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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책머리에

제1부 발견과 질문
019 고백과 공감
037 초현실주의 시와 현실의 재발견
058 2010년대 서정시와 질문의 확장성
073 ‘나’의 자각에서 ‘나들’의 발견까지-젠더 관점으로 보는 허수경과 김선우의 시
091 산문시의 리듬과 대화의 시학
099 균열된 세계의 그늘
109 변화에 관한 시적 통찰
119 ‘너’의 시학
131 시와 농담
142 모방과 창조의 거리
160 어려운 횡단, 갱신의 유희
178 파라미타를 향한 일심의 시학-정효구의 불교시학
188 자유와 공존의 모색-이경수론

제2부 견고한 정신
201 유랑 체험의 심화와 정신적 고양의 도정-릴케와 백석 시의 비교
233 윤동주 시의 시간 의식-발터 벤야민의 시간 개념과 관련하여
267 김수영과 ‘시선’의 재발견-자코메티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301 ‘나’의 사랑의 회의에서 ‘너’의 사랑의 발견으로-김수영 시에서 서정적 주체의 확장성
317 생동(生動)의 시학-오탁번론
335 고통의 향유와 숭고의 미학-최승자 시에 나타나는 사랑의 정신분석학적 탐구
360 불가능 속으로 희망의 닻을 내리는 초현실주의자-최정례의 삶과 시

제3부 길 위의 오르페우스
373 감각의 향유-황인숙론
392 순정성의 언어-오태환론
406 기억의 깊이-정화진론
421 연한 무늬들의 삶 이야기-이진명론
435 풍경의 시학-조용미론
453 길 위의 오르페우스-김태형론
468 사랑과 사람과 삶과 시-이병률론
486 그로테스크한 몸의 드라마-김민정론

제4부 새로운 서정
501 악몽을 노래하는 세헤라자데-강성은의 시
512 바람의 시학-이은규의 시
527 다성성의 시적 모험-정한아의 시
538 눈부신 불행의 낭만적 풍경-이현호의 시
546 슬픔의 달콤한 리듬-이제니의 시
559 무모한 역설의 아름다운 꿈-박시하의 시
572 공감의 시학-박준의 시
585 어른아이와 불확실성의 언어-이우성의 시

제5부 찬란한 시의 무늬
601 박모(薄暮)의 시경(詩境)-김명인의 신작 시
611 세 개의 시선-이현승, 심재휘, 정은영의 신작 시
627 무위(無僞)의 시-김광규 시선집 [안개의 나라]
639 감각의 발견-장석남 시집 [새 떼들에게로의 망명]의 시사적 의미
657 반짝이며 흘러가는,-최정례 시집 [빛그물]
666 궁극의 시를 찾는 숨비 소리-정희성 시집 [흰 밤에 꿈꾸다]와 박종국 시집 [숨비 소리]
675 무상한 시간의 서정적 발화-윤석산 시집 [절개지]와 이상호 시집 [너무 아픈 것은 나를 외면한다]
684 환상의 미학과 타자의 윤리-이기성 시집 [동물의 자서전]과 신영배 시집 [물안경 달밤]
697 고요의 무늬-이미화 시집 [비가 눈이 되고 눈사람이 되고 지나친 사람이 되고]
707 뜨거운 평면의 세계-김해선 시집 [중동 건설]

719 발표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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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파동 : 이혜원 비평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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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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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파동]은 이혜원 평론가의 비평집으로, 「고백과 공감」 「‘나’의 자각에서 ‘나들’의 발견까지―젠더 관점으로 보는 허수경과 김선우의 시」 「‘나’의 사랑의 회의에서 ‘너’의 사랑의 발견으로―김수영 시에서 서정적 주체의 확장성」 등 46편의 비평이 실려 있다.

이혜원 평론가는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현대시의 욕망과 이미지] [세기말의 꿈과 문학] [현대시 깊이 읽기] [현대시와 비평의 풍경] [적막의 모험] [생명의 거미줄―현대시와 에코페미니즘] [자유를 향한 자유의 시학―김승희론] [현대시 운율과 형식의 미학] [지상의 천사] [현대시의 윤리와 생명 의식] [고백의 파동] 등을 썼다. 김달진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머리에

시인들은 대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말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최고의 대화 기술자들이라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의 시에 흔히 자연이나 사물의 소리가 담겨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시인들은 웅변가처럼 자기주장을 펼치기보다는 가만히 대상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하는 말에 반응한다. 그렇기에 시는 어떤 언어활동보다 지적이고 영감이 넘친다. 자신을 열고 사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의 대화술은 물질과의 전면적 대화가 필요한 현재의 시점에서 주목해 보아야 할 특별한 기술이다. 대화란 대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물질과의 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시인들이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했던 이런 개방적 태도는 앞으로 물질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취해야 할 대화의 기본 방식이다. 이처럼 대화의 장벽을 낮출 때 입자가 곧 파동이라는 물리적 사실처럼 불가해한 현상들이 조금씩 입을 열고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이번 평론집의 제목을 ‘고백의 파동’이라고 한 것은 이러한 최근의 소회를 반영한 것이다. 꽤 오랫동안 시 비평을 해 오며 자연이나 사물과 대화의 장벽이 지극히 낮은 시인들의 특별한 대화술에 경탄해 왔고, 이것이 코로나 사태 이후의 신유물론적 사유를 선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은 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지만 시는 아직도 세상에 줄 것이 많은 것 같다. 시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오면서 시만이 줄 수 있는 감응을 누려 온 것에 새삼 감사하게 된다. 시가 세상 만물과의 특별한 대화술을 보이는 것처럼 시 비평은 시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특별한 대화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가 지닌 독특한 화법을 파악해야 시의 묘미와 깊은 의미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시 비평의 대화적 능력은 시의 의미를 풍부하게 확장한다. 관찰자에 따라 입자가 되기도 하고 파동이 되기도 하는 소립자의 움직임처럼 시의 의미도 읽는 자에 따라 무수히 변전한다. 시선의 차이에 따라, 시간의 차이에 따라 새로운 해독을 향해 열려 있다는 것이야말로 시가 지닌 생동감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비평집을 엮어 보니 시인론에 해당하는 글들이 상당한 비중을 이룬다. 시인론은 한 시인의 시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방식이어서 품이 드는 것에 비해 새롭게 얻게 되는 바가 많다. 시에 바쳐진 시인의 일생을 조망하며 얻은 감회가 남다르다.
제1부에는 시론에 해당하는 글들을 실었다.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시인에게는 시의 방향키 같은 역할을 하고 시론가들에게는 시를 평가하는 기준점이 되어 준다. 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여러 시인들의 시에서 답을 구해 본 글들을 여기에 묶어 보았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이 시대 시의 자장을 형성하는 공동의 감각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1부에는 여성 시인이나 평론가들이 쓴 시론을 살펴본 글들도 함께 실었다. 여성들의 시론 쓰기는 시 쓰기 못지않게 중요한 작업이다. 여성의 시각으로 보는 시의 기준이 있어야 여성들의 시가 시사에서 소외되지 않고 당당하게 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여성시의 입지를 돌아볼 때 여성들의 시론이 갖는 의미는 각별한 것으로 보인다.
제2부는 시적 생애가 완성된 시인들에 대한 논의를 묶었다. 백석부터 최정례까지 활동 시기에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시 세계가 완결되거나 시사적 의미를 확보한 시인들을 살펴본 글들이다. 여기에 묶인 시인들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논의가 축적되었지만, 다른 각도로 살펴보니 새롭게 읽히는 면이 있었다. 시는 다양한 해석을 통해 의미의 층이 두텁고 견고해지며 생기를 얻는다. 생명력이 긴 시에는 시에 깃든 해석의 역사가 공존한다. 좋은 시는 새로운 해석을 견인하고 그것에 의해 더욱 조밀해지며 오래 살아남게 된다.
제3부는 중진에 해당하는 시인들에 대한 시인론이다. 서정시 계열에 속하기도 하고 실험시 계열에 속하기도 하는 다양한 성향의 시인들이지만, 독자적인 개성을 확보하고 있는 시인들을 선별하여 시 세계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들이 내놓은 여러 권의 시집들은 각기 다른 시의 행로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며 한국시가 풍요로워지고 깊어지는 데 일조한다. 시집과 시집 사이에서 보게 되는 완만한 변화나 급격한 변조 모두 살아 움직이는 듯한 시의 파동을 느끼게 하여 흥미롭다.
제4부는 시집을 한두 권 내놓으면서 주목받은 시인들의 시 세계를 조명한 글들로 이루어졌다. 모든 ‘첫’ 시집이나 ‘초기’의 성과는 중요하고 결정적이다. 새로운 시인의 출현이 특별한 주목을 끄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한국시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젊은 시인들이 지닌 특별한 개성에 주목하였다. 이들의 시는 새로 돋아난 잎처럼 신선하고 눈길을 끈다.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미지수이기에 더욱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시인들이다.
마지막 제5부에서는 신작 시에 대한 평이나 새 시집에 대한 서평을 엮었다. 그야말로 가장 현장에 밀착한 글들이다. 이런 글들은 막 태어난 시들을 지척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찬란한 시의 무늬’라는 장 제목처럼 갓 태어난 시를 본 순간의 인상을 담았다.
시는 기본적으로 고백의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시 비평은 시가 들려주는 고백에 성심껏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고립된 입자처럼 홀로 존재하던 시가 해석의 순간 파동을 만들며 대화의 장 속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제2, 3, 4부를 시인론으로 엮다 보니 우리 시가 걸어온 한 줄기 오솔길이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다. 시인들이 만들어 가는 길은 곧 우리 말의 소중한 숨길이기도 하다. 시는 가장 내밀한 고백에서 시작되지만 고유한 대화의 기술로 동시대인들과 교감하며 고도의 언어예술을 이끌어 왔다. 언어미술, 즉 시가 존속하는 한 그 민족은 열렬하리라고 했던 정지용의 말처럼 여전히 시가 쓰이고 읽히며 열렬한 대화를 이어 가는 한국시의 미래를 꿈꾸어 본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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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시는 다양한 해석을 통해 의미의 층이 두텁고 견고해지며 생기를 얻는다. 생명력이 긴 시에는 시에 깃든 해석의 역사가 공존한다. 좋은 시는 새로운 해석을 견인하고 그것에 의해 더욱 조밀해지며 오래 살아남게 된다. 「
[P. 9] 책머리에」
[P. 36] 시는 기본적으로 고백의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시 비평은 시가 들려주는 고백에 성심껏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고립된 입자처럼 홀로 존재하던 시가 해석의 순간 파동을 만들며 대화의 장 속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
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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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반응에 역행하는 것이 예술의 가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대중의 예술적 이해에 훨씬 앞서 그 정신적 가치를 선취할 수는 있어도 대중과 유리되면서 그것을 획득하기는 어렵다. 물론 대중의 취향에 부합하려는 예술의 생명도 짧은 것은 마찬가지다. 자기 시대의 정신적 양식을 발견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예술은 공허하고 타락하기 쉽다. 대중과의 공감은 앞서가는 참된 정신적 양식을 추구하는 예술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현상이다. 빠르거나 늦어지는 차이는 있겠지만. 「
고백과 공감」