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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自序

제1부 겨울에게
아기 바람 / 귀룽나무 / 파란 하늘 / 달개비 꽃 / 환상(幻想) / 매미 소리 / 무른 바위 위에 누워 / 입체 영화 / 폭우를 만나다 / 범속(凡俗) / 무례한 도래 / 아! 할보르센 / 겨울에게 / 가여운 별 / 발레리나 / 비와 흙 / 어둠의 강

제2부 작별 인사는 우리 하지 말아요
태양 / 행진 / 내 앞의 시간 / 연민 / 추억 / 애상(哀傷) / 낙타 / 표류(漂流) / 서양등골나물 / 작별 인사는 우리 하지 말아요 / 신(神) / 젖은 산 / 인생 / 확고한 행복 / 저녁 바람에는 그리움이 묻어 있다 / 석양 / 나무의 마음

제3부 유년의 그리움
시상(詩想) / 산봉우리 / 운동회 날 / 산에서는 / 허무 / 권태 / 상실 / 산비둘기와 나 / 딸 / 두부 장수 할아버지 / 약국집 아이 / 붉은 노을 / 햇빛의 광채가 숨어 있으리라 / 탄생 / 초롱꽃 / 유난한 산책 / 유년의 그리움

제4부 목포(木浦)
신나는 고독 / 마음을 내다 / 그들은 우리에게 / 봄은 위대하다 / 도망자 / 그녀 / 미망의 울타리 / 기대감 / 우물 / 근심 / 목포(木浦) / 아름다운 절규 / 폭염 / 빗방울 / 밤이 흐른다 / 숲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 슈퍼 블루문

작품 해설 : 일상 속에서 걸러진 영원의 스펙트럼 _ 송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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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그리움 : 박영욱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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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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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라는 영원의 세계와 일상에서 길어 올린 서정의 물결

박영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유년의 그리움』이 <푸른시인선 27>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자연이라는 영원의 세계와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서정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시인이 유년에 대한 그리움과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며 만들어낸 시간의 감각은 소중하기만 하다.

박영욱의 『유년의 그리움』은 시간의 감각이 만들어낸 시집이다. 인간이 존재론적 불안에 사로잡히게 되는 가장 결정적인 준거틀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죽음이라는 한계 의식이다. 그러한 한계의 저변에 놓여 있는 것이 시간이다. 그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파편화된 정서, 불구화된 감각으로 만들거니와 모든 인간에게 다가오는 존재론적 불안은 이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존재론적 불안이란 근원적인 것이어서 욕망에 억압된 사람이나 죽음이라는 한계 의식에 갇힌 사람들에게, 궁극에는 모든 인간에게 기능적으로 작용하는 의식이다. 그러한 까닭에 그 대항 담론으로 언제나 제시되고 있는 것이 영원의 정서이다. 이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이 자연이거니와 자연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간취할 수 있는 소재들이라는 특징적 단면을 갖고 있다. 한국 시사에서 자연이 서정시의 주된 소재 가운데 하나로 자리한 것도 이 때문이고, 박영욱 시인이 초기 시에서 주목한 것도 이 부분이었다.
박영욱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보여준 시선의 이동, 시점의 변화는 자연보다는 일상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래서 막연히 기투하고자 했던 자연이 아니라 현재의 파편화된 정서를 통해서 탐구되는 자연이라는 특징적인 단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저변에 놓인 것이 일상이라는 견고한 틀이었고, 이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이었다. 죽음이라는 상황은 한계 시간 의식과 분리하기 어려운, 절대적인 지대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주로 관심을 표명한 부분이 바로 이 시간과 관련된 담론들이었다. 한계 상황이 가져오는 파편화된 시간을 영원의 시간, 곧 회복의 시간으로 서정화하는 것, 그것이 이번 시집의 전략적 주제였다고 할 수 있다. ―송기한(대전대 국문과 교수) 해설 중에서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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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의 시간

아직은, 내게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는 시간들
도처에서 시간이 우쭐대며 활보한다

푸른 산 어딘가에서
바람난 새처럼 촐싹대며 왔다가
실심한 사람처럼 조용히 사라져버린다

하이데거는 관념으로
스티븐 호킹은 물리의 공식으로
그 기원과 흔적을 찾으려 했었지만
시간은 여전히 자신의 정체를 내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당장 파삭 깨뜨려 실체를 알아내고 싶다

언젠가, 내게 분 초만을 남겨놓겠지…
아! 이 시점에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지레 나자빠지는 체념인가
겸허하게 받아내는 포용인가

시간들이 내게서 휘적휘적 자꾸 멀어져만 간다
허무가 나를 어디 으슥한 데로 끌고 간다
다가올 슬픈 어느 날이 그려지니 가슴이 아릿해진다.
유년의 그리움

유년의 그리움은
서걱거릴 때마다 한 움큼씩 덜어내거나
주저앉히고 싶은 그런 것이 아니다

스르륵 스며드는 비감(悲感)으로
아른대는 미련에 젖게 되는 그런 것도 아니다

유년의 그리움은
쓸쓸해지거나 갈수록 멀어지지 않고
꺼내보면 볼수록 다가오는 그런 것이다

자욱했다가 이내 사라져버리는 새벽안개 같지 않고
언제나 깊은 품 안에 간직되는 그런 것이다

유년의 그리움은
가슴에 살가움이 얹혀지고
사르륵 온기가 퍼져서
마음껏 그리워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