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불쌍한 우리 아기 / 지은이: 정서경 ; 그림: 김라온 -- 대전 일기 / 지은이: 정서경 ; 그림: 박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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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용어 해설 5 _ 들어가는 말 9 _ 불쌍한 우리 아기 19 _ 잇는 말 168 _ 대전 일기 171 _ 맺는 말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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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116972
811.2 -24-9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116973
811.2 -24-9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105646
811.2 -24-96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B000114813
811.2 -24-96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자기만의 이야기를 창조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정서경 작가의 친절한 안내서!
처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는 이들, 다른 글쓰기를 하다가 드라마나 영화 각본을 쓰려고 하는 이들, 어떤 식으로든 자기만의 이야기를 창조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정서경 작가의 친절한 안내서. 자신의 첫 완성작인 <불쌍한 우리 아기>와 <대전 일기>를 공개하며, 그 이야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이 작품들을 써내면서 어떤 변화를 겪고 무엇을 배웠는지 솔직하게 들려준다. 책은 정서경 작가가 첫 시나리오를 완성하던 시기, 막막함과 의구심, 기대, 욕심, 소망으로 가득 차 있던 그 시기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두 작품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쓰였고 전혀 다른 스타일을 따르고 있지만, 두 작품 모두 정서경 작가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자기만의 캐릭터와 주제, 시공간을 만들어내고 싶은 강력한 욕구를 느낄 것이다.
“마침내 시나리오를 완성했을 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게 나구나. 어둡고 쭈글쭈글하지만 이게 나였어. 마치 엑스레이 같잖아. 이걸 쓰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아버지와 내 친구와 선생님과 맞은편 빌라에 사는 무당과…… 그리고 내 아기의 영혼. 진실함이 무엇인지 그렇게 알고 싶었는데 이제야 알게 된 것 같았다. 진실함은 자기 자신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걷어내고, 똑바로 바라본 자신의 얼굴.” (「들어가는 말」 중에서)
정서경 작가가 2001년에 완성한 시나리오 <불쌍한 우리 아기>는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사무보조로 일하는 은희와 은희 어머니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다. 통속적이면서도 모호하고, 불편하지만 강렬한 모녀관계는 은희의 일과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풍기는 어린이책 출판사 사무실의 분위기가 기괴한 전래동화 같은 전체 이야기와 결합해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거칠고 원형적인(무의식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야기 속에 정서경 작가 특유의 재치 넘치는 디테일들이 포진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겨울날 할머니가 화로 앞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 같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시즌의 동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는 여러 번 읽을수록, 마지막까지도 수수께끼 같은 긴 여운을 남긴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대전 일기> 역시 1990년대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는 작품으로, 대학생 혜신의 가족과 친구 등에게 느끼는 감정을 다룬다. 방학과 대전이라는 한정된 시공간 안에서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가 장르의 규칙을 따르는 듯 따르지 않으면서 으스스하고 귀엽게 그려진다. 일상적이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 중간 중간 깜짝 깜짝 놀랄 만한 장면들이 숨어 있어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독자들은 풍부하고 완결성 높은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가 끝내 밝혀지는, 미스터리 장르의 특징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의 진짜 미스터리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쓰고 있다.
“「대전 일기」는 미스터리 구조를 갖고 있다. 내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는 꽤 솔직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비밀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고, 내가 비밀이 많은 이유는 나의 아주 큰 이야기들은 나 스스로도 잘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전 일기」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는 주인공의 마음에 숨겨져 있다. 나는 왜 대전에 다녀왔을까?” (「잇는 말」 중에서)
두 편의 중편 시나리오에 각각 일러스트레이터 김라온 작가(<불쌍한 우리 아기>), 박재인 작가(<대전 일기>)가 그림을 그려 넣었다. 김라온 작가와 박재인 작가는 각 작품을 깊고 세밀하게 분석한 후 가장 효과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는 장면들을 포착해 개성이 넘치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어냈다. 이 그림들은 영상화된 작품이 보여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라온 작가의 그림들은 기묘한 옛이야기 삽화에 어울릴 듯하면서도 동시에 무척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강렬하고 초현실적인 붉은 톤의 그림들은 세부적인 묘사보다 전체적인 형상과 보는 사람들의 반응(충격)에 중점을 둠으로써 이야기와 조화를 이룬다. 박재인 작가의 그림들은 여름휴가를 떠올리는, 청량감 넘치고 귀여운 그림들이다. 인물의 표정과 미세한 동작들이 단조롭지 않은 구도 속에서 그림에 생명력을 더한다. 두 이야기만큼이나 대조적인 색감과 분위기, 스타일을 지닌 그림들이지만 한 권에 담김으로써 더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책속에서
[P.9]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다. 나는 무슨 이유에선가 교실 가득한 학생들에게 시나리오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이 교실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학생들 역시 무슨 이유에선가 시나리오를 꼭 써야 한다. 그래야 병든 어머니가 낫는다든지, 망하던 가게가 다시 일어선다든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는 동생이 풀려난다든지...... 다들 갖가지 절박한 이유로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데, 그중에 딱 한 가지 이유는 없다. 시나리오를 잘 써서 작가로 입봉하고 성공하는 것.
[P. 14] 깨끗하게 비워진 머리를 가지고 학교에 돌아왔다. 왠지 부끄러움이 없어진 것 같았다. 그때 꿈을 꾸었다. 나는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는데 어떤 아기를 안고 있었다. 어둡고 쭈글쭈글한 피부를 가진 못생긴 아기였지만 내 아기였다. 그 아기를 목욕탕 수건에 대충 감싸 좌석에 앉아 있으니...... 놀랍게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서울 것이 없었다. 꿈을 꾸고 나니 세상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시나리오를 쓰자. 못생기고 쭈글쭈글해도 좋으니 내 아기라고 할 만한 것.
[P. 25] 어머니에게 나를 낳을 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그때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는 아주 좋다. 배가 고파도 밥을 먹을 수 없고, 자고 싶어도 잠을 잘 수가 없고, 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아 죽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나를 낳았다고 했다. 나는 조그맣고 쪼글쪼글하고 아주 약한 아기였다고 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 대목에선 언제나 눈물이 글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