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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4
1부
하늘을 품은 바다-14
아 바다시여!-18
어미새의 눈물-22
오대산 단풍나무 아래서-27
봉정암 가는 길-32
불멍 달멍 -36
텃밭이여 안녕-41
2부
그날-48
혼자 남겨진다는 것-52
흔적-55
물처럼 바람처럼-59
가끔 비바람 몰아쳐도-64
미안함과 그리움-69
낙조를 가르며 날아가는 새-73


3부
증편 솥에 김이 오르면-78
과수원집 사람들-83
고향은 희미한 옛 사랑-88
소돌 해변에서-92
운명-96
양은냄비에서 녹아버린 아이스께끼-101
천덕꾸러기 독-105
목화솜 이불-109
슬픈 역사, 그 기와집-113
4부
박꽃 어머니-118
복사골의 영웅-121
마음의 거울-126
잃어버린 생일-129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133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137
박 여사-141
화려했던 시간이 머무는 곳-146
난 아직도 날고 싶다-150
두 개의 이름으로 사는 여자-154
5부
행복나무-160
아들-164
별명이 두바이 단군-167
미안하다고 되는 게 아니야-171
아들과 카디프에서 추억 한 장-175
사막 캠프와 하타 호텔-180
축제의 한마당 연등회-184
관광천국 두바이-189
6부
다시 만난다면-196
손자와 자개장-200
부처님이 맺어준 인연-204
집으로 가는 길(歸家)-208
함께 있어 행복한 친구들-212
태풍 속에 핀 민들레 -215
거울 앞에 서 있는 여자-219
아들 바라기들의 만남 -223
외눈박이 시절-228

최윤실 론/ 김낙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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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품은 바다 : 최윤실 수필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B000106077 811.4 -24-553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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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시원
아이들은 남편의 고희연을 멋지게 치렀다. 그리고 몇 년 지나 남편 또한 갑자기 영면에 들었다.
작가는 그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달래기 어려웠다. 그때 「증편 솥에 김이 오르면」과 같은 유년 시절의 행복한 기억들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는 글쓰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잠재된 무의식이 분출되듯 기억들이 몰려나왔다. 융의 집단 무의식에 비추어 볼 때, 공동체와 전통은 개인의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창작 활동에 영감을 주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과수원집 사람들」도 유년의 이야기다. 과수원이라는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한 공간에서 가족 구성원은 각자 역량만큼의 일을 해야 한다. 아이들까지 새벽 일찍 일어나 과수원 일을 도와야 한다.
아이에게 이러한 노동은 놀이이며 공부이다. 당연히 유년의 무의식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과수원을 중심으로 펼쳐진 자연경관과 가족들의 모습에 대한 서술은 단순하면서도 동화적인 서사를 품고 있다. 독특한 감각으로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해내는 기법이 탁월하다. 과일을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 일련의 과정은, 생각을 키우고 구체화하여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창작의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족 간의 사랑과 연대, 자연과의 교감은 자체로 인간다움이라는 자연스런 미학성을 드러낸다. 이 글은 동화적이어서 공감의 폭이 크다. 독자들을 각기 다른 유년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 같다.
「운명」은 그보다 더 어린 시절, 즉 기억조차 할 수 없는 갓난애였을 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저자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가족 간의 연대와 목숨 건 모성애를 그린다. 자신이 기억하진 못하지만 자신은 두 번이나 엄마의 놀라운 용기와 결단에 의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전설처럼 전해지던 그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자기 생명의 귀중함을 깨달았고 또한 생명체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이 작품은 개인의 무의식적 기억이 어떻게 창작의 원동력이 되는지, 특히 인간의 본능적인 생존 욕구와 사회적 상황이 어떻게 내면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능적인 생존 욕구를 재조명하는데 어머니가 아기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행동은 이러한 본능의 극명한 표현이다. 또한 전쟁은 개인의 무의식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종종 창작의 주요 주제로 등장하며, 작가는 가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쟁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는 자신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늘을 품은 바다」는 서해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바다가 하늘을 닮아 넓고 깊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서로를 품는다는 깊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서해바다의 새벽”으로 시작되는 서술은 독자들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으로 이끈다. 안개에 싸인 바다를 통해 현실과 이상, 과거와 현재가 중첩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기법도 탁월하다. 이러한 묘사는 공감각적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바다가 지닌 신비로움과 그윽한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작품은 바다를 통해 인간 삶의 연속성과 순환성을 보여준다. 또한 바닷가 마을 사람들이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자연의 일부로 동화된 모습으로 포착된다.
감각적인데다 언어가 풍부하여 깊은 여운을 남기는 글이다. 평소의 산문보다 섬세하게 선택된 단어와 표현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바다의 향기와 소리, 색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언어의 힘은 독자로 하여금 강렬한 이미지와 감정을 경험하게 만들어 준다.

「그날」은 남편과 사별 후 겪는 깊은 슬픔과 그로 인한 심리적 변화를 세밀하게 다룬 작품이다. 이 수필은 사별 경험을 통해 개인이 겪는 애도 과정을 탐구하면서, 슬픔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도 깊이 있게 살펴본다.
작가는 “내 몸은 그날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다”라고 서술하며 시작한다. 사별과 같은 극적인 사건은 단순한 정신적 충격을 넘어 신체적 반응과 감각에 깊이 새겨질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사별이라는 극한의 경험 속에서도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혼자 남겨진다는 것」은 사별의 고통과 그 이후에 따르는 심리적 변화를 극도로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을 “바람 부는 한겨울에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 추위에 떨고 있는 겨울나무”로 비유하며, 배우자와의 사별 후 겪는 고립감과 적막감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사별은 가장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 수필에서 저자는 사별 후 겪는 깊은 슬픔과 외로움을 직면하고 있으며, 저자는 사별 후 “무기력하게 벌레처럼 웅크리고 있다”고 표현하며, 이는 상실감과 허무감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재정립해야 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물처럼 바람처럼」은 개인의 자아 발견과 변화의 여정을 탐색하면서, 자신의 존재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자아실현의 과정을 문학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며, 개인의 내면 여정과 자기 이해를 향한 길을 그려내고 있다.
작품의 주된 주제는 자아 재발견과 그 과정에서의 해방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여러 사회적, 가족적 역할에 얽매여 살아왔다고 회고하면서, 이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며, 진정한 자유와 자기실현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작품에서 물과 바람은 중요한 상징적 요소로 작용한다. 물과 바람은 유연성과 변화의 상징으로, 저자가 자신의 삶에서 추구하는 자유와 유동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이미지는 저자가 자신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상징적으로 은유한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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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사랑하는 연인을 끊임없이 그리워하듯 춤을 추며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다. 멀리 산기슭은 힘이 센 장정들처럼 검푸른 청록색의 산 그림자를 만든다. (…)
또렷한 해는 옅어지면서 하늘로 올라가 지상의 생명체들을 따스한 손길로 어루만진다. 바다는 끝없이 넓고 한없이 깊어, 철들지 않는 자식이 투정을 부려도 다독여주는 어머니의 품속 같다. 하늘은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란 자식처럼 사랑으로 품어주는 바다가 있어, 장난꾸러기 바람과도 심술쟁이 구름과도 모난 데 없이 어울리며 마음껏 재주를 부리는 것이 아닐까?
(「하늘을 품은 바다」)
지금까지 나를 잃어버리고 살아왔다. 내가 아닌 내가 살아온 것이다. 나는 없었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 아니면 누구의 며느리. 엄마, 나를 표현하는 말은 셀 수가 없이 많았다. 수없이 많은 시간에 왜 나는 나를 찾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지금 와서 의문을 제기해 보지만 관습에 묻혀서 내가 누구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남편이 떠나고, 자식들이 떠나고 내 등에 짊어진 짐들을 내려놓자, 이제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처럼 바람처럼」)
한쪽에서는 증편을 빚어 안치고 있었다. 막걸리로 부풀린 하얀 쌀가루 반죽 위에 진홍색의 맨드라미 꽃잎과 까만 석이버섯을 채 썰어 꽃모양으로 올리고 미나리 잎을 따다 줄기와 잎을 만들면 금방 나비가 날아들 것만 같았다. 증편 솥에 김이 오르면 멀리 있는 친척들이 오기 시작했다. (…)
백여 명이 한꺼번에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였고, 일하는 사람도 일사분란하게 일을 할 수 있게 한 아버지의 지혜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할아버지의 회갑연은 온 동네잔치가 되어서 일주일 동안 치러졌다. (「증편 솥에 김이 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