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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_ 박인찬·하홍규
1장 포스트트루스와 혐오정치: 워드 켄들의 『오늘을 견뎌라』 _박인찬
2장 혐오에 대한 도덕철학적 고찰 _양선이
3장 혐오의 이중성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 _박승억
4장 혐오와 문학: 혐오와 문학의 공진화와 전망 _강미영
5장 혐오와 화해하기: 인공지능 그리고 칸트 _김형주
6장 혐오와 정신분석: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을 중심으로 _이재준
7장 혐오의 학습과 확장: 미각 혐오 학습을 중심으로 _최준식
8장 혐오와 비판이론: 편견을 통한 사회적 증오 행위의 정당화와 그에 대한 대응 _권오용
9장 혐오와 비인간화: 코로나19 맥락에서 본 차별과 배제의 정치 _하상응
10장 미디어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과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이론적 고찰 _심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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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이론. 2, 학제적 접근 = Theories of disgust. 2, Interdisciplinary approach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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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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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결코 우리의 삶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 시대가 ‘혐오 시대’라고 부를 만큼 그 냄새가 견딜 수 없이 심하게 고약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혐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혐오 주제에 천착하여 연구를 계속하겠지만,
결코 혐오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혐오를 넘어 공감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

『혐오이론 II: 학제적 접근』은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사업단의 학술연구총서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다. 사업단은 인문한국 사업의 일환으로 ‘혐오 시대, 인문학의 대응’이라는 어젠다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혐오 현상의 복잡성에 부응하는 다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혐오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이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의 삶 속에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는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어야 할 필요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혐오는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문제를 드러내는 징후요 증상이다. 혐오와 관련된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회 공동체의 파괴요 언제라도 실체화될 수 있는 상존하는 위험의 증거이다. 인문학은 오늘날 혐오 사회의 현실에 공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단은 철학, 문학, 역사학 등 인문학의 여러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기술학, 예술 등을 가로지르는 횡단적인 혐오학의 발전을 추구한다.
횡단적인 혐오학 발전을 위한 첫 번째 시도로서 펴낸 『혐오이론 I: 학제적 접근』에서는 혐오에 접근하는 다양한 이론과 관점(여성학, 정동학, 정치철학, 심리학, 역사학, 진화론, 법학, 미학, 사회학)을 제공함으로써, 혐오 시대에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의 초석을 마련했다. 그러나 『혐오이론 I』이 매우 다양한 학문의 혐오 이론을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단은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여겼다. 그래서 더 다양한 학문의 이론들을 담아야 하겠다는 필요 의식 속에 『혐오이론 II』을 기획했다. 『혐오이론 II』에는 문학, 도덕철학, 현상학, 인공지능, 정신분석학, 신경과학, 비판이론, 정치학, 미디어학의 혐오 이론을 담았다. 각 전공 분야에서 ‘혐오’ 주제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들이 참여하여 혐오 현상에 접근하는 데 매우 유용한 시각과 관점을 제공한다.

1장 「포스트트루스와 혐오정치: 워드 켄들의 『오늘을 견뎌라』」에서 박인찬은 포스트트루스(post-truth) 시대라 일컬을 만한 현재 미국 정치에서의 감정, 특히 혐오 정치를 백인우월주의 문학 중에 과학소설인 워드 켄들의 『오늘을 견뎌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이 글은 인간 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이로부터 정치권력의 열매를 따먹는 혐오 정치의 부당함과 폭력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2장 「혐오에 대한 도덕철학적 고찰」은 데이비드 흄과 애덤 스미스의 도덕철학적 관점에서 혐오 감정을 살핀다. 글쓴이 양선이는 도덕철학의 전문가답게 특별히 현대의 흄주의자인 제시 프린츠(J. Prinz)의 사회 구성주의와 조너선 하이트(J. Haidt)의 사회적 직관주의에 내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흄의 공감이론과 스미스의 공감이론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3장 「혐오의 이중성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은 현상학자 박승억의 작품이다. 글쓴이는 혐오가 사회적으로 투사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혐오 감정의 이중성으로 인해 혐오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혐오 문제가 가지는 복잡성을 현상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글쓴이는 현상학의 방법적 특징으로 “어떤 대상이나 문제가 특정 문제 연관 속에서 의미 부여되기 이전에 그 근원적인 현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특별히 혐오에 대해 가장 선구적으로 철학적 논의를 펼쳤던 아우렐 콜나이(Aurel Kolnai)의 연구를 다층적 의미를 지닌 혐오 현상에 접근하는 지침으로 삼는다.
4장에서 강미영은 「혐오와 문학: 혐오와 문학의 공진화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문학사의 흐름 속에서 혐오와 문학이 상호작용하고 공진화해 온 양상을 추적한다. 글쓴이는 문학을 통한 대항 담론의 형성이 인지적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혐오의 미학이 가지는 감성적이고 정치적인 가치를 함께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5장의 「혐오와 화해하기: 인공지능 그리고 칸트」는 그동안 혐오에 관한 여러 연구들 가운데서 가장 독특한 주제일 것이다. 칸트 철학을 통해 인공지능 혐오와 화해하기를 시도하는 김형주는 원래 칸트 철학 전공자로서 인공지능 철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학자이다.
미학 연구자 이재준은 6장의 「혐오와 정신분석: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을 중심으로」에서 정신분석학 시각으로 혐오에 접근한다. 크리스테바는 이질성의 잠재적 힘을 강조하는 조르주 바타유의 아브젝트와 아브젝시옹을 가져와서 작동하고 있는 혐오 장치의 근원적인 특성을 분석한다.
7장의 「혐오의 학습과 확장: 미각 혐오 학습을 중심으로」는 심리학자 최준식의 과학적인 실험의 결과를 담은 글이다. 글쓴이는 대부분의 동물들에 존재하는 학습 메커니즘으로서의 미각 혐오 및 그 확장된 형태들을 개관하면서, 다양해 보이는 혐오 현상이 이러한 기본 학습 메커니즘에 의존한다는 가정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다.
8장 「혐오와 비판이론: 편견을 통한 사회적 증오 행위의 정당화와 그에 대한 대응」에서 권오용은 혐오와 관련된 감정으로서 어쩌면 혐오보다 더 강렬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증오’를 비판이론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비판이론의 전문가인 글쓴이는 에리히 프롬, 테오도어 아도르노 등의 비판이론 1세대 학자들의 논의를 통해 근대적 개인에게 내면화된 증오, 표출되는 증오의 정당화로서 편견의 역할, 편견의 기능과 그 작동 방식, 편견의 사회적 동원 수단으로서 선전 선동의 문제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그 대응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
정치학자 하상응은 9장 「혐오와 비인간화: 코로나19 맥락에서 본 차별과 배제의 정치」에서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경험하고 있는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정치의 장에서 어떻게 강화되는지 살피고 있다. 글쓴이는 경험 연구의 대가답게 (물론 이론적으로도 뛰어나다) 구체적인 역사적·경험적 사실들과 실험 결과들에 매우 민감하다. 정치의 장에서 차별과 배제의 문제를 민감한 시선으로 면밀하게 검토한 결론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외집단 절멸을 목적으로 한 차별 행위가 확산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한 부분은 참으로 뼈아팠다.
마지막으로 10장 「미디어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과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이론적 고찰」은 미디어학자 심재웅의 글로서, 9장의 글쓴이도 지적한 바 있는 미디어의 역할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글쓴이는 미디어 혐오 표현의 현황과 미디어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을 통계적으로 보여주면서, 혐오 표현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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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 무엇을 혐오의 대상으로 느끼는 것은 어떤 집단이나 그것이 길러낸 어떤 사람의 인지 때문이다. 그런데 혐오의 원인과 대상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불일치가 생길 때 혐오는 그것이 닿으려는 대상이나 위치를 바꾼다. 즉 다른 대상, 다른 위치로 옮겨가는 차이와 전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혐오는 다른 감정들과 함께 짝을 지어 다니며 ‘물건값’처럼 가치를 가지게 되고 사회적인 효과를 수행한다. 혐오의 감정정치에서 발생하는 ‘혐오값’은 ‘정치값’에 해당한다. 흥미롭게도, 감정의 정치경제에서 혐오는 유통될수록 더 많은 잉여가치, 더 많은 부수 효과를 낳는다. _1장 포스트트루스와 혐오정치
[P. 81]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오랜 문화적 전승 속에서 사람들에게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혐오 감정, 혹은 혐오가 사회적으로 투사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모종의 이중성 때문이다. 분명 혐오는 건강한 상식을 가진 시민이 공동체적 삶에서 극도로 경계해야 하는 현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더러운 환경에 대한 혐오나 폭력에 대한 혐오처럼 특정 상황에서는 순기능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혐오 감정의 생래적 특성은 혐오 자체를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보이게 한다. 그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그런 자연스러운 감정을 억압하는 규제야말로 억압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혐오 개념의 모호함은 문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실제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혐오 개념은 증오(hate)를 가리킬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혐오와 증오는 그 행동 양식에서 구별된다. 혐오는 대개 자신이 싫어하는 벌레나 비위생적인 환경에 대한 대응처럼 기피하고 멀리하는 행위를 가리키지만 증오는 해당 대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공격적인 의사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혐오는 도덕적 순기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여지가 있지만, 증오가 도덕적인 순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일상에서 우리는 두 감정 상태를 동일시하곤 한다. _3장 혐오의 이중성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
[P. 216~217] 편견을 이용하는 선전선동의 목적은 심리학적-이데올로기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현실적 이득을 위해 선전선동은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증오를 동원하고 이를 위해 허구적인 이유를 양산한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올바른 대항은 “진정한 비이데올로기적 진실을 가지고 이성의 관통력”(Adorno, 2019: 55)을 통해, 즉 지성주의적인 방법으로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편견에 휩싸여 선동에 현혹되는 사람들을 일종의 “교화 불가능자”(Adorno, 2019: 16)로 치부하는 태도를 지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독일에서 신극우주의에 빠져든 사람들은 1945년의 패전으로 사회경제적 붕괴를 집단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이었으며, 이들에게는 독일이 다시 올라서야 한다는 강력한 감정이 깃들게 되었다(Adorno, 2019: 16). 여기서 우리는 편견과 선전선동의 내용 그 자체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편견에 휩싸여 선전선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집단적 경험’을 했고 그에 따라 어떠한 감정을 공유하게 되었으며, 그리고 그 감정 중 어떤 부분이 편견 및 선전선동과 상호 연관되었는지 등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_8장 혐오와 비판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