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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유자효(한국시인협회 회장)


강영은 말테우리·10
강우식 싸락눈·12
강은교 빗방울 하나가 6·14
강희근 시는 시 너머에서 논다·15
곽인숙 침묵의 역류를 탄다·17
곽효환 역곡천에서·19
구재기 구름의 경계·21
권달웅 포클레인과 새·23
김경수 경계·25
김금용 경계 너머·27
김남조 그날의 사람·29
김 산 물때·30
김서희 무너지는 경계·32
김성옥 허공·34
김소엽 거룩한 성·35
김송배 경계에 대하여·36
김수복 산울림·37
김여정 경계의 꽃·38
김영재 생각의 경계·39
김영진 일출봉에서·40
김영찬 경계에 선 섬 하나 섬 둘·41
김영탁 겨울 능선이·43
김완하 꽃의 경계·44
김왕노 너와 나의 경계에 바람이 분다·46
김 윤 수청리·48
김윤숭 경계·50
김재홍 무료 선생·52
김조민 아무도 모르는 밤의·54
김종태 프셰미실 중앙역·56
김종해 가을은 길 밖에서도 길 안에서도·57
김지헌 우수 무렵·58
김추인 여러분의 노화를 책임집니다·60
김향숙 달은 원을 그리며 돌고·61
김형술 숲속의 조인성·63
김후란 우리는 한민족 경계를 허물자·65
나기철 천해天海·66
나태주 병과 병 사이·68
동시영 경계境界·70
문 설 고슴도치 딜레마·71
문정영 체념증후군·73
문정희 엑스·75
문현미 참말과 거짓말 사이·77
문효치 경계는 강이다·78
박만진 칭기즈칸의 독수리·80
박무웅 경계·82
박분필 횡단보도·84
박성현 슬픔조차 너무 먼·86
박수빈 너머·87
박수현 유리창·88
박이도 AI 로봇·89
박종국 세월·90
박찬일 집을 위하여·91
방민호 사랑의 경계·92
서승석 왼발 오른발·94
서영택 기억의 경계·96
서정춘 번개와 詩·98
송소영 그들에겐 뭐가 남을까·99
신달자 마음농사農事·100
신미균 구름·102
신원철 나는 이쪽 언덕에 남아·103
심상옥 제 입속에 맴도는·104
오세영 그·106
오정국 태풍전야 랩소디·107
오탁번 개나발·109
유성식 이별離別·111
유수진 접어둔 종이를 펼쳤는데 창문이 네 개 ·113
유자효 경계境界·116
유재영 수달가족·118
尹錫山 좌와 우·119
윤 효 샘터 사옥·120
이건청 境界人의 봄·121
이 경 가자미식해·122
이근배 문득 미라보다리 생각·123
이노나 하마터면 끝까지 이야기할 뻔했습니다·125
이도훈 지경地境·126
이사라 경계·128
이상호 동감·130
이수익 사랑의 방식·132
이채민 우화를 꿈꾸는 상사화·134
이향아 안과 밖·135
이형우 먼, 가까운·136
이화은 이 시대의 파수꾼들·137
장재선 사이의 순천만·139
조승래 수목장·141
조창환 발인發靷·142
지영환 선운사 꽃밭에서 사랑이 나온다·143
최금녀 어떤 약속·146
최동호 희망 없는 시대의 희망·148
최문자 경계석·150
최성필 바다·152
한분순 다정의 초월성·153
한영숙 겨울나무·154
한영옥 웃음도, 울음도 버리고·155
한이나 색경色經·156
허금주 처음 만난 여자에 관한 기록·157
허영자 금 긋는 사람에게·159
홍사성 무경계無境界·161
홍성란 강아지 천국·162
홍신선 끈·163
황학주 우리들의 건너편·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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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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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팬더믹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한국시인협회(이하 ‘한시협’) 시집 『경계』가 나왔다. 한시협의 기획으로 시집 테마를 ‘경계’로 설정하고 미발표된 신작시 중심으로 유자효 회장 외 99인의 100편이 상재된 신작시집이다. 이 시집 발간 전에 한시협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바자회 행사도 있었는데, 뜨거운 반응으로 목표액을 달성하여 우크라이나로 전달되었다고 들었다.
이제 『경계』라는 시집이 가지는 공간성은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견인하며 펼쳐진다. 경계라는 일차적인 사전적인 의미는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분간되는 한계(經界), 지역이 갈라지는 한계(임계(臨界)적인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그밖에도 편지 첫머리에 쓰는 말로 ‘삼가 말씀드립니다’(경계(敬啓))라는 의미도 있고, 범죄나 사고 따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마음을 가다듬어 조심하는(경계(警戒)) 뜻도 있다. 또한, 한방에서 말하는 걸핏하면 놀라는 증세(경계(驚悸))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계라는 다양한 의미를 의식하든 사전적인 의미를 벗어나 의식하지 않든 간에, 자유롭게 쓴 시인들의 다양한 신작시를 굳지 관념적인 사전 안에만 갇혀둘 수는 없을 터이다.

시집 『경계』의 특징은 100인의 노래가 깃들어 있고, 주제를 정하여 쓰여진 신작시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시인 개별적인 작품에 관한 리뷰보다는 독자들의 시읽기로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들뢰즈와 가타리가 쓴 『천 개의 고원』에서 펼친 리좀적 사유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리좀은 땅속줄기 식물을 가리키는 생물학의 분류 개념이다. 저자들은 리좀식물의 특이한 생명활동을 통하여 구조적 특이성과 진행 방식을 철학의 사유로 전개하였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뇌 자체는 한 포기 풀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보면, 지상에 솟아난 ‘풀’을 ‘경계’라고 치환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러니까 복합 피드백feedback/피드포워드feedforward 방식으로 접속 연결해서 이루어지는 두뇌 뉴런들의 신경회로 연결망이다. 이 뉴런을 통하여 정보를 수용하고 전달하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거시적인 관점으로 말한다면, 들뢰즈와 가타리가 전개하는 고원들plateau이라 할 수있다. 다시 말하자면, 시집의 시인들이 쓴 ‘경계’를 향한 작품들이, 천 개의 고원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집 『경계』의 시편들이 정치 사회 문화 등을 포괄하지만, 현상적인 3차원뿐만 아니라, 물질계에서 다양한 변주를 통하여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예감하고 생산적인 선순환으로 작동할 터이다.

*저자 소개
강영은 강우식 강은교 강희근 곽인숙
곽효환 구재기 권달웅 김경수 김금용
김남조 김 산 김서희 김성옥 김소엽
김송배 김수복 김여정 김영재 김영진
김영찬 김영탁 김완하 김왕노 김 윤
김윤숭 김재홍 김조민 김종태 김종해
김지헌 김추인 김향숙 김형술 김후란
나기철 나태주 동시영 문 설 문정영
문정희 문현미 문효치 박만진 박무웅
박분필 박성현 박수빈 박수현 박이도
박종국 박찬일 방민호 서승석 서영택
서정춘 송소영 신달자 신미균 신원철
심상옥 오세영 오정국 오탁번 유성식
유수진 유자효 유재영 尹錫山 윤 효
이건청 이 경 이근배 이노나 이도훈
이사라 이상호 이수익 이채민 이향아
이형우 이화은 장재선 조승래 조창환
지영환 최금녀 최동호 최문자 최성필
한분순 한영숙 한영옥 한이나 허금주
허영자 홍사성 홍성란 홍신선 황학주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말테우리

강영은


말을 방목하는 아침에는 홍옥을 먹고 말을 거두는 저녁에는 황금향을 먹는다. 내가 아는 초원의 빛깔이 다르다는 말, 침묵이 밴 초원에선 과일 익는 냄새가 난다.

풀어 놓은 말들이 울타리를 뛰어넘을까 봐, 재갈 물린 말 속엔 참새들이 드나든다. 말을 돌보는 건 나의 사명. 나의 분복, 재잘재잘 종일 지껄이며 입 다문 나를 흉내 낸다.

탱자처럼 입이 굳어질까 봐, 가시넝쿨 우거진 길과 돌짝밭을 달린다. 마른풀 태우는 바람의 채찍, 말은 말을 버린 짐승처럼 사납게 날뛴다.

영혼의 몸처럼 말랑해진 말을 마구간 안으로 몰아넣는다.

졸음에 지친 말의 등허리를 감싸 안으면 털이 보송한 말잔등에 젖어 드는 슬픔, 내가 키우는 말의 근육이 팽팽해진다.

별도 달도 뜨지 않는 밤, 말 중의 말, 고독이 마중 나온다. 말과 나는 유일한 어둠이 된다. 말과 나 사이 경계가 없어진다.

영원히 말을 모는 말 속에 영혼을 모는 나는 말테우리*, 말을 방목하는 아침에는 초원을 달리고 말을 거두는 저녁에는 우주를 달린다.

* 말몰이꾼(제주 방언)

강영은 2000년 『미네르바』 등단. 시집 『상냥한 시론詩論』 외 6권, 시선집 『눈잣나무에 부치는 詩』, PPE(poem, phot, esaay)집 『산수국 통신』 등.
싸락눈

강우식

싸락, 싸락,
쌀알, 쌀알,
눈에서 소리가 난다.

대낮처럼 환한 밤.
내 마음가지에
쌓이는 눈.

제사상에
고봉으로 올린
흰 입쌀밥.

어머니

가시는 길 굶주리지 말라고
밥 한 숟가락 떠서
아기처럼 입에 물립니다.

소자와 어머니 사이에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가 세워집니다.

38선보다 더 막혀 있고
만리장성보다 더 아득한
경계입니다.

그립고 보고파도
못 보고 넘는 마음 경계입니다.
이 몸 죽으면 풀릴까요.

눈물이
싸락눈처럼 얼었다
녹는다.

강우식 1966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백야』 『바이칼』 『마추픽추』 등.
빗방울 하나가 6

강은교

구름은 어느 날
자기의 몸을 열어 빗방울을
출산하였다

참 멀다, 허위허위
뿌리에서 꽃눈까지

강은교 1968년 『사상계』 등단. 시집 『아직도 못 만져 본 슬픔이 있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