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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 서론
제2장 | 프로이트: 문화 혁신가
제3장 | 호모 에코노미쿠스에서 호모 커뮤니칸스로
제4장 | 친밀성의 독재
제5장 | 고통의 승리
제6장 | 새로운 감정적 계층화?
제7장 | 결론: 문화 연구에서의 제도적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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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영혼 구원하기 : 치료요법, 감정, 그리고 자기계발 문화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B000109086 306.4613 -24-3 부산관 주제자료실(2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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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를 학문적으로 확장한 ‘감정자본주의’ 연구의 완결본

에바 일루즈(Eva Illouz)는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현대 사회학자 중 한 명으로, 일루즈가 저술한 ‘사랑의 사회학’과 관련된 책은 우리나라에서 잇달아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일루즈가 국내에서 널리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감정자본주의』라는 책이 출간된 이후인데, 일루즈가 언급한 ‘감정자본주의’라는 용어는 오늘날 학자들뿐만 아니라 식자층에서도 널리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감정자본주의라는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감정자본주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부재한 실정이다. 이 책 『근대 영혼 구원하기』는 앞서 출간한 『감정자본주의』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들을 학문적으로 엄격하게 진술하고 확장한 것으로, 이 책은 ‘감정자본주의’ 연구의 완성본이라 할 수 있다.

감정자본주의가 형성된 과정을 추적하는 독특한 방식의 학술서

일루즈는 이 책에서 독특한 문화사회학적 접근방식을 취한다. 즉, 내재적 접근방식에 기반해 감정자본주의의 문화구조가 어떻게 출현했는지에 주목한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감정자본주의의 특성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감정자본주의가 형성된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루즈는 이를 위해 현대 문화의 주요한 경향 중 하나인 자기계발 문화에 주목한다. 자기계발 문화의 저변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치료요법 담론, 더 넓게는 심리학 및 정신분석학 담론인데, 이 책은 이들 담론이 미국의 기업, 결혼생활, 일상의 자기계발 관행에 스며든 과정을 면밀하게 살핀다. 이 책의 부제에 ‘치료요법’과 ‘자기계발 문화’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루즈가 치료요법 담론을 연구대상으로 설정한 이유는, 문화가 작동하는 방식을 고찰하는 데 있어 치료요법 에토스가 다른 어떤 주제보다 이상적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일루즈는 치료요법 담론이 무수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현대 사회에서 주요한 문화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가에 주목한다. 그녀는 이 문제를 추적하기 위해 ‘제도적 실용주의’라는 입장을 취한다. 일루즈의 표현에 따르면, 제도적 실용주의는 “문화구조들이 어떻게 생겨나고 그 문화구조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행되는지, 또 그 문화구조들이 다시 일상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동시에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요법 담론을 비판하는 독창적인 견해로 문화사회학에 한 획을 긋다

이 책의 제목 『근대 영혼 구원하기』는 치료요법 담론이 확산되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게 된 이유를 찾는 일루즈의 탐구과정과 연결되어 있다. 일루즈에 따르면, 심리학이 근대세계에서 지배적인 힘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심리학이 근대 영혼들이 맞닥친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것이 현대의 치료요법적 신념이 지닌 요체이다. 하지만 일루즈가 볼 때 치료요법은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다. 치료요법은 개인의 감정적 경험을 해부하고 트라우마를 치유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 치료요법은 근대 정체성의 모순과 곤경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것이 일루즈의 주장이다.
일루즈는 선행 연구자들의 주장을 비판하고 논박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적 자료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선행 연구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한다. 일루즈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독창적인 견해를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과정을 쫓아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치료요법 담론이 우리의 삶과 현대 정체성 관념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을 파악하게 될 것이며, 치료요법 담론에 숨겨진 슬픈 아이러니 또한 깨닫게 될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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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나는 문화를 정의하는 이 네 가지 차원에 대해 대부분의 문화사회학자가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문화사회학에서 불행하게도 무시되어 온 하나 또는 두 가지 차원을 나 나름으로 추가적으로 제시한다. 문화사회학은 놀랍게도 구조(structure)와 행위(agency)를 연결하는 중심적인 연결고리일 수 있는 것에 진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왔다. 문화사회학이 놓친 연결고리(missing link)가 바로 감정이다.
[P. 47] 심리학자은 자신의 직업이 지닌 분류도식과 제도적 구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사회학자가 볼 수 있는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융, 아들러, 오토 랑크(Otto Rank)가 프로이트와 벌인 격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이 논쟁으로 인해 그들은 프로이트와 소원해지게 되었다), 그들은 실제로는 사람을 연구하고 나아지게 하고 변화시키고자 할 때 주목해야 하는 적절한 지점에 대해 프로이트와 많은 가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P. 146] 대신에 치료요법 에토스는 감정을 통제하고 매우 다양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규칙을 통달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지시한다. 이 치료요법적이라는 형용사가 암시하는 것처럼, ‘감정적’이 된다는 것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기대되는 순탄함을 저해한다. 하지만 사회학적 용어로는 ‘감정적’이 된다는 것은 단지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보다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화, 경멸, 경탄, 애착은 그러한 관계들이 위협받거나 위태로울 때 사회적 관계에 대해 느끼는 바에 우리가 붙이는 이름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소통’ 또는 ‘협력’의 전제조건이 사회적 관계에 감정적으로 얽히는 것을 중단하는 것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