에는 모던한 그림 액자가 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의 뒤에는 은은한 빛이 도는 스탠드와 컬러풀한 소파가 있었다. 나는 그 배경을 보면서 자주 그것들을 부러워했다. 누군가의 뒤를 채우는 교양과 우아, 그리고 안목과 재력을.

[P. 58~59] 박사랑 「빈 벽을 찾아서」 부분

[P. 113] 가족의 휴식과 안정을 위해 노력할수록 나는 불편하고 불안정해졌다. 엄마 내 택배 어디 있어? 여보 장볼 때 아이스크림도 사 와, 온라인 수업이 연결 안 돼, 밖에 누구 왔나 봐, 샤프가 없어졌어, 마데카솔 여기 뒀었는데, 엄마, 여보.
식구들은 나 역시 집의 일부라고 느끼는 듯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꺼내는 컵이나, 먼지 앉은 바닥을 쓸어내는 청소기나, 심심하면 트는 텔레비전처럼, 집 어딘가에 있는 유용한 무엇. 그들에게 나는 집이 되어갔고, 내가 머물 공간은 사라졌다.

김산아 「작고 청승맞은 나의 우주」 부분

이 모든 걸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코로나 때문에, 하고 말하면 이해되지 않는 게, 용인되지 않는 게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하고 말하면 남들과 비슷한 수준의, 남들과 다르지 않은 정도의 삶을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코로나 때문에, 하고 말하면 다른 건 다 이유가 되지 않으니까, 다른 건 다 별거 아닌 게 되었으니까 그러므로 모든 건 다 견딜 만하고 감당할 만한 것들이 되었다.
코로나는 나에게 좋은 핑계가 되어주었다. 내 삶의 제약도 코로나 때문이면 좋겠다. 내 삶의 무게도 코로나 때문이면 참 좋겠다. 지나가리라는 희망을 우리가 서로 나눌 수 있었으면,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각자라도 품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것이 터무니없는 코로나 예찬일 리 없다. 코로나 때문이다. 아니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최지애 「코로나 때문에」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