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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노마 히데키, 백영서
표지 해설 노마 히데키
표지 그림 작가의 말 이상남

제1부 한국어권에서 읽다
강태웅 姜泰雄 | 일본 영상·문화 연구자
구자영 具滋榮 | 미디어 아티스트
권영필 權寧弼 | 미학자
권재일 權在一 | 국어학자
김병익 金炳翼 | 국문학자
김병종 金炳宗 | 화가
김승현 金昇賢 | 색채 디자이너
김연수 金衍洙 | 소설가
김영훈 金榮勳 | 인류학자
김옥영 金玉英 | 다큐멘터리 작가
김우창 金禹昌 | 인문학자
류현국 劉賢國 | 활자학자
박영택 朴榮澤 | 미술평론가
백낙청 白樂晴 | 문학평론가
백민석 白旻石 | 소설가
변순철 邊淳哲 | 사진가
신경숙 申京淑 | 소설가
양세욱 梁世旭 | 중문학자
오은 吳銀 | 시인
윤범모 尹凡牟 | 미술사학자
이강백 李康白 | 극작가
이상협 李?協 | 아나운서
이은주 李恩珠 | 번역가
이자람 李자람 | 가수, 공연예술가
이장욱 李章旭 | 시인, 소설가
장진성 張辰城 | 미술사학자
정병모 鄭炳模 | 미술사학자
정신영 鄭新永 | 미술비평가
정한아 鄭漢娥 | 시인
조규희 趙규희 | 미술사학자
진은영 陳恩英 | 시인
최경봉 崔炅鳳 | 국어학자
최기숙 崔基淑 | 국문학자, 소설가
최욱 崔旭 | 건축가
허형만 許炯萬 | 시인
홍윤표 洪允杓 | 국어학자
황두진 黃斗鎭 | 건축가

제2부 일본어권에서 읽다
가쓰라가와 준 桂川潤 | 디자이너
강신자(교 노부코) 姜信子 | 작가
강희봉 康熙奉 | 작가
고시마 유스케 光嶋裕介 | 건축가
구와하타 유카 桑畑優香 | 작가
김성민 金成玟 | 문화사회학자
김세일 金世一 | 배우, 연출가
나리카와 아야 成川彩 | 영화 연구자
나카마타 아키오 仲俣暁生 | 문예평론가
나카자와 게이 中沢けい | 작가
나카지마 교코 中島京子 | 작가
니미 스미에 新見寿美江 | 편집자
다케나카 히데토시 竹中英俊 | 편집자
다케우치 에미코 竹內栄美子 | 문학 연구자
다테노 아키라 舘野晳 | 출판평론가, 번역가
도다 이쿠코 戸田郁子 | 번역가
몬마 다카시 門間貴志 | 영화 연구자
미즈시나 데쓰야 水科哲哉 | 작가, 편집자
민영치 閔栄治 | 아티스트
박경미 ぱくきょんみ | 시인
사이토 마리코 斎藤真理子 | 번역가
사토 유 佐藤結 | 영화 관련 작가
스즈키 다쿠마 鈴木琢磨 | 신문기자
시라이 게이타 シライケイタ | 배우, 연출가
시미즈 지사코清水知佐子 | 번역가
오바타 미치히로小幡倫裕 | 역사학자
오키 게이스케 沖啓介 | 아티스트
오타 신이치 太田慎一 | 영상 작가
요모타 이누히코 四方田犬彦 | 비교문학 연구자
우쓰미 노부히코 内海信彦 | 현대미술가
우에무라 유키오 植村幸生 | 음악 연구자
이시이 미키 石井未来 | 한국문화 애호가
이토 준코 伊東順子 | 저널리스트
전월선 田月仙 | 오페라 가수
정현정 鄭玹汀 | 사상사 연구자
하라다 미카 原田美佳| 사단법인 국제예술문화진흥회 이사
하정웅 河正雄 | 교육자
하타노 세쓰코 波田野節子 | 한국문학 연구자
하타노 이즈미 幡野泉 | 한국어 강사, 어학원 경영인
하타야마 야스유키 畑山康幸 | 문화평론가, 방송 제작자
핫타 야스시 八田靖史 |한국 음식 칼럼니스트
후루야 마사유키 古家正亨 | 라디오 디제이
후루카와 미카 古川美佳 | 한국미술 연구자
후지모토 다쿠미 藤本巧 | 사진가
후지모토 신스케 藤本信介 | 영화제작자
후지타니 오사무 藤谷治 | 작가, 서점 경영인
후카자와 우시오 深沢潮 | 작가
히시다 유스케 菱田雄介 | 사진가
마치며 노마 히데키, 백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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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한국의 지知를 읽다』 이후 10년,
한일 출판 역사상 초유의 ‘진선미 3부작’ 프로젝트! 그 두 번째 여정.


2014년, 한일 양국의 지식인 140인이 모여 한국의 지혜와 지식, 지성을 탐색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기획자는 한글이 지닌 세계문자사적 위치를 밝힌 역작 『한글의 탄생』의 저자 노마 히데키. 그 결과물로 출간된 『한국의 지知를 읽다』(쿠온)는 일본에서 제12회 파피루스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한국에서도 번역되어(위즈덤하우스)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의 지 프로젝트’의 다음 과제로 찾아나간 것이 바로 ‘한국의 아름다움’이다(노마 히데키가 언어학자의 길을 걷기 전 활동의 출발점이 현대미술가였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번에는 역사학과 문화인류학을 포괄한 관점에서 ‘아시아 미 탐험대’ 프로젝트를 이끄는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도 힘을 보탰다.
앞선 책이 광활한 지의 지도를 망원경처럼 보여줬다면, 속편에 해당하는 『한국의 미美를 읽다』는 천변만화하는 미의 요지경과 같은 책이다. 미의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한일 양국 85명의 문화예술인에게 도착한 집필의뢰서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당신이 한국의 미와 스친 순간을 독자와 공유할 수 있도록 책을 소개해 주십시오.” 이번에도 매개체는 역시 ‘책’이다.
필자 중 다테노 아키라(출판평론가, 번역가)는 통념적으로 책은 지의 집적체로 여겨지기에 첫 번째 기획에는 큰 고민 없이 응할 수 있었지만, 미와 관련된 책을 추천하려면 우선 자신에게 ‘미’가 어떤 의미이고 범주인지를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집필이 쉽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하여 『한국의 미를 읽다』는 ‘미학’과 ‘예술’ 관련 서적을 다룬 서평 모음집에 머무르지 않는다. 85인 필자가 ‘미’를 어떻게 정의하고 바라보고 있는지 저마다의 미적 체험을 독서 체험과 연관시켜 다채롭게 전개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글은 미를 ‘예술(품)’이라는 한정된 틀에 가두거나, 시각과 청각, 미각과 같은 감각의 요소에만 직결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일상 구석구석에 깃든 아름다움을 찾고 때로는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시선까지 전해준다. 즉 자신의 마음속에 깃든 아름다움이라는 무형의 개념까지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것이다. 엮은이는 맺음말에서 최종편 『한국의 마음을 읽다』의 발간을 예고했다(쿠온/독개비, 2024년 하반기 한일 동시 출간 예정). 그리하여 이 책 『한국의 미를 읽다』에서 다루는 아름다움[美]은 앎[知-眞]을 지나 마음[心-善]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다름 아닌 책으로 읽는 ‘한국의 진선미’ 3부작의 든든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한국의 미
시인, 소설가, 극작가, 문학평론가, 아티스트, 사진가, 디자이너, 미술사학자, 미술평론가, 가수, 건축가, 국어학자, 중문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 비교문학 연구자, 배우, 연출가, 아나운서, 영상 작가, 영화제작자, 번역가, 편집자, 신문기자, 음식 칼럼니스트, 서점 경영인, 한국어 강사……. 필자들의 직업은 이렇게나 다채롭다. 그만큼 이들이 들고 온 한국의 미도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중복 추천된 책이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과 그 예술』,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미경),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흰』(한강), 『백석 시집』, 『조선 시집』(김소운 엮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한국 가요사 1,2』(박찬호), 『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권영필 외),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배용준), 『한글의 탄생』(노마 히데키) 정도에 불과하기에 얼마나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영역과 시간, 공간을 횡단할 뿐 아니라, 기존의 예술 개념이 지닌 위계마저 가볍게 뛰어넘으며 한국의 미를 읽을 수 있는 독서 체험을 전해준다.
이를테면 학문적 견지에 비춰 미를 살펴보기를 원한다면 한국미론를 제시한 대표적인 국내외 미학자인 고유섭, 야나기 무네요시, 안드레 에카르트, 최순우, 조요한 등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안견, 신사임당, 윤두서, 조희룡, 김정희,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백남준, 이우환 같은 미술사 속 거장의 작품이 책을 통해 소개되지만, 동시에 이름 모를 장인이 만들고 그린 목가구와 공예품, 막사발, 민화의 멋이 등장한다.
음악에서도 윤이상의 평전 『나의 조국, 나의 음악』과 『나는 딴따라다: 송해 평전』이 공존한다. 궁중음악과 정악, 경기민요, 서도민요, 농악을 소개하다가, 국악을 융합하여 실험적인 포스트록 음악을 선보이는 밴드 잠비나이로 타임슬립한다. 재일코리안 오페라 가수 전월선이 한국과 일본, 북한의 음악가와 만나서 묻혀 있던 곡을 찾아가는 『금지된 노래: 조선 반도 음악 백년사』와 재일코리안 2세 재야 대중음악 연구가 박찬호가 쓴 역작 『한국 가요사 1, 2』는 K-POP의 전사(前史) 역할을 하며 그 원풍경으로 우리를 데려 간다.
문학에서는 특히 시인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정조가 지닌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 백석의 시집이 있고, 식민지 조선에서 ‘돌출’하여 한국 시에서 세계문학의 동시성을 이뤄낸 이상의 시집이 있다. 정한아, 오은, 백민석 등 시인과 소설가가 해설하는 오규원, 허수경, 이성복, 방주현, 김승희의 시는 조탁된 시어의 아름다움이라는 1차적 의미를 넘어 우리 삶과 죽음 속에 서린 비밀스런 아름다움까지 전해준다.
『한국의 지를 읽다』에서 한글이 가진 세계문자사적 지적 성취가 주목되어 많은 관련 서적이 추천받았다면 ‘미’의 영역에서는 한글의 조형적 측면, 한글 서예와 서체를 비롯해 훈민정음 언해본의 편집 방식까지 주목한 책이 꼽히기도 했다. 박찬욱과 봉준호의 영화를 다룬 『아가씨 아카입』, 『기생충 스토리북』, 윤태호의 웹툰 『미생』, 백희나의 그림책 『장수탕 선녀님』처럼 이른바 ‘K-컬처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장르의 소개도 빠지지 않지만 자아도취적 ‘국뽕’의 함정에도 빠지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 자체를 분석하는 서술도 이 책이 지닌 미덕 중 하나이다.

일본어권에서 읽는 한국의 미
그렇다면 ‘한류’의 발원지 중 하나이자 본진인 일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미’의 특질은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을까. 이 역시 잘라 말할 수 없겠지만 복잡한 과거사와 여전히 풀지 못한 정치·사회적 갈등이 남은 두 이웃나라 사이에서 문화와 예술, 즉 ‘미’가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만은 분명히 전달된다. “일본어’권’에서 읽다”라는 2부의 제목은 원고 자체가 일본어로 쓰여 있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필자=일본인이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물론 ‘친한(지한)파’ 일본 문화예술인, 지식인이 2부 필자의 다수를 이루지만, 활동의 거점을 일본으로 삼고 있는 한국 출신자를 포함하여 무엇보다도 두 나라 사이의 굴절된 역사가 만들어낸 재일코리안(재일조선인) 필자도 다수 포진하고 있다.(이 책이 한국에서 재일디아스포라 연구의 거점을 이루고 있는 동국대학교 일본학연구소의 번역 총서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는 점도 기억해 둘만 하다)
먼저 일본인 필자 중에는 식민지 시기부터 조선(한국)에 공감하고 때로는 두 나라 사이에서 고뇌하던 인물들의 작품과 저작에 주목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예 이론의 창시자 야나기 무네요시와 민예품에 대한 관심이며(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어권 필자의 글을 포함하여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이름이기도 하다), 야나기와 함께 조선 민예의 조력자였던 아사카와 다쿠미의 저작도 눈에 띈다. 이밖에도 식민지 시대 재조선(在朝鮮)일본인 소설가 가지야마 도시유키의 『경성이여 안녕』에 나타난 자기언급적 내용, 식민지에서 살며 문화유산, 자연, 서민의 생활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린 화가 가토 쇼린진의 수필화집 『한국의 아름다움』, 일본의 진보적 시인 나카노 시게하루의 시 「비 내리는 시나가와역」에 드러난 조선인 운동가와의 연대의식, 식민지 조선을 ‘어머니의 세계’로 인식하며 자신의 원형을 발견한 모리사키 가즈에의 『경주는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 판소리의 세계를 창작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1980년대 한국의 에너지 넘치는 문화를 소설로 담은 나카가미 겐지의 『이야기 서울』,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의 자서전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 같은 관심에서는 한류와 더불어 혐한 의식과 헤이트스피치가 여전히 횡행하는 지금 일본에서 한국의 이해자와 교류자로 살아가고 있는 필자들의 감정 이입과 연대 의식도 느껴진다.
한편 일본인 필자들은 미를 규명할 지역을 단지 ‘대한민국’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북한의 그래픽디자인과 일상생활을 담은 니콜라스 보너의 컬렉션전 도록 『메이드 인 노스 코리아』 시리즈를 비롯하여, 『평양 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문범강), 『북한의 박물관』(정경희) 등을 통해 한반도 북녘에서 펼쳐지는 미를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앞으로의 과제를 남기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남과 북을 넘어 재일코리안의 미의식을 알 수 있는 점도 『한국의 미를 읽다』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 말은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추천 도서 중 재일코리안의 저술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 책들을 꼽은 재일코리안 필자의 미의식을 가리키기도 한다. 작가 강신자(교 노부코)는 이향의 땅에서 말과 글을 빼앗긴 김소운과 김시종이 엮고 일본어로 번역한 『조선 시집』과 『재역 조선 시집』을 읽으며 의역과 직역의 강여울에서 졸졸 흐르는 아름다운 물의 소리를 듣는다. 재일코리안으로서 자신의 가정사를 고백하는 시인 박경미는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본 삼베옷, 조각보의 감촉을 언급하며 가야금의 소리, 한국의 시 낭송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에 귀를 기울인다. 재일코리안 3세인 음악가 민영치는 다른 지역의 이민자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에 공감하고 국악 아티스트로서 한국사 속에 나타나는 악기 만파식적 이야기에 주목한다. 그밖에 한국에서 활동 중인 번역가 도다 이쿠코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재일 디아스포라 작가 서경식의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우리 미술’의 범주를 넘어 국경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자들의 미의식을 함께 들여다보자고 권유한다.

다양한 형상이 부유하며 빚어내는 표지, 이상남의 회화 <4-Fold landscape (Polygon B)>
85인의 필자 명단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쓰여진 언어’ 즉 글이 아니라 ‘조형 언어’로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도 있다. 바로 표지 원화를 제작한 현대미술가 이상남이다. 주일대한민국대사관의 벽화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기하학적이면서도 유기적 생명감으로 넘치는 수많은 작품을 이 책 표지를 위해 제공했다. 그 중 선택된 이미지는 북 디자이너 박대성의 과감한 레이아웃으로 변주되어 만화경 같은 이 책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 이상남과 죽마고우이기도 한 엮은이 노마 히데키는 표지의 형상을 이렇게 해설한다.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이상남의 도상icon을 보면 분명 인공적인 느낌으로 시작된 형태가 어느새 유기적인 생명체로 탈바꿈해 간다. 비틀리고, 튕기고, 튀어 오르고, 떠다니는 생명감 넘치는 형태들은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언제나 꿈틀대는 동적인 무리이다.”(7쪽)
표지 그림처럼 85인의 필자들이 찾고 읽어낸 ‘한국의 미’는 장르와 영역 어느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과 일본 사이의 답답하게 가로 막힌 장벽을 투과하듯 허물 듯 움직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P.64] 책에는 내가 즐겨 찾는 대릉원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15세 전후의 소녀 뼈와 치아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순장의 흔적이다. 고고학자들은 이 무덤의 주인공이 21대 소지왕이리라고 추정했다. 왜냐하면 『삼국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소지왕 23년 기록을 보면, 왕이 날기군에 행차했을 때 파로가 미색인 그녀의 딸 벽화를 가마에 태워 비단으로 가려서 왕에게 바쳤다. 왕은 음식인 줄 알고 열어 보았으나 소녀인지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아름다운 그녀를 잊지 못해 두세 차례
남몰래 그 집에 찾아가다가 결국은 궁에 데려와 아들까지 낳았다.”
과거의 모든 역사서와 마찬가지로 거기에 그 소녀의 두려움과 슬픔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욕망을 버리지 못한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얼마나 무거운 존재일 수 있을까? 이제는 뼈와 치아만 남은 고대의 소녀를 상상하며 나는 생각한다.
- 소설가 김연수 (강석경의 『능으로 가는 길』과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고르며)
[P. 127~128] 아름답다는 말줄임표와 가깝다. 다음 말을, 다음 장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아직 못다 한 말이 있다고, 아직 펼쳐지지 않은 풍경이 있다고 느끼게 한다. 마주한 아름다움이 그 자체로 완벽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끊임없이 궁리하게 만든다. 카메라 렌즈와 녹음기에는 그 아름다움이 고이 담기기 어렵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온몸으로 느끼던 시간이 오롯이 녹아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것을 경험하는 시간은 찰나였지만, 그 찰나를 소화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 시인 오은(방주현의 『내가 왔다』와 김승희의 『도미는 도마 위에서』를 고르며 )
[P. 187~188] 이처럼 이 시리즈의 표지들은 전반적으로 가벼운 이미지를 구사하면서 억지스럽거나 강요하지 않는 방식으로 주제에 충실하다. 과거 대형 출판사들이 동서고금의 세계명작 전집을 출간하며 통일된 표지를 고집했던 것이 어이가 없게 느껴질 정도로 이 새로운 표지에의 접근법은 허를 찌르고 산만하며 질서나 통일을 거부하는 작은 이야기들처럼 자유롭고 동시대적이다. 이 중구난방(?)의 미학에서 우리 시대 출판계와 시각문화의 가능성을 본다.
- 미술비평가 정신영(『아무튼, 』 시리즈를 고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