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14] 몇 세기 동안 아일랜드 서쪽 제도의 여성들은 표백하지 않은 크림색 핸드스펀 실로 아란 스웨터를 떠 왔다. 스웨터 대부분이 바람을 막아 주는 터틀넥으로 되어 있고, 그 소매는 그물에 걸려도 쉽게 늘어지거나 축축해지지 않는다. 스코틀랜드인들이 가문마다 고유한 타탄체크 무늬를 갖고 있듯이, 이 스웨터도 가문마다 독특한 무늬를 갖고 있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왜 가문마다 무늬를 갖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란의 경우 물에 빠진 어부가 해안에 밀려오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런 무늬를 갖게 됐다고 들었다. 가슴 아픈 이야기다.
[P. 53~54] 이제 아기용 레깅스로 넘어가자.
나는 이 실용적인 아기옷을 독일에서 처음 봤고, 미국에서 태어난 내 아이들에게 만들어주었다. 그때 우리는 온수 설비가 안 된 아파트에서 살았는데(온수 설비가 안 됐다는 말은 그 집에서 겪은 추위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 조건은 꽤 유럽 스타일이었다. 레깅스는 바지와 기저귀 커버와 양말의 기능이 합쳐진 것으로, 아이가 옷을 입은 상태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손자가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레깅스를 뜨기 시작했다. 나만의 독특한 버전으로 디자인해서 말이다. 이것은 공식화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울실로 뜨든, 어떤 게이지이든 크기만 다른 같은 결과물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