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고래아이들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 《웃는 나눗셈》은 나눔과 배려의 마음이 가득한 동시집입니다. 문화체욱관광부/한국장애인예술문화원의 2023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작품으로,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 있는 아동문학가 하정화 작가의 따뜻한 동시에 성영란 작가의 사랑스럽고 위트 넘치는 그림이 더해져 한 편의 동화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더운 날 엘리베이터 입구에 오고 가는 사람들 마시라고 시원한 물병 놓아두었다는 이야기는
기분 좋은 나눗셈이야
봄이면 할머니집 처마에 집 짓는 제비 잘 지내가 가라고 제비집 아래 나무받침대를 대어주는 것도 기분 좋은 나눗셈이야
아파트 입구 수요일 12시면 찾아오는 채소 장수 트럭 쉬어가라고 은행나무가 내어주는 그늘도
기분 좋은 나눗셈이야
나눗셈, 어렵지 않지?
<웃는 나눗셈> 전문
아주 아주 재미있는 숫자 계산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학 공식입니다. 이 공식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은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경쟁과 성과가 우선시 되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계산에 익숙하기 마련입니다.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늘리기 위해서는 더하고 곱해야 하지요. 하지만 빼고 나누고, 곱하고 더하는 셈을 다르게 생각하면 참 좋은 일들이 생긴답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분 좋은 나눗셈을 볼 때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고,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함께 살아가는 마음 밭에 이런 씨앗 하나 툭 던져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기분 좋은 상상이 절로 생기는 동시 속으로 들어가 보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거예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산타할아버지 올해도 꼭 오실 것 같아 빨간 양말 한 짝 내 머리 위 옷걸이에 발 걸어두었지
크리스마스 날 아침 아빠가 신고 나가버렸다는 그 양말,
밤이 늦어서야 아빠 냄새만 무겁게 가지고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에 생긴 일> 전문
▶출판사 리뷰
아빠 냄새 잔뜩 묻히고 돌아온 빨간 양말을 본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눈치 없이 신고 간 양말에는 무거운 냄새만 묻히고 왔지만, 아빠의 가슴 속엔 어쩌면 작은 선물이 숨어 있지 않았을까요? 짧은 동시에는 다 담을 수 없지만 아이의 마음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서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나’ 중심으로 생각했을 땐 보지 못했던 마음이 보일 거예요. 어른도 아이도 여러 모로 지치고 힘든 요즘, 서로서로 조금 덜 갖고 더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웃는 나눗셈》을 읽으면서 더 많이 웃고, 기분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눌수록 커진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어려운 말이라고 생각되지만 직접 해 보면 아주 쉬운 ‘마음먹기’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둘러보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귀한 존재로 태어났기에 사랑을 받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내가 가진 것을 너에게 준다는 것을 좋은 마음을 나누는 일입니다. 네가 가진 것을 나에게 준다는 것은 좋은 마음을 더하는 일입니다. 내가 속상한 것을 네가 들어준다는 것은 아픈 마음을 풀어주는 일입니다. 마음을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는 일은 우리들을 성장하게 하는 참 좋은 일입니다.
이 동시집은 그래서 다정하고 유쾌한 나눗셈입니다. 동시를 읽는 모두를 응원합니다. -하정화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