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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4

언터처블 내 인생 11
아화 37
부스 69
급발진 113
감은사 137
죽을 먹는 사람 159
카드섹션 183
변기에 손을 담근 날 213

해설 : 운명은 어떻게 극복되는가(박덕규)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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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내 인생 : 김동혁 소설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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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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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이후, 2017년 <문학에스프리> 신인상 소설 부문 당선으로 소설가로 등단한 김동혁의 첫 소설집이다. 「언터처블 내 인생」, 「아화」, 「부스」, 「급발진」, 「감은사」, 「죽을 먹는 사람」, 「카드섹션」, 「변기에 손을 담근 날」 등 8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했다. 등단작이자 이 소설의 표제작인 「언터처블 내 인생」은 ‘대머리’인 30대 남성이 영국 여행 중에 만난 인도 출신의 불가촉천민 여인과 친해지면서 자신에게 덮씌워진 ‘대머리 유전’이라는 운명을 극복하는 길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아화」도 생모가 누군지 모르고 자란 주인공이 아버지가 데려온 여성과 운명적인 관계가 되는 스토리로 ‘운명 극복’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소설집에는 전반적으로 운명론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소설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놓인 인물들이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독창성을 드러낸다.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흔한 번째 생일날 밤, 나는 템스 강변의 회전 관람차 ‘런던 아이(London Eye)’ 안에서 한 인도 여자가 우는 모습을 보았다. 그날 한 시간 사십 분을 기다린 끝에 탑승한 관람차에서 혼자인 사람은 그녀와 나뿐이었다. 객차를 가득 채운 스무 명 남짓한 가족과 연인들의 무리 틈에 그녀와 나는 나란히 서 있었고, 그녀는 유리창 난간을 꼭 잡은 채 강변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유리창에 비친 그녀의 얼굴을 몰래 훔쳐보았다.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템스 강변에서 쏘아올리는 불꽃이 그녀의 까만 얼굴에서 반들댔다.
내가 일면식도 없는 이국 여자의 얼굴을 훔쳐본 이유는 사실 그녀가 부르고 있는 노래 때문이었다. 한 바퀴를 돌아내려오는 데 삼십 분 정도 걸리는 런던 아이 안에서 그녀는 탑승한 지 채 오 분도 지나지 않아 한국노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를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노랫소리는 허밍을 하듯 아주 작았지만 우리는 어깨가 맞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서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그 노래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1절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2017년 4월, 런던의 템스 강변에서 이국 여자가 눈물을 흘리며 부르고 있는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는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관람차가 지상으로 내려왔을 때, 그녀는 내 앞에 서서 하차를 기다렸다. 어느 새 눈물은 그쳐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몇 번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괜찮으냐고 영어로 물었다. 그녀는 검고 큰 눈을 껌벅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미소를 짓던 순간 문득 ‘오늘이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사실을 상기했고 나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기로 했다. -「
언터처블 내 인생」
에서
“김유민씨 전화인가요? 여기 아화, 그러니까…, 오봉다실(五峰茶室)인데요, 마담 언니, 그러니까…, 최정숙씨가 오늘 돌아가셨어요. 일이 생기면 언니가 이쪽으로 기별을 넣으라고 해서.”
어젯밤 최마담의 부고를 전한 것은 그녀의 다방에서 일하던 레지였다.
“최정숙씨가 그렇게 말했단 말입니까?”
“네.”
“빈소를 어디에 차렸나요?” 내가 물었다.
“아화, 그러니까…, 오봉다실이요, 마땅히 차릴 곳이 없어 동네 사람들이 여기다가 마련을 했네요.” -「
아화(阿火)」
에서
어서 옵쇼. 얼마 넣을까요, 사장님? 만땅? 아이고, 감사합니다. 만땅, 주유하겠습니다. 예, 사장님! 아, 지금 리터당 1,319원입니다. 이번 주에 또 오른다는 소리도 있기는 한데…, 토요일쯤 돼봐야 알 수 있죠. 네, 맞습니다. 저희도 가격이 내려야 손님이 많은데 여기 사장님도 죽을 맛이랍니다. 기름이란 게 많이 올려서 팔다가 조금 내리고는 생색내는 물건이라….아! 조삼모사! 맞습니다, 사장님. 우리 사장님 유식하시네. 하하. 그래도 차를 안 굴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아, 생수요? 당연히 드려야죠. 따끈하게 데워놓은 캔커피도 있는데…, 아이고 사장님, 한번 주유에 한 개씩, 다 아시면서? 마감할 때 사은품 개수랑 영수증 다 맞춰봅니다. 모자라면 우리가 떼먹었다고 욕먹습니다. 티슈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네네. 아, 물티슈는 겨울에는 준비 안 해둡니다. 그냥 포켓티슈. 갑티슈요? 갑티슈는 비싸지 않습니까? 갑티슈를 사은품으로 하면 아주머니들 오셔서 한번에 싹 쓸어가십니다. 경기가 하도 안 좋다 보니, 그렇게라도 살림장만 하는 거죠, 뭐. 네네. - 「
부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