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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自序

제1부 정적이 깨지다
온기 / 전율(戰慄) / 도라지 / 가을맞이 / 평화 / 차이 / 어떤 잠언(箴言) / 물방개가 그립습니다 / 두 귀에 들려온다 / 숲 / 허전함은 남는다 / 고독 / 그리움 / 정적이 깨지다 / 오렌지 주스와 삼립빵 / 환각의 숲

제2부 그저 내 인생의 지나간 한때였지만
하루살이의 기도 / 봉원동 골목 / 가을 / 상수리나무 위에서 / 슬픈 여행 / 구름 / 익숙한 정 / 오매불망 / 오만 / 어치와 물까치 / 그저 내 인생의 지나간 한때였지만 / 침묵의 강 / 햇살 / 푸근한 고독 / 추억 / 활력을 찾다

제3부 살아가기놀이
슬픔 / 쇠비름 꽃 / 숲을 찾는다 / 해 질 녘 / 인지상정 / 햇빛의 자부심 / 은행나무 / 살아가기놀이 / 물비 / 그리움이 스미다 / 하늘 마을 / 밤바다 / 낯가림 / 바위와 사귀다 / 느티나무 / 거미

제4부 내 방에는 긴 의자가 있다
허허벌판 / 시간 / 허(虛) / 산국(山菊) / 예쁜 비, 예쁜 할머니 / 네 여인 / 사라짐과 지속됨 / 숲에는 / 바둑이 바위 / 내 방에는 긴 나무 의자가 있다 / 검은 나무 / 아련하다 / 한계 / 인연 / 슬픈 시냇물

작품 해설 : 생각의 길 위에 서서 _ 전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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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이 깨지다 : 박영욱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00156 811.15 -24-863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100157 811.15 -24-863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119851 811.15 -24-863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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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이 깨지다

시간의 커다란 산을 수차례 넘어온
노인들이 살고 있는 시골마을이 있었다

언젠가부터 어른 공경은 옛말이 되어버려
쉰 떡 보듯 거들떠보지도 않는 세태지만

이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가
사람 귀한 줄 알고
만나도 잘 만났다 여기며
너 내 없이 의좋게 살아가고 있었다

바깥 맛 알게 된 아이들처럼
마을 할머니들은 거의 매일 나와서
가겟집 담벼락 밑에 쪼르르 모여 앉아
볕을 쬐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어느 가을날 오후
모아놓은 쓰레기들 치우는 청소차가 왔다

그때 정적을 깨는 외침 소리가 들렸다
-청소부 양반, 우리 할머니들도 좀 치워 가세요.
침묵의 강

파란 하늘과 한빛을 이룬 강
길게 뻗은 모래밭이 눈부시다

가끔씩 바람이 불어오면
강가에 물 냄새가 스친다

강물을 무심히 바라본다
강도 나를 흘깃흘깃 바라본다
무슨 말인가를 하고 싶은 것 같다

하얀 물살을 일으키며 강물이 흘러간다
세월을 한 움큼 안고 조용히 흘러간다
무던하게 어제처럼 그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