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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특별한 여행… 9
화가의 딸… 31
어느 여교수의 하루… 57
운명… 79
오, 하느님… 101
푸른 영혼… 121
돌격대… 145
고진감래아, 옛날이여… 193
진인사대천명… 215
어느날… 237

평설
삶을 사랑하는 소설적 방법 / 우한용…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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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영혼 : 박영순 소설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067656 811.33 -24-319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067657 811.33 -24-319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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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분꽃같이 아름다운 소설


그동안 폭넓은 취재와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쓴 소설로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함께 세상에 이해도를 높여준 박영순 작가의 작품집으로 표제작인 「푸른 영혼」을 비롯한 11편의 순도 높은 단편을 묶었다. 11편 소설 모두가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시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삶을 사랑하는 방법과 모색의 실천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줄곧 늦게 피는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게하는 품격을 띠고 있다.
표제작인 「푸른 영혼」은 인고의 세월과 거기에 따르는 영광을 함께 드러낸다는 점에서 어떤 시적 이미지를 환기한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는 고등학교 때 만난 강진구와 사귀게 된다. 대학에 갈 형편이 못된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하고, 강진구는 해양대학에 입학해 외항선 선원이 된 후 둘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남편이 갑자기 실종되어 나는 갑자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후 호떡장사, 식당일, 보험세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키운다. 어느덧 아들이 의대에 다니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딸이 사무관으로 일하며 경제적 안정을 찾아가지만 마치 공식처럼 친정에 불행한 죽음이 뒤따른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불행을 극복하고 살아야 한다는 의지로 역경을 헤쳐나간다. 불행을 떨치고 능동적으로 살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나이 60에 이르러 마침내 대학에 합격한다. 그렇게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고 성취의 가도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나는 ‘푸른 영혼’과 마주한다. 소설의 이런 결말은 결국 나의 출발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박영순 작가의 소설집 『푸른 영혼』은 이처럼 각자 처한 ‘운명’ 앞에서 가능성의 전환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인간의 고귀한 삶의 가치를 들려주고 있다. 외면할 수도, 외면해서도 안 되는 우리의 이웃이고 형제들의 이야기이다. 인생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화두를 풀기 위한 박영순 작가의 고투는 소설이 현실성과 만나고 초월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순도 높게 보여주고 있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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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니 웨이터가 4인분을 더 가지고 와서 불판을 갈고 다시 구워서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놓고 갔다. 진우는 여전히 잘 먹었다. 갈비를 다 먹고 냉면을 먹고 후식까지 먹었다. 진우는 처음으로 맛본 경험이어서 모든 게 신기하고 마음속은 즐거움으로 충만했다. 식사가 끝나고 식당을 나와 정원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집에 와서 모두 누워서 낮잠을 잤다. 진우는 잠은 오지 않고, 지금 자기가 누리는 이 평화롭고 따뜻한 가족애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처음 보는데도 친부모는 양부모와 분명히 다른 점이 있었다. 피를 나눈 가족들이 주는 감정은 뭐라 한마디로 말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것이었다. 이렇게 혈육의 정을 처음 느껴보는 진우는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하늘이 청명하고 눈이 부셨다. 「특별한 여행」
두 달 반 만에 세 나라에 흩어져있는 작품 삼십 점의 그림 소재를 파악하게 되어 일본, 중국, 프랑스 세 나라에 가서 바로 아버지 작품들을 볼 수 있었고 사진을 찍어올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찾은 장은수 화백이 남긴 그림은 총 백 이십 점이었다. 물론 어디에 더 있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것만으로 정리해야 했다. 그림의 대부분은 풍경화였고 나머지는 한옥도 있고, 궁궐도 있고 풍속화도 있고 인물화도 있었다. 아직 세상에 내놓지 않았던 작품이 사십오 점이나 있어 우선 장은수 화백 유작전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의 잊혀진 화가지만, 오늘에 살려내야 했다. 일제 말 조선국전에서 특선을 한 화가로서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알린 화가로서의 장은수를 제대로 알려야 했다. 현대 한국화의 초기 화가로서 충분히 다시 살려낼 만했다. 예진이 세 번이나 이용했던 창조화랑에서 6개월 뒤에 전시회를 하기로 예약을 했다. 「화가의 딸」
아버지는 오늘도 족보 만드는 일에 매달리신다. 각 문중에서 받아 온 자료를 정리하여 넣어야 할 자리를 찾아 조심스럽게 넣으신다. 가로세로 어느 것 하나만 잘못되어도 낭패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작업을 하신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족보를 만드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고 까다로운 일이다. 연세가 일흔둘,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족보의 파보라도 당신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하다. 박 씨는 워낙 대성이고 역사도 길므로 대동보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중시조인 밀성대군 파보조차 내기 어렵다.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