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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매일 새싹 같은 악몽이 돋아
하얀 눈이 붉어질 때까지
정돈
잔혹 동화를 쓴 작가 노트 : 시즌2
it
사선
해적선
매일 새싹 같은 악몽이 돋아
그로테스크
날개깃이 없는 천사가 남긴 신의 시
물푸레나무가 물에 잠긴 날
기린처럼 목이 길었던 장마

2부 무서운 날들의 연속이에요
시시콜콜한 ☆☆ 이야기를 써서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브루누 공화국
그림자를 갈아입어요
사자

후앙과 팜의 저녁들, 그리고 그리운 쩐들
삐뚤어지는 중입니다
물방울과 눈물
⚑⚑⚑⚑⚑⚑⚑
눈 내리는 날 눈 속에서
발자국과 발자국들

3부 눈물에 젖은 꽃은 질 수 없어 녹이 슬었네
지구별 보고서
녹슨 꽃
가죽 가방 공장에서 가죽을 벗겨 만든 가질 수 없는 가죽 가방
피터팬콤플렉스가 필요한 이유
우리의 이별들을 기록합니다
자작나무 숲에서 길을 잃다
꽃 같은 시절
‘ㅇ’이 죽고, 사라가 떠났다
5리의 발자국과 9인 광고 사이의 상대성 이론
삼투압
dummy

4부 무척추의 슬픔
없는 방
눈이 녹아 눈물이 되는 곳에 쌓인 발자국
뼈와 살
떠난 이들의 이름 대신 울었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집들이
점, 선, 면
communism1
communism2
communism3
벌의 독백체
소설가 지망생 K씨의 소설론
마지막 귀가

해설
브루누의 일기
-최선교(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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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걷는사람 시인선 111
김균탁 시집 『엄마는 내가 일찍 죽을 거라 생각했다』 출간

“기억하기 좋은 날들이 사라진 날개깃같이 꿈틀거립니다”

악몽 속을 배회하며 춤추는 언어
조용하고 치열하게 삶과 죽음을 돌고 도는 시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2019년 《시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균탁 시인의 첫 시집 『엄마는 내가 일찍 죽을 거라 생각했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11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조용하고 치열하게 삶과 죽음을 돌고 도는 45편의 시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언어는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동시에 고통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이 명제를 파편적인 구성과 돌발적인 표현으로 축조하는 김균탁의 시는 언어와 고통의 상관성에 관한 의문을 던지며 우리의 인식에 균열을 일으킨다. 최지인 시인이 이야기하듯, 잔혹 동화처럼 그로테스크한 이 세상은 문자만으로 기록할 수 없으므로 언어를 비롯한 시각적 기호와 그림문자가 동원되는 일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고통 주변에 산재하는 파편 같은 언어를 오려 붙여 자신의 통증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고자 하는 시도와 그에 따른 실패는 도리어 설득력을 얻기 충분하다. 기호가 단어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범례가 효력을 잃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이곳이 시(詩)의 장소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얼어 버린 수도꼭지처럼 터져 흘러내리는 멈추지 않는 증상들”(「물방울과 눈물」)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삶이 내포한 근원적인 고독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태어난다는 것”이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일”(「가죽 가방 공장에서 가죽을 벗겨 만든 가질 수 없는 가죽 가방」)로 여겨지는 폭력적인 세계에선 죽음 또한 새로운 것 없는 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기억했을까?”(「하얀 눈이 붉어질 때까지」)라는 공허한 물음이 내포하는 것은 비단 씁쓸함만이 아니다. 이 세계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오래된 울음”(「기린처럼 목이 길었던 장마」) 같은 의문 뒤편에 타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시도까지 숨어 있는 까닭이다. 예컨대 “살아남은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록하는 일”(「해적선」)이 전부이기에, 시인 김균탁은 “그대를 기억하기 위해 기록”(「우리의 이별들을 기록합니다」)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공포화된 언어를 응축해 놓은 세계에서도 기록이 곧 삶을 애도하는 또 하나의 행동 양식이자, 삶을 사랑하기 위한 몸짓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죽음은 “권태로운 진실”(「지구별 보고서」)이나, 삶은 “잠에서 깨어 흥건히 젖은 이마를 닦아도 깨어나지 못하는 꿈속”이라는 아이러니한 진리를 시인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잠이 더 들면 가위는 더 날카롭게 자랄 것”이라는 낯선 징후가 이 세계에서는 가능해진다. 시인의 날카로운 시선은 규범을 이탈하는 형식으로 나타남으로써 고통의 본질을 드러내는데, 이때 “날이 선 가위로 손끝을”(「매일 새싹 같은 악몽이 돋아」) 찌르는 등 신체를 경유하는 통증의 스펙트럼이 두드러진다. “언어들의 혼탁한 욕망”으로 가득한 세계, “아직 끝나지 않은 이별들이 무서운 속도로 쏟아”(「삐뚤어지는 중입니다」)지는 이곳에서 시인은 그럼에도 타자에게 공감하고자 하는 열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해설을 쓴 최선교 문학평론가가 이야기하듯, 상상이 실현될 수 없는 현실에 살며 악몽 같은 밤을 묘사하기 위해 분투한 흔적이 김균탁의 시 세계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사실은 늘 징그럽게 돌아오나, 그럼에도 죽지 못하는 이유는 말이 죽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어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언어들이 스스로의 생존을 기록한다는 점을 짚어내며 김균탁의 첫 시집이 품고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다. 이 책을 펼친다면, 악몽 속을 배회하며 춤추는 듯한 언어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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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 술에 취해 있었을 거다. 눈이 하얀 원숭이를 만나 주거니 받거니 되지도 않는 말을 지껄이며 웃고 있었을 거다. 아니, 어쩌면 울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숭이의 괴성은 대체로 웃음소리라고 하는 편이니 웃었다고 해 두자.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추락한 시간만큼의 웃음이 있어야 최소한의 예의, 가득 찬 술잔의 술이 바닥에 닿아 흩어질 때까지 서로의 눈을 보며 울먹이듯 웃는 건 죽음에 대한 경의의 표시, 원숭이의 손이 검게 물들어 녹아내릴 때까지 술을 마셨을 거다.
―「하얀 눈이 붉어질 때까지」 부분
엄마는 내가 일찍 죽을 거라 생각했다. 밤낮없이 쏟아 놓은 흔적을 지울 때면 늙은 배롱나무 껍질처럼 생이 떨어져 나가는 것도 같았지만 죽음의 흔적을 지우는 일은 엄마를 찾는 나의 울음인 듯 익숙해졌다. 새벽마다 엄마는 익숙하지 않은 모성애로 나를 흔들어 보았다. 나는 때론 늙은 할아버지의 숨결처럼 거칠었고, 생고기를 잘라 입에 넣어 주던 아버지의 손처럼 눅눅했다. 주방에서 끓고 있던 뱀의 비명은 새벽까지 산속을 헤매던 아버지의 발자국처럼 주위를 맴돌았고, 자라의 등에서 나온 다섯 개의 목은 밤새도록 꿈틀거리며 방바닥을 기어다녔다.
―「사자」 부분
밤은 닿지 못한 감각들이 검게 물들어 가는 시간

아직 끝나지 않은 이별들이 무서운 속도로 쏟아집니다

얼마나 많은 조각을 잘라야 먼 곳에서부터 지쳐 간 죽음을 위로할 수 있는 걸까요

얼마나 많은 조각을 꿰매야 가까운 곳에서부터 잊힌 이별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예고된 적도 없이 사라진 사람들을 독백처럼 떠올리며 지금은 삐뚤어지는 중입니다
―「삐뚤어지는 중입니다」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