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나태주 뿌리 문태준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 피는 아몬드 나무 김승희 그늘에 물들다 이재무 흔들리는?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 손혁건 꽃의 일생 유재철 방석 손 미 운문사 김상환 사람꽃 문정영 왼손의 드레 유봉희 모데미풀 문효치 희망구두 문현미 풍진세상 이수익 비장의 무기 신미균 그 사이에 안용산 언덕 오영미 달팽이의 사랑 김광규 문이 많은 집 노금선 사과 정우석 겨울 오연희 시한부 강안나 가득한 방 최문자 우체통 김규나 콩바심 조남명 소심한 책방 박송이 나무늘보의 하루 곽은희 낫 김기택 설거지 명상 하미숙 귀가 박유하 나는 지금 꽃이다 이장근 매화론梅花論 김광순 하나 마나 바나나 조명희 아모르파티 변선우 탑정호의 봄 김주희 태엽 권덕하 베어링을 갈며 옥 빈 놀란 강 공광규 나무 밑에서 구재기 한국여자 이름으로 엔젤라 정 네 궁에 들고 싶다 우종숙 궁시렁 할머니 이은봉 염전에서 윤형근 거가대교 성은주 나는 자주 역을 지나쳤다 박희준 하품 이윤지 숯의 미사 고진하 도시생활 설동원 바람아 이시영 얼음 대적광전 주용일 마중물 마종하 어머니의 콩꽃 양선규 천렵 조병화 아빠는 쇠똥구리 이명식 돼지머리 최종천 굽의 미학 고완수 신의 뜻 유자효 바다 위를 걷다 이철운 끈 정정숙 그림자를 낚는 사람 이가림
평설: 분별없이 사랑하는 현기증 속에서 시안詩眼 찾기 박유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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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의 시 속의 시 읽기. 8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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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1509 -23-28
v.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019056
811.1509 -23-28
v.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사이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던 적이 있다. 몇 해 전의 봄 천리포수목원에 가서 받았던 깊은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때 필자는 봄의 절정에 피어난 여러 꽃들을 보고 그 꽃들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그 이름을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아주 강렬한 경험이었다. 그곳에서 필자는 여러 편의 시를 썼다. 그것을 통해 창작 순간에 경험한 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봄의 언어’와 ‘생성의 언어’로 이해되었다. 그곳의 꽃들은 너무나 아름다워 그 이름을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천리포수목원에 온다면 그 꽃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저절로 그 이름을 부르게 되는데, 그 순간 우리 모두는 시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근심이나 걱정, 불안이나 갈등, 절망이나 혼돈 등 일상의 모든 나를 다 내려놓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버렸던 것이다. 나는 그 기쁨과 희열에 잠겨 한동안 들떠 있었다. 그것은 치유와 힐링을 경험하는 강도 높은 시간이었다. 그것은 황홀한 시와 미적인 체험이었으며 그 정서를 그대로 표현하면 시가 되었다. 그렇게 하여 필자는 그곳에서 여러 편의 시를 순간적으로 쓸 수 있었다. 그곳에서 즉시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시적 감흥과 영감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그 꽃은 아름다워 그 이름을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상태였다. 꽃의 이름을 부르면 노래가 되고 쓰기만 하면 시가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그 순간 시의 언어는 바로 봄의 언어였다. 그때 대상과 언어와 시인이 일체가 되는 시적 순간에 직면하여 그것을 옮겨 여러 편의 시를 썼다. 순간적으로 강렬히 다가오는 꽃의 아름다움은 그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통해 시로 깨어났다. 이때 이름을 부르는 것은 시인이 그에 맞는 언어를 통해 대상과 일체가 되는 것이다.
책속에서
키가 작다고 깔보지 마세요. 우리가 난쟁이,
난쟁이 꽃이라고 부르는 채송화. 절대로 깔보면 안 돼요. 왜 채송화의 키가 작아졌는지 알기 전에는. 그걸 채송화에 가까이 가서 귀 기울여 들어야 해요. 채송화가 얼마나 자기를 낮추어서 키가 작아졌는지. 그의 키가 작아진 것은 땅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그가 얼마나 지혜로운지를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지요. 왜냐구요?
왜 채송화가 굳이 땅의 음성을 들으려 하느냐구요?
땅은 우리의 어머니이니까 그렇죠. 우리 모두의 고향이니까요. 그러니 우리는 땅에 두 무릎 꿇고 엎드려 경배해야 해요. 땅에 입 맞추어야 해요. 그때 비로소 우리는 활력을 얻을 수 있지요. 채송화 꽃이 우리에게 말하네요. 우리를 위해서 미리 넘어져 본 채송화. 땅바닥에 넘어졌으면 땅을 짚고 다시 일어나라고. 우리를 넘어지게 했던 그 바닥을 딛고 일어나라고요. 그래요. 채송화는 매일 그렇게 그 진리를 실천해 몸소 보여주고 있지요. 한번 넘어져 본 꽃은 다시 넘어지지 않는다고요. 넘어져 본 채송화가 우리에게 조용히 타일러 알려주는데요. 이제 벗어나고 있는 팬데믹. 그건 우리가 불러온 어둠이었다는 걸 알아야 해요. 그동안 우리가 땅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땅을 함부로 내팽개쳐두고. 거기에 함부로 쓰레기를 묻어두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우리의 땅. 우리의 어머니를 학대했으니 땅도 오죽이나 화가 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